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사의 두건 캐드펠 수사 시리즈 3
엘리스 피터스 지음, 현준만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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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캐드펠은 겉으로 보기에 수도원의 평범한 수사다. 허브밭에서 각종 식물을 기르며 여러 약제를 만드는 그는 사실은 젊을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아 왔다. 십자군 전쟁에 참여해서 많은 죽음도 봐 왔고 이제 나이 들어서 삶과 죽음에 대한 경건한 마음으로 수도원에서 신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은 그런 경험을 통해 이루어졌기에 그의 지난 삶이 헛된 것 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성과의 사람도 물론 있었고 결혼까지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는 혈기 왕성한 나이였고 전쟁에 참여하느라 어떤 약속도 할 수 없었던 시기였다. 그렇게 헤어지고 죽을 때까지 못 볼 줄 알았었는데 인생이란 것은 꼭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만나게 하는 것 같다.


지난 책에서 내전의 상황이었던 당시 슈르즈베리는 스티븐 왕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평화를 되찾는 듯 했다. 그런데 중립을 지켰던 헤리버트 수도원장에 대해서 스티븐 왕이 괘씸하게 여겼는지 런던에서 종교 회의에 참석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수도원장으로써의 직무가 정지된다. 나중에 다시 복귀할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부수도원장인 로버트가 수도원의 임시 책임자가 된다. 로버트 부수도원장은 권위주의적인 인물로 1권에서 성녀의 유물을 갖고 오려는 것에도 가장 중심되는 주장을 한 사람이다.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계율을 중시하고 자신의 위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차기 수도원장에 가장 가깝게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이제 수도원은 부수도원장의 책임하에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마침 한 수도원을 찾아온 한 영주가 있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적절한 의식주를 제공 받는 대신에 전 재산을 기탁하고 노후를 보내겠다고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독살을 당한 채 발견된다. 그것도 부수도원장이 보낸 음식을 먹고서. 게다가 범행에 쓰인 독은 캐드펠 수사가 만든 맹독성 약물이었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인 '수도사의 두건' 이라는 이름의 독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미망인이 캐드펠도 아는 사람이었다. 바로 오래 전에 미래를 약속한 여성. 그러다가 전쟁을 나간 캐드펠 때문에 서로 이어지진 못한 사이. 이제 캐드펠은 자신의 약물을 이용해 사람을 죽인 범인을 찾아야 함과 동시에 과거의 연인을 마주치게 되는 상황에 처했다.그리고 그 사실이 밝혀지면서 캐드펠의 행동 반경에 제약이 가해진다. 범인이 피해자의 의붓 아들로 몰아가는 분위기에서 진범을 찾아야 하는 캐드펠의 고군분투가 눈에 띄는 이야기였다.


중세 시대 수도원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법률적인 이야기가 살인 사건과 함께 흥미로왔고 마지막에서 로버트 부수도원장이 입이 딱 벌어지게 하는 장면이 있는데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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