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토호 - 모두가 사라진다
니이나 사토시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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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일본 호러 소설은 겉으로 보이는 으스스한 무서움 보다는 가만 생각해 보면 소름 끼치는 그런 이야기들이 많다. 아예 대놓고 귀신이나 무서운 것이 나오는 서양의 호러물에 비해서 일본 호러물은 은근하게 조금씩 조금씩 무섭게 하면서 끝에 가서는 오싹하게 하는 스타일인데 이번 작품도 그런 연장선에 있는 내용이었다.


주인공인 나쓰히는 아오바라는 쌍둥이 여동생이 있다. 이 둘에게는 소꿉친구 아키토가 있었는데 어느 날 같이 어울려 놀다가 한 폐가에서 아오바가 사라진다. 감쪽같이 실종됐지만 부모님은 아오바가 누구냐고 그런다. 아오바는 없고 나쓰히밖에 없다고 한다. 아 여기서 뭔가 덜컥 거리는 느낌이 들면서 묘한 음산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야기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나쓰히는 평범하게 자라서 대학생이 된다. 유일하게 아오바의 존재를 알고 있던 아키토는 어릴 때 이미 헤어져서 그 상황을 아는 사람은 나쓰히 자신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대로 큰 나쓰히는 어쩐지 공허함에 빠져서 기묘한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대학생이 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쓰히는 자신의 졸업 논문의 지도 교수인 후지에다 교수의 실종 소식을 듣게 된다. 갑작스런 상황 속에서 실종 사건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데 알고 보니 키요하라라는 시간 강사도 5년 전에 실종이 되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내용은 소실되고 제목만 남은 옛이야기를 조사하던 공통점이 있다.


나쓰히는 자신에게 일어난 이런 일련의 일들이 과거 어릴 때 있었던 아오바의 실종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여긴다. 무언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과연 이들이 살아 있을까. 어디에서 다른 연구를 하고 있나.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와중에 후지에다 교수를 추적하던 친구 아즈사까지 실종된다. 이제 이야기는 이 실종자들을 쫓는 미스터리물의 느낌도 난다.


그리고 어릴 적 헤어지고 오랫 동안 보지 못했던 아키토가 나타나고 나쓰히는 그와 함께 후지에다 교수를 찾아나선다. 이런 일들에는 후지에다 교수가 핵심적인 내용을 알고 있으리라 봤다. 차근 차근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조각들을 찾아가면서 진실에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묘한 일들이 일어난다. 나쓰히는 나쓰히가 맞나? 아키토는 나를 알고 있나? 이야기가 뭔가 생각치도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제목인 '아사토호' 는 모노가타리다. 모노가타리는 일본 헤이안 시대에서 무로마치 시대까지 유행한 산문 문학을 말하는데 우리말로는 대략 이야기라는 뜻이다. 산문이나 소설같은 여러 형식을 통괄해서 하는 말인데 결국 이 책은 아사토호 이야기라는 뜻이 되겠다. 이 모노가타리는 책에서 주된 소재로 쓰이는데 이 것을 매개로 이야기를 한층 한층 쌓아 올려서 독특한 작품이 된 것 같다. 미스터리적인 면도 나오지만 기본적으로는 호러의 느낌이 강하며 나중에는 현실인지 환상인지 애매한 느낌도 난다. 그래서 호러의 강도는 그리 크지 않지만 일단 이야기 구성이 치밀하면서 완성도가 높다.


지은이인 '니이나 사토시'는 비교적 젊은 신예인데 이번에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되었다고 한다. 일본 호러 하면 생각나는 '미쓰다 신조' 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작가다. 아직 한 권 밖에 읽지 않아서 글쓰기의 흐름을 짐작하기는 힘든데 아무튼 좀 더 신선한 느낌이라서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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