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기누스의 창
아르노 들랄랑드 지음, 허지은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전작인 '단테의 신곡살인'에서 중세 베네치아와 단테의 신곡을 절묘하게 결합했던 작가가 이번에는 예수의 유물을 가지고 새롭게 나타났으니 바로 이책 '롱기누스의 창'이다.

롱기누스의 창은 예수가 목숨을 잃을 당시 그의 몸을 찌른 창을 의미한다. 사실 예수의 유물은 그와 관련된 것은 그 무엇이던 사람들에게 성물로써 추앙받고 있는데 이 창마저도 '예수의 피'를 묻힌거라고 해서 어떤 큰 힘이 있을꺼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사실 예수가 인류에게 남긴 것은 엄청나지만 그의 뜻과 마음보다 이런 유물에 더 큰 호기심과 관심을 받는것도 사실이다. 성물과 관련된 기적이나 사건이 오늘날에도 심심치않게 일어나는것을 보면 알수 있다. 과연 그 성물이 기적을 일으킨것인지 기적이 일어나리라는 맏음이 기적을 일으킨것인지는 알수가 없긴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것을 반영하듯 롱기누스의 창이 기적을 행하고 이 창을 가진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믿음하에 이 창을 가지기 위한 사람들의 경쟁이 배경에 깔려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 창을 가지기 위한 것이 다가 아니다. 이 창을 이용해서 인간창조의 음모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유럽의 어떤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롱기누스의 창의 진위 여부가 논란이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어떤 지역에서 진짜 롱기누스의 창으로 보이는 물건이 발견된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것인지 분석도 되기전에 발굴을 했던 특별 탐사팀이 한사람만 남기고 암살된다. 롱기누스의 창은 등장부터 피를 부르고 있는 것이었다.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 이스라엘로 파견된 주디스는 큰 비밀을 알게되고 단순한 유물 탈취가 아닌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데...

언뜻보면 장미의 이름같은 기독교와 관련된 스릴러 추리소설 같지만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예수가 과연 신인가 인간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에서부터 인간을 창조하는게 신만의 능력인가, 인간복제라는 기술을 통해서 똑같은 인간을 만든다면 그것은 과연 인간이라고 할수 있을까?
이런 근원적이고 윤리적인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도 과연 어떤 것이 가장 맞는 선택일까 어느 것이 옳은것일까를 고민하게 되었는데 그 답을 찾기란 참 쉬운것은 아닐것이다.

인간 복제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는터라 혹시 우리나라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핵심 연구자로 한국인 과학자가 나온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관련 연구가 세계적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해당 과학자로 나온것이기도 하지만 악의 무리로 나온것은 약간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전작인 단테의 신곡살인에서 중세 베네치아를 상세하게 묘사했던 지은이는 이번에는 바티칸과 기독교의 성물에 대해서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책을 좀더 몰입할수 있게 했다. 이미 많이 나오는 기독교관련 음모 추리소설과 다른 참신한 설정도 여전했으나 초기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갈수록 약해져서 끝에 가서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도 여전했다. 이 작가는 끝 마무리를 좀더 힘있게 하면 좋을텐데 끝이 별로 매력적이지 못해서 책을 다 읽으면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게 한다. 하지만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탁월한거 같아서 새로운 책이 나오면 또다른 기대를 하게 하는것도 사실이다.

끝부분이 아쉽긴 했어도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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