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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게 행복을 묻다 - 뇌졸중 환자와 명의가 함께 쓴 완치기록
클레오 허튼, 루이스 R. 카플란 지음, 이희원 옮김, 이광호 감수 / 허원미디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곳. 다른 부위는 손상을 당해도 그럭저럭 살아가지만 이곳은 조금이라도 손상되면 생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는 곳.
바로 인간의 뇌이다. 모든 지적활동과 운동을 총괄하는 이 부위는 잠깐이라도 잘못되면 바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인간에게는 가장 중추적인 곳이다.
그런데 바로 이 중요한 곳이 탈이나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이야기이다.
교통사고같은 인위적인 충격이 아닌 평상시에 일어날수있는 병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실 우리는 크게 잘 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어쩌면 참 흔하게 겪을수 있는 것이 뇌에 관한 질병인것이다.
그중에서도 이른바 '중풍'이라고 하는, 뇌졸증에 관해서 생각보다 그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궁금증을 쉽게 풀어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지은이인 클레오는 직업이 간호사로써 많은 환자들을 대해본 경험이 있는 의료쪽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뇌졸중이 오리라곤 생각도 안했고 또 뇌졸중이라는 병에 대해서도 크게 알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갑자기 들이닥친것이다. 그것도 아직 젋은 40대에!
흔히 중풍이라고 알고 있는 뇌졸중은 나이 많이 먹은 사람이나 걸리는 병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병은 드물긴해도 젊은층에서도 걸릴수 있고 40대 이상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병이라는 것이다.
클레오가 딱 그런 사람이었다. 이 책은 그런 주인공이 10여년에 걸쳐서 어떻게 뇌졸중을
극복하고 다시 삶을 꾸려나가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클레오는 본격적인 뇌졸중 증상을 나타내기전에 잠깐 잠깐 그 전조에 해당되는 증상을 느꼈다. 바로 일시적인 기억상실증인 '일과성허혈발작'에 걸렸다. 하지만 그것을 대수롭지 않다고 여겼던것이 실수였던 것이다. 그때 적절한 치료를 했다면 나중에 닥칠 불행을 방지할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어떻게 보면 그녀의 모습은 우리 대부분이 할수 있는 행동이었을 것이다.
뇌졸중의 증상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클레오는 그런 여러증상이 골고루 나타나게 되어서 그녀의 재활도 한층 힘들었다. 대신 그녀의 그런 그녀의 다양한 증상때문에 뇌졸중이라는 병에 대해서 더 상세하고 폭넓게 알수 있는 면도 있었다고 볼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뇌졸중이라는 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이 아니다.
삶에 대한, 가족에 대한,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함께 제공하는 책이라고 할수 있다.
지은이가 병에 걸려서 거기에서 좌절하고 또 이겨내고 그리고 가족과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등의 이야기에서 내가 그런 병에 걸렸을때 어떻게 행동할까에 대해서 생각을 할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병에 대해서도 상세하고 쉽게 잘 설명하고 있어서 왠만한 정보서 못지 않다.
이 책의 결과는 해피엔딩이다. 비록 10년에 걸쳐서 천천히 진행되었지만 결국 병마를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됨은 물론이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위한 책도 써내게 되었지 않은가. 그에게는 병이 인생의 큰 좌절과 고통이었지만 덕분에 우리는 참 생생하고 상세한 정보와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게 되었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
전염병이나 유전적인 것을 제외하고 예방할수 없는 병은 별로 많지 않다. 뇌졸중도 분명 예방할수 있는 병이고 병이 걸렸다고 해도 인생이 끝장나는 병은 아니다. 안 걸리면 좋겠지만 만일 걸린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이겨낼수 있는 병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