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티움 해전 - 로마 제국을 만든 전쟁
배리 스트라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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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국은 오랜 역사만큼 이야기도 풍부한데 공화정 시절의 많은 인물들이 나와서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역시 로마를 상징하는 인물은 카이사르다. 이 대단한 인물이 공화국을 제국으로 바꾸면서 황제 자리에 오르기 직전에 암살된 것은 참으로 극적인 장면이다. 카이사르가 죽음으로써 공화국은 이어지나 했지만 그의 아들이 정국을 주도하면서 끝내 제정 시대를 열게 된다.


그의 아들은 바로 옥타비아누스다. 카이사르의 친척으로 양아들로 입적이 되어서 그의 대를 잇게 될 운명이었는데 덜컥 아버지가 죽임을 당했던 것이다. 카이사르의 사후 로마 정국은 혼란스러웠다. 기세를 올린 공화파였지만 카이사르 세력이 가만 있지는 않았고 내전 끝에 로마는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 두 명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다.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의 정통성 있는 아들이고 여러 장군들의 지지를 받았고 그 자신이 현명하고 용감했으나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가 살아 있을 때부터 군사적인 재능을 발휘한 장군이었다. 초반에는 안토니우스가 우세했다. 더 막강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고 명망이나 능력면에서 안토니우스가 더 나아보였다. 옥타비아누스는 로마의 서방을, 안토니우스는 동방을 맡기로 했는데 안토니우스가 동방의 이집트로 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집트에서 그 유명한 클레오파트라를 만났던 것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여왕이었다. 저 옛날 알렉산더의 유산인 프톨레마이어스 왕조의 왕이었는데 이때 이집트는 국력이 쇠해서 독립국의 지위가 위태롭던 시절이었다. 그것을 안토니우스와의 연합으로 타개할려고 했는데 결국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와 연합해서 전 로마를 지배하려고 한다. 이 두 사람은 여러 지역에서 맞붙게 되었는데 최후의 전투가 그리스 악티움에서 벌어진다. 이 해전에서 옥타비아누스가 승리함으로써 로마의 제 일인자가 되고 결국 초대 로마 황제가 된다.


로마의 역사는 재미있는 부분도 많고 굴곡이 있지만 제일 드라마틱한 부분이 카이사르부터 옥타비아누스 사이가 아닌가 싶다. 오랫동안 공화정으로 이어졌던 로마를 제국으로 만들려는 야심을 가진 카이사르가 대업을 눈앞에 두고 암살을 당하고 그 뒤를 이은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의 엎치락뒤치락 반전의 반전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다. 


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가 재기불능에 빠질 정도로 대패 한 것은 아니었다. 전투에는 졌어도 전쟁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어쩌면 이길 수도 있었던 최소한 비길 수도 있었던 이 전투에서 졌기에 당대 사람들은 안토니우스가 최후의 결전에서 졌다고 여겼다. 그래서 휘하 군단은 이탈했고 사람들의 민심도 떠나가고 세력은 흩어져서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책은 그야말로 악티움 해전에 대한 결정판 같다. 로마 제국이 세워지게 되는 중요한 해전임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책들이 많지 않은데 이 책은 그 아쉬움을 싹 없애준다. 단순히 해전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해전의 씨앗이 되는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의 초기 관계부터 설명하면서 당대를 샅샅이 훑어 지나간다.


많은 사람들에게 미인으로만 기억되는 클레오파트라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녀는 기울어져가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카이사르를, 그 다음에 안토니우스를, 최후에는 옥타비아누스와 연결되려고 했으나 옥타비아누스는 거절하고 결국 이집트는 로마 제국의 한 영역이 된다. 책은 클레오파트라의 여러 모습도 잘 설명하고 있어서 그때 인물들간의 정치적인 관계를 잘 알게 한다.


옥타비아누스가 아무리 카이사르의 후계자였다고 해도 안토니우스가 당시 갖고 있었던 능력이나 군사력 등을 보면 역사는 바뀌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군대를 다루는 군사적인 재능은 안토니우스가 있었지만 전체 판을 쌓는 전략적인 능력은 옥타비아누스가 더 뛰어났다. 카이사르가 괜히 그를 후계자로 찍은 것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민심을 모으는 정치력도 안토니우스가 떨어졌기에 최후의 승자는 옥타비아누스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책은 술술 읽힌다. 고대 전쟁 역사가로 유명한 배리 스트라우스의 저작물이어서 그런지 어렵지 않게 잘 넘어간다. 역사 소설을 읽는 듯하게 잘 읽혀서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환영할 책이다. 로마 제국을 만드는 발판이 된 해전, 악티움 해전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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