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로드 1 - 선사시대부터 남북국시대까지 한국사로드 1
김종훈 지음 / 텍스트CUBE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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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단순히 흘러간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고 미래에 다시 닥칠 수 있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사실 역사에서 배운다고 하지만 그런 역사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제대로 배우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수 천년 동안 켜켜이 쌓인 역사는 너무나 방대하다. 그래서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은 끊임없이 읽어야 하고 봐야 한다. 그래서 자칫 글자로만 역사를 바라보게 된다. 학창 시절 역사를 싫어했던 사람들은 역사를 그냥 암기만 해야 하는 재미 없는 과목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저 보고 외우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단순 암기가 아니라 이해를 해야 한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전개가 되었는지 등을 이해한다면 암기는 저절로 따라온다. 과거에 역사 교과서는 그냥 암기용 책이었다. 요즘에는 그림이나 설명을 많이 넣어서 이해도를 높인다고 하지만 그래도 부족하다. 역사는 사진이나 영상이 있으면 더 이해도 쉽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되는데 이번에 나온 책이 그것의 모범이 아닌가 싶다.


일단 지은이는 정규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역사를 좋아하는 기자다. 한능검, 즉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을 준비하면서 좀 더 시험을 잘 대비하고 좀 더 역사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직접 답사를 하면서 역사적 사실들을 몸으로 느끼는 과정을 책으로 펴냈다. 어떻게 보면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 노력을 한 것인데 이 과정이 아주 훌륭해서 내용이 충실한 책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한능검은 단순 암기로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시험 형식을 보면 역사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를 해야 맞출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시험을 잘 치는데 도움도 주지만 그 자체가 역사를 더 쉽고 재미있게 느끼게 해준다.


책은 총 3권이고 이번에 나온 1권은 선사 시대부터 남북국 시대를 다루고 있다. 전체적인 각 시대별 역사는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중요한 부분은 직접 현장 답사를 해서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내용을 전개 시키는데 역사적 내용이 쉽게 이해가 되니까 암기도 잘 되는 것 같다.


사실 기록이 있거나 유물, 유적이 있는 역사는 찾아가거나 사진 등을 통해서 보기가 어렵지 않지만 간단하게 지나치는 선사 시대의 이야기는 단순 암기가 되기 쉽다. 이 책은 첫 장부터 우리 나라의 구석기 시대를 조명하고 있다. 과거에 우리 나라에는 상대적으로 수준 낮은 구석기 문화만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주한 미군으로 있던 그렉 보웬이 한탄강 부근에서 데이트를 하다가 깨진 항아리를 발견하고 그 후로도 주위를 관찰하다가 주먹도끼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수준 낮은 문화가 존재 한다던 기존 학설을 깨고 '고급' 문화가 존재했다는 것을 확인하게 하는 귀중한 유물이었다.


책은 연천 전곡리를 직접 가서 한탄강도 보여주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다. 보충해서 선사 시대의 특징을 한탄강의 지리적 특성과 함께 설명하는데 이해가 쉽게 된다. 마무리로 연천에서 볼 곳, 먹을 곳을 소개하고 서울 기준으로 탐방 코스까지 안내해준다. 기존의 책들에서 볼 수 없었던 기동성과 현장성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전곡리의 구석기 시대 역사가 머리에 잘 들어왔다.


책은 이런 식으로 여러 중요한 장소를 직접 탐방을 해서 실제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왜'라는 의문에 친절하게 답해 준다. 지은이가 고생한 만큼 우리는 편하게 보면 되는 것이다. 책을 보면 지은이가 마냥 좋은 평가만 내리는 것은 아니다. 역사책 에서는 대단하게 느꼈는데 실제로 보니 기대에 못 미치는 것도 있었고 주위 정비도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그것도 가감 없이 기술 하고 있다. 역사적 평가와는 상관없이 실제의 모습이 기대와 다른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역사학자의 입장에서는 대단하다고 해도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는 느끼는 것이 다를텐데 지은이가 그런 점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더 사실적인 것 같다.


지은이가 안타깝게 여긴 것은 경주의 능 관리였다. 신라의 중요한 왕 중에 하나인 법흥왕과 진흥왕의 왕릉이 꼼꼼하게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경주는 파면 유물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유물 유적이 많아서 관리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기존의 이런 유적들은 정말 잘 관리를 해야 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책이 많이 팔려서 관련 당국이 각성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책 좋다. 역사를 하나 하나 다 외울 필요는 없는데 이렇게 전체적인 역사 흐름을 이해하면서 중요 부분을 사진이나 지도, 영상 등 여러 자료를 통해 입체적으로 역사를 알아가는 것이 좋다. 어차피 모든 사람이 역사 학자가 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 정도만 알아도 충분히 한국사를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능검 시험을 잘 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역사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알아가기 위해서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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