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 교감 완역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민음사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장군. 이 뭔가 위엄스러우면서도 있어보이는 호칭. 옛날에 비해서 흔해진 호칭이지만 이 호칭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따라서 정말 그에게 딱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다.

역사상 수많은 장군이 있어왔고 그 호칭에 부끄러움이 없는 많은 영웅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을 말할때만큼 그의 업적뿐만이 아니라 그 인간적인 매력에 더욱더 존경스러운 마음이 드는 인물도 잘 없을것이다.
그것은 장군이 단순히 작은 병력으로 큰 적을 맞써 싸워 이긴 사실뿐만 아니라 사람 냄새가 아는 진정한 인물이었기에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다.

임진왜란이라는 국란을 맞아서 나라가 망하는 그 끝자락에서 홀로 왜군의 북상을 저지한것은 참으로 큰 공이라고 할수가 있다. 그 하나만으로도 사실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순신 장군이라고 부를때의 그 존경심은 이런 전공도 전공이지만 백성을 살랑하는 그의 마음, 부모와 가족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 같이 전장을 누비는 부하들을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그의 마음이 참으로 절절하게 진실되게 전해오기 때문에 더욱더 가깝게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는것이다. 이런 장군의 마음이 잘 드러난 것이 바로 이 난중일기다. 이 일기를 통해서 아 장군은 이러셨구나 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난것이다.

난중일기는 말그대로 전란중에 일어난 일을 중심으로 적은 일기다. 7년 전쟁의 소용돌이속에서 장군의 솔직하고도 정감있고 때론 격분하기도 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가득 담긴 자료이다. 물론 전쟁중에 일어난 여러일들도 기록하고 있어서 임진왜란을 연구하는 자료로서도 훌륭한 가치를 지닌다.

난중일기는 실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몇달전부터 쓰여졌다고 한다. 그것은 장군이 이미 왜군의 침략을 예견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일기에도 군사를 훈련시키고 배를 수리하는등의 전쟁준비태세를 확립하고 있는 내용이 나온다. 전쟁전에 조선 조정이 행한 일중 제일 잘한 일이라고 하는 이순신장군의 전라좌수사 임명에서 장군은 그 소임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일기를 보면 왜란 내내 전투를 하던 하지않던 스스로를 연마하고 전투 준비를 철저히 시키고 그러면서도 백성을 위무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중에 가족에 대한 그리움, 부모님에 대한 걱정등의 인간적인 면도 나오는데 그런것이 더욱더 이 영웅에 대해 가까이 다가가게 하는거 같다. 중간 중간에 어디가 아파서 고통스럽다는 내용도 나오는데 그럴땐 내가 아픈것처럼 마음이 아려오기도 했다.

비록 400년전에 한 인간의 고뇌에 찬 일기이지만 그 속에 기쁨과 눈물과 슬픔과 분노가 함께 있어서 그 절절함이 참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 이 일기를 통해서 우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느낄수 있는것이다.

장군은 일기를 정자로 꼬박꼬박 쓴것이 아니다. 그 급박한 전쟁중에 편안하게 한가로운 망음으로 글을 쓸수는 없었을것이다. 그래서 흘림체인 초서체로 썼는데 이것을 해독하는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장군의 충절을 높이 평가한 정조대왕이 특별히 장군의 글들을 모두 모은 '이충무공전서'를 펴낼때도조차 일기를 완벽하게 정자체로 옮기지 못한것이다.
그래서 여러 난중일기가 있어도 탈락되거나 잘못 해석된 글자가 참 많았다.

그것을 이번에 새롭게 거의 복원한, 지금까지의 가장 완벽한 번역본이 나왔으니 바로 이 책 교감 완역본 난중일기다.
크게 세부분으로 되어있는데 첫번째 부분은 한글로 빠짐없이 번역한 부분이고 두번째 부분은 틀린부분과 누락된 부분을 고친 교감본이다. 한자정체로 쓰여져있다. 그리고 세번째 부분은 새롭게 번역하면서 어떻게 잘못해석되거나 빠진것을 고쳤는지에 대한 교감기가 있다.
전문학자가 아니므로 두번째 부분은 넘어가도 난중일기 우리말본이랑 교감기는 읽어보면 그전의 난중일기와는 확연히 다름을 느낄수가 있을 것이다.

그전에 다른 번역본을 어렴풋이 읽어서 차이점이 뭔지 잘 기억이 안난다고 해도 이번 완역본은 확실히 내용의 이어짐과 완결성등이 훨씬 정교해졌다. 그만큼 많은 이본과의 대조를 통해서 이순신 장군이 본래 쓴 글에 거의 다가간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물론 직접 글을 쓴 당사자가 아니라서 100% 같다라고 하진 못하겠지만 전에 나왔던 책들에  비해서 완성도가 대단한 책이라고 느꼈다. 이순신 장군의 '팬'인 나로서는 이렇게 어려운 작업을 해준 지은이에게 큰 감사를 느낄 정도였다.

좋은 책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읽을만한 고전도 많다. 하지만 난중일기야말로 읽을 목록중에서 상위에 들어가야할 책이 아닌가 한다. 한명의 거대한 인물의 모습을 이 일기를 통해서 마음 가득히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장군의 진면목을 더욱더 잘 느낄수 있게 꼼꼼히 잘 번역된 '교감 완역본 난중일기'를 통해서 400년이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서 한 인간의 위대한 향기를 느낄수 있을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