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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장조의 살인
몰리 토고브 지음, 이순영 옮김 / 살림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평소 음악을 가리지 않고 듣는데 클래식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어릴때 많이 들어서 제법 유명한 곡이나 연주가, 작곡가는 그럭저럭 아는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책이었다. 당대에 유명했던 실제로 존재했던
음악사의 인물이 주인공인 특이한 추리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음악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나온다고 해서 전기나 음악소설이 아닌가 하겠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이므로 추리소설이라고 하는게 더 합당할것이다.
이야기는 유명한 작곡자인 슈만이 어떤 사건을 의뢰하기 위해 주인공인 프라이스 경위를 찾는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슈만이 의뢰한 내용은 A음때문에 살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괴롭히기 위해서 그런음을 보낸다는 것인데 그 주장에는 주위 사람 누구도 수긍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평소때도 신경성적인 성격을 드러내는터라 이번에는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여겨지고 있었던 것이다. 프라이스 경위도 그의 주장이 황당하다고는 여기지만 마지못해 사건을 조사하기에 이른다.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 주위 사람들을 탐문하던 프라이스 경위는 점점 이 사건이 그냥 단순한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 뭔가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던 중 슈만의 전기를 쓰고 있었던 유명 평론가가 살해당한채 발견된다. 일이 더욱더 커진 것이다. 그 평론가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슈만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 과연 슈만이 그를 살해했을까? 그렇다면 슈만을 괴롭혔던 그 A음의 실체는? 슈만을 괴롭힌 사람은 누구일까?
클래식쪽에 크게 관심없는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음악사적으로 중요하면서 유명한 사람들이다. 슈만을 비롯하여 그의 부인인 클라라, 브람스, 리스트등은 오늘날까지도 추앙받는 인물들이다. 이런 인물들을 배경으로 사실과 허구를 섞어서 하나의 좋은 팩션을 잘 만들어 낸거 같다.
이책을 보면 그당시 음악적인 관행이나 모습등을 잘 알수 있고 어떻게 보면 그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까지 볼수 있다고도 하겠다. 19세기 독일의 모습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우리가 이해하기에 쉽게 잘 쓰여졌다.
하지만, 아쉬운것은 추리소설로써의 역량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분명 쉽게 읽히고 재미도 나름 있었지만 책을 다 읽고 뭔가 허전한것도 사실이다. 중간에 한 사람이 죽는 사건이 생기긴 했지만 이렇다하게 긴장감을 높이는 장치도 없다. 슈만이 보여주는 정신병적인 행동도 너무 오래 서술이되니 지루한감도 있었다. A음도 실체는 나타났지만 단순히 그걸로 슈만에게만 나타났다고 하긴 어렵다. 그리고 살인자는 결국 누구인가? 소설속에서 밝힌 그 사람이 확실히 살인자라고 할수가 있을까등 여러가지 요소들로 인해 추리소설로써의 매력은 그다디 높다고 볼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인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책 제일 앞에 해놔서 그것은 좋았으나 역시 전문적인 음악을 다루는 내용도 나오기 때문에 음악을 그리 잘 알지 못하는, 특히 피아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A음이 뭔지 피아노 조율이 뭔지 잘 알수가 없을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이 책에서 중요한 요점임에도 불구하고 피부에 확 와 닿지 앟을수도 있다.
소설의 소재로 음악사적인 인물과 사실들을 이용했다는것이 참 신선하게 느껴졌고 글도 참 쉽게 잘 쓰여지고 술술 넘어가긴 했으나 극적 긴장도가 약하고 다음 내용을 비교적 쉽게 예상할수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