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머신 - 바다는 어떻게 세계를 만들고 생명과 에너지를 지배하는가
헬렌 체르스키 저자, 김주희 역자, 남성현 감수 / 쌤앤파커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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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우주 탐사를 하면서 가장 많은 기대와 궁금증을 갖는 항목 중의 하나가 '생명체'의 존재일 것이다.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어떤 선까지 있을 수 있을지 많은 기대를 한다. 그런데 그런 생명체가 존재하는 근거의 첫 조건은 '물'이 있나 없나 이다.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기본 전제가 물의 유무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물이 중요하다.


우리 지구를 봐도 탄생 이후 무한하게 오랜 시간을 거쳐서 생명체가 태어난 곳은 물 속 이었다. 거기부터 조금씩 진화해서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면 그때의 물 속은 어디였을까. 바로 바다다. 지구의 생명은 바다에서 시작했고 인류는 그 바다에서 나서 바다의 혜택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바다는 지구의 생명체에게 삶의 원천이자 기반인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바다가 어떻게 세계를 만들고 생명과 에너지를 지배하는 가를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 하는 책이다. 바다가 이토록 중요한데 우리는 바다에 대해서 사실 잘 모른다. 그저 바다 낚시나 해수욕 같은 레저 활동에 관심이 있을 뿐 근본적인 바다의 본질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바다를 그만큼 연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들어와서 바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기 시작했지 그전까지는 어떻게 보면 바다는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바다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기술의 발달로 튼튼한 배를 만들고 멀리 항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비로소 바다가 인간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다는 사실 너무나 엄청나서 우리가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바다가 인간과 생명체에게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막대하기에 연구와 관찰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책은 첫 장에서 바다의 본질에 대해서 여러 방면으로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바다는 거대한 에너지의 저장고이면서 발전소다. 책 제목이 '블루 머신' 이라고 한 것은 적절하다. 이 엄청난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여러 가지 에너지가 지구라는 기계를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바다의 온도를 이야기한다. 말 그대로 따뜻한 바다와 찬 바다의 온도 차에서 일어나는 막대한 에너지는 여러 방향으로 분출하는데 그 하나가 한류와 난류다. 이 다른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페루 멸치를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다. 한류에 사는 페루 멸치는 수 백 만 마리이고 이와 관련한 정교한 먹이 사슬이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바다의 에너지 순환을 말해주는 것이다. 책에서는 페루 멸치의 생존과 활동 메커니즘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편 페루 멸치는 인간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간은 페루 멸치를 즐겨 먹지 않지만 인간이 즐겨 먹는 돼지의 중요한 단백질이 되고 있다. 돼지는 풀만 먹는 소에 비해 단백질을 필수적으로 공급해야 생산량이 늘 수 있다. 그러나 돼지 농장에 공급할 단백질은 한계가 있었고 여기에 페루 멸치를 이용한 어분 생산은 큰 효과를 발휘했다. 이 어분 생산 산업이 결국 돼지나 닭의 생산을 늘리게 되었고 이것은 우리의 식탁을 풍요롭게 했다. 하지만 지나친 남획은 결국 끝이 보이는 법. 페루 멸치의 어획량 감소는 어분 공급의 중단으로 이어지고 돼지 생산량의 감소로 베이컨 가격이 폭등하는 결과를 낳게 했다. 


페루 멸치가 인간에게 어떻게 작용하는 지를 알게 되었지만 바다가 보다 직접적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날씨다. 한류와 난류의 이동에 따라서 엄청난 날씨의 변화를 보이고 이것은 인류에게 큰 보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작동하기도 한다. 바다에 저장된 에너지가 대기에 영향을 끼쳐서 날씨를 움직이는데 여름에는 태풍 같은 재해를 일으키기도 하고 겨울에는 강추위로 삶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책은 이런 식으로 바다가 지구 생태계에 얼마나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를 여러 방향에서 고찰하고 있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다고 하지만 결국 이 지구라는 행성을 움직이고 돌아가게 하는 것은 바다라는 것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 바다 엔진이 어떻게 작용하고 다양한 요소가 어떻게 맞물려 있는 지를 이해하게 한다. 이 푸른 기계가 작동하는 것을 이해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구와 인간을 보는 관점을 바꾸게 한다. 바다에 대한 무관심과 무식을 관심과 이해로 돌려서 정말 중요하게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바다는 중요하다고 말은 한다. 역사에서도 바다를 제패한 나라가 세계를 제패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바다를 얼만큼 인식하고 있는지 바다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바다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인식 시키고 세상을 보는 눈을 지구 전체에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가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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