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보는 문화유산 - 유물의 표정을 밝히는 보존과학의 세계
신은주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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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문화재를 보면서 와 대단하다 멋지다 그렇게 감탄을 하면서 감상을 하는데 보통은 거기에서 끝이다. 여기서 좀 더 들어가면 어떤 의미를 가졌나 하는 정도는 공부할 수가 있는데 이 문화재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려고 하는 사람은 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겉으로 봐서 외적인 것에서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보긴 하지만 사실 그 당시에 그런 것을 만들어낸 '기술'이 어찌 보면 더 대단한 것이다.


유명한 문화 유산이 탄생한 시점을 보면 과학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열악한 시절이다. 그 때 어떻게 그런 대단한 것을 만들었을까 생각해보면 더 대단하게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도 그대로 재현 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아서 특별한 제조 공법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던 그 옛날에 그것을 만들었다니 그 기술력에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여러 유물들을 과학의 눈으로 살펴 보는 내용이다. 우리 주위에 있는 많은 유산들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고 또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망가진 부분은 어떻게 보완해서 복원하는지 등의 보존 과학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만들어진 재료의 종류에 따라서 이야기를 진행 시키고 있는데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재료들을 어떤 방식으로 이용해서 관련된 문화재를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처음에 1부 금속 부분에서 신라의 금 귀걸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신라는 외국과도 무역을 했었는데 서구에서는 신라를 금의 나라라고 이야기 할 만큼 금으로 유명했다. 금관 같은 경우도 신라에서 출토된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금 가공 기술이 뛰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토된 신라 금귀걸이를 보면 조그마한 금 알갱이나 가는 금실을 금속 바탕에 붙여 섬세한 무늬를 표현하는 '누금세공기술' 을 사용 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현대에 이 기술을 재현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대단한 기술인 것이다. 외적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은 저리 가라고 할 정도로 너무나 세밀하면서 정밀하게 만들었는데 그 자체로 감탄이 나온다. 이 금귀걸이를 더 조사해보니 금의 강도를 높이고자 가장 알맞은 비율로 은과 합금 하기도 했다.


2부 도자기에서는 그 유명한 고려 청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고려 청자의 '비색'은 당대도 최고였지만 지금도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고 이 또한 재현이 불가능하다. 특히 고려 청자에 쓰인 '상감 기법'은 고려만의 독창적인 기법인데 적절한 재료가 절묘하게 배합이 되어야 실물이 나온다. 도자기 표면에 흰색을 내는 고령토와 산화철이 포함된 자토, 그리고 맑고 투명한 유약 등이 잘 어우러져야 그 유명한 상감 청자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수 많은 학자에 의해서 고려 상감 청자의 제작 기법은 밝혀냈지만 정작 똑같이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무엇 인가를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밖에 왕릉이나 큰 무덤에서 발견된 여러 관을 조사해서 어느 시대의 어느 목재인지도 밝혀내고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피장자와 관련된 당대의 역사를 복원하는 실마리를 얻게 된다. 한자의 제지 원리나 곤룡포의 안료를 분석하면 이 재질이 당대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알게 되고 오늘날에 되살릴 수 있는 천연 기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책은 각 재료별로 유명한 유물, 유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그 유물이 어떤 과학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지 쉽게 잘 설명하고 있어서 그 유물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한다. 그리고 과학이 발달했어도 복원이나 재현이 어려운 부분도 많이 있다. 현대에서도 과거를 다시 보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에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이 좀 더 과학이 발달한 시대에 와서는 그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게 된 경우도 있다. 보존 과학이 발달하는 존재 이유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문화재는 그 나름의 존재 의의와 가치가 있다. 외적인 아름다움도 있고 희소 가치성도 있다. 그런 눈에 보이는 것 말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보존되어 왔는지를 안다면 그 문화 유산을 더 깊이 있고 흥미롭게 알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재를 보는 눈을 더 넓히게 해주는 귀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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