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티움 연대기 1 - 신이 보낸자, 콘스탄티누스 비잔티움 연대기
존 J. 노리치 지음, 남경태 옮김 / 바다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년간에 걸쳐서 로마사를 정리한 책인데 유려한 문체와 함께 독특한 해석등으로 꽤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책을 보고 왠지 아쉬움이 느꼈던것은 로마제국이 동서로 갈리기전까지만 나오기 때문이다. 이책에 나오는 이른바 '비잔티움 제국'에 관해서는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 로마역사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그뒤의 역사 즉 동로마사를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왠걸 동로마역사에 관한 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리고 더 알아보니 학계에서도 동로마사에 관한 관심이 별로 없는거 같았다. 동로마사에 관한 인식이 별로 안 좋다는 것이었다. 천년을 이어온 로마제국에 그런 인식이 있다는것이 의외였었다.
유명한 '로마제국쇠망사'를 썼던 에드워드 기번은 노골적으로 동로마제국을 폄하했고 다른 많은 작가나 역사가도 그런 인식을 나타내곤 했는데 이 얼마나 편협한 시각인가. 만일 그렇게 형편없는 나라였다면 1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렇게 오랫동안 번영했을까.

그런 의문이 누구나 들것이다. 최근까지 그런 의문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책이 없었는데 올해 나온 이 비잔티움 연대기라는 책은 그런 궁금증을 상당부분 해소시켜 주는 책이라고 할만하다.

로마 제국은 다 알다시피 이탈리아 반도에서 시작해서 현재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일부를 장악했던 고대의 대제국이다. 그때의 문명이 지금 유럽의 자산이 되었으면 물론이고. 그런데 그 찬란했던 제국이 동서로 분리되는 사태가 왔다. 서로마제국와 동로마제국으로 나뉘게 된것이다. 그렇게 나뉜 로마제국중 서로마제국은 얼마 못가서 멸망을 하게 되고 유일하게 동로마제국만이 로마제국의 정통성을 이어서 무려 천년넘게 존속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 동로마제국이 생겨나게 되는 배경과 전개 과정 당시의 역사적 사실등에 관해서 쓰고 있다.

사실 로마 제국이 동서로 나뉘게 된것이 어떤 내란때문일줄로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혼자서 나라를 다스리기에는 너무 일이 많아서 황제 스스로가 또다른 황제를 만들어서 공동으로 나라를 다스릴려고 한것이 그 시초였단다. 말하자면 평화적 정권이양이라고 해야하나? 근데 사람이란게 가면 갈수록 더 많은걸 가질려고 하는 욕심이 많고 특히 권력욕이란게 그리 나누기가 쉽지 않은데 권력을 나누기로 한것은 지혜롭다고 할만하다. 어쩌면 그때 그렇게 나누지 않았더라면 적절한 통제력을 가지지 못한 제국은 벌써 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제국의 체제는 황제 한 사람에게서 공동황제 즉 정제가 있었고 그 정제 다음으로 여러명의 부제가 있어서 각각의 영토에서 통치를 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나중에 고착화가 되어서 동과 서로 제국 자체가 나누어지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럼 그 시발점은 어디로 삼아야할까? 여기서는 콘스탄티누스대제를 이야기 하고있다. 콘스탄티누스황제 당시에 로마는 동서로 갈려지지 않았지만 명목상 수도인 로마를 버리고 오늘날의 이스탐불인 콘스탄티노블을 건설하면서 동과 서가 서서히 분리되는 단초를 마련하게 된다.물론 콘스탄티누스황제는 제국을 동서로 분리할려고 한것은 아니었을것이다. 여러가지면에서 떠오르는 동방에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을것이고 쇠퇴하고 있던 로마를 대신한 강력한 도시를 원했을수도 있다. 어쨌든 그의 의도는 성공한듯이 보이지만 제국의 분리까지 예상했을까 싶기도 했다.

이책은 그렇게 시작하여 1453년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멸망하기까지 천년이 넘는 동로마, 비잔티움 제국에 대해서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 첫번째 권인 이 책은 콘스탄티누스의 치적과 함께 서로마의 분리, 그리고 서로마의 멸망까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글이 어렵지 않게 서술되어 있고 중간 중간에 사진이나 연표같은 여러 자료들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쓰여진 책같다. 다만 주요 황제들의 이름이 비슷해서한번에 읽지않으면 나중에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기에 헷갈릴꺼 같다. 콘스탄티누스황제, 콘트탄티우스황제 이런식이니 말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정치사위주로 서술되어서 문화나 예술,사회,경제같은 다른 분야의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다. 하기야 1000년이 넘는 대제국의 전모습을 몇권의 책으로 담아내기가 그리 쉽겠는가.

이 책은 원래 3권짜리 양장본으로 나왔는데 몇가지 번역상의 오류등을 고치고 분권을 해서 6권짜리로 새로 나온 첫번째권이다. 3권이 편한지 6권이 편한지는 모르겠으나 책값은 비슷한거 같다. 보기에는 6권으로 분권한것이 더 나아보이나 한번에 집중에서 읽을수 없는 단점도 있는거 같다.

1000년을 넘게 이어온 대제국 비잔티움. 오랜세월 그 진짜 모습을 알기 어려웠는데 이제 그 베일에 쌓였던 제국의 속살을 들여다볼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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