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곤충책
한영식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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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호기심이 왕성할 때인데 근처 사물에 대해서 신기한 것을 보면 정신 팔리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곤충 만한 것이 있을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 곤충 잡는 놀이를 해 봤을 것이다. 곤충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보면 인간은 원래 곤충에 끌리는 성향이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어렸을 때도 학교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곤충 잡아서 관찰하는 적이 있다. 사실 학교에서 공식적인 숙제를 내 주기도 했다. 여름 방학 때 곤충을 잡아서 관찰 기록을 써오는 것 말이다. 도시에서는 다양한 종을 볼 수 없기에 시골이나 강가로 가서 이런 저런 곤충을 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이 곤충이 이름이 무엇인지 다른 곤충과 어떤 구별이 가는지 그런 것은 모르고 그냥 색다른 모양에 신기해 했었는데 만일 곤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봤더라면 더 깊이 있는 관찰 학습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아쉬움을 어른이 되서 풀게 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쉬운 곤충 책'. 제목부터 아주 직관적으로 쉽게 느껴진다. 곤충류의 역사나 이론을 알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곤충을 쉽게 구별하고 관찰하는 것을 도와주는 내용. 어른부터 아이까지 쉽게 곤충을 보게 하는 책이다.


책은 우선 곤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한다. 곤충의 몸 구조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고 먹는 것, 사는 곳, 방어, 다양한 곤충 무리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곤충을 아무 생각 없이 인식하고 있던 것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하고 있다. 이 부분을 천천히 읽으면서 이해한 다음 각 곤충들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인 곤충에 대한 이해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곤충들을 소개하는데 수 많은 곤충들 중 우리 주위에서 비교적 잘 만날 수 있는 곤충들을 선별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별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같은 계절에 출현하는 곤충을 딱정벌레목, 나비목, 벌목, 파리목, 노린재목, 메뚜기목, 잠자리목 등으로 분류를 해서 구분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보통 동물이나 식물은 무슨 과, 목 이런 식의 분류를 본 적이 있지만 곤충은 처음 접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곤충의 종류가 100만여종이나 있다고 하니 우리가 모르는 신세계나 다름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분류된 대로 각 목 별로 사진과 설명을 보니 이해가 쉬웠다. 그냥 평범하게 딱정벌레라고 알고 있던 것들도 그 종류가 여럿이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이 신기한 느낌을 들게 했다.


책에 소개된 곤충은 766종이라고 하는데 알고 있던 곤충은 10개 남짓밖에 없었다. 그만큼 곤충의 종류가 어마어마한 것이다. 우리 주위에 흔하게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곤충들의 세계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책에서 소개한 곤충들이 주위에서 쉽게 보인다고 하지만 이렇게 상세하게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책을 읽고 살펴 본다면 더 잘 보이지 않을까. 누구 말마따나 '보이는 것만큼 아는 법' 이다.


책은 참 정성스럽게 잘 만들어졌다. 선별한 곤충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에 지은이가 찍은 사진이 선명해서 구분하기 쉽다. 이름이 길어서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각 곤충 모양과 연관되게 지어서 이해도 쉽고 기억하기도 쉬웠다. 사진을 자주 보고 이름의 뜻을 이해한다면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한번에 많은 곤충을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그 점을 생각했는지 지은이는 사계절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우선 여름의 곤충들을 알아가면 되겠다. 어차피 지금은 다른 계절의 곤충들이 보일 때는 아니니까 책 속의 곤충이 주위에 있는가 차근차근 살펴 볼 때다. 책 사진을 자주 보면 실제 곤충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러면 이제 곤충의 세계로 들어가는 셈이다.


이 책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면 좋다. 어린 시절 곤충 놀이 했던 기억이 나면서 아이와 함께 곤충에 대해서 알아 갈 수 있다. 어쩌면 어른들이 더 좋아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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