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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이 부서진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36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폭력이 낭자한 이야기도 물론 재미가 있다. 그런데 그런 폭력이 그리 많이 나오지는 않아도 그 무엇보다 무서운 이야기도 있다.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 것. 어찌보면 폭력도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서 실제적으로 행동한거지만 마음의 조종만으로도 엄청난 일을 벌일수가 있는것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마이클 로보텀의 이 소설은 그런 심리의 무서움을 일깨워주는 소설이었다. 심리적인 면이 많이 나오지만 그 무엇보다
스릴러있고 짜릿짜릿했다고나 할까.
심리학자 조 올로클린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아주 중병으로 발전하진 않았지만 약 없이는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살고
있던 그에게 투신 자살 할려는 한 여성을 막아달라는 경찰의 요청이 들어온다. 심리학자니깐 심리적으로 어떻게 설득해보라는 의미리라. 사건 현장으로
달려간 조는 최선을 다해서 설득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말을 거의 듣지도 않고 결국 투신하고 만다. 좀 이상하긴 해도 그렇게 단순 자살 사건으로 끝나는가 했는데 나중에 투신
여성의 딸이 조에게 찾아오면서 이야기의 틀이 바뀌기 시작한다. 그리고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복잡한 살인 사건의 모습을
띄게 된다.
그리고 범인은 조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마수를 펼쳐오기 시작하는데...
심리학자 조 올로클린의 활약을 그린 일명 조 올로클린 시리즈의 한권인 이 책은 탐정 역할을 심리학자가 하고 있다. 탐정을 한다기 보다는
경찰의 수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게 더 맞는 표현이긴 하지만.
옛날엔 셜록 홈즈같이 완벽한 탐정스타일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좀더
다양한 스타일의 탐정이 많아지는건 이야기가 더 풍부해진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다. 이 책의 조는 심리학자다. 심리학자는 옛부터 경찰에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았기에 딱히 특이할만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심리학자가 주된 직업인 탐정은 별로 많진 않다) 특이한건 조가 파킨슨병 환자라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신체의 제약이 있기에 막 뛰어다녀야하는 탐정으로는 적합하지 않을수 있다. 거기에서 그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하게 하는것에서 스릴감을
느낄수 있는것이다.
책은 술술 잘 넘어갔다. 처음에 투신 자살 까지는 크게 특이한점이 없었지만 계속해서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가 될지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몰입감이 생겼다. 피가 낭자한 스릴러 수사물은 그 특성상 잔인한 장면이나 피가 나오는
장면이 많이 나올수 있는데 이 이야기는 심리학이 기본으로 깔려서 그런지 그런면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 어떤 스릴러보다 더 긴장감있고
짜임새있게 이야기가 잘 쓰여진거 같다.
중간중간 범인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중에 왜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지 이해가 됐다. 주인공 시점과 범인 시점이 잘 조화가 된거
같아서 좋게 보였다.
그리고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인공 주위의 여러 인물들의 캐릭터도 잘 구축이 되어서 실제감이 잘 드러났고 유기적으로 잘 이어져서 극에 활력을
불러일으킨거 같다.
극 전개에서 아쉬운건 범인과 범인의 부인이 결혼하게 되는 계기가 설명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누가봐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인데 어떻게
그 여자가 남자와 결혼하게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 사건과 큰 연관이 없어서 그냥 넘어간거 같은데 설정이 좀 억지스러운면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시리즈라고 한다. 심리학자 조 올로클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이미 앞에 권이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출간이 된다면
좋겠다. 개성있는 파킨슨병의 심리학자 탐정을 또 어디서 보겠는가.
전작과 후속작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