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 마땅한 자
마이클 코리타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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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리타는 다른 스릴러 추리 작가에 비해서 비교적 직관적인 내용을 쓰는 작가다. 아주 복잡한 전개를 하지 않고 반전도 강하지 않으며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이야기인 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별 내용 없네 하면서 읽는 순간 이야기에 빠지게 한다. 책 읽고 나서는 '거 묘하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야기 자체가 크게 대단한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은 평범함 속에서 탄탄한 이야기를 잘 구축하기에 흥미롭게 읽게 되는 것이다.


지난 작품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에서도 그렇게 복잡한 소재는 아니었다. 우리편과 악당이 그냥 눈에 보였다. 악당을 어떻게 피해서 결말에 이르는지가 중요 지점이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하다. 악당이 쫓아오고 그 악당을 피해서 달아나다가 어떤 결심을 하게 되는 식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리아 트렌턴. 사실 리아는 죽음을 위장한 채 다른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코슨 라워리'라는 악당과의 악연때문에 살아 있어도 살아 있음을 들키면 안된다. 이것은 모두 다 가족을 위한 것이다. 남편과 아이 둘을 살리기 위해서는 리아가 죽었어야 했다. 만일 그녀가 살아 있다면 라워리는 그녀의 가족을 위협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리아는 모종의 '위장 살인'을 통해서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살아가던 리아에게 안 좋은 소식이 날아든다. 그녀의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고 아이들만 남겨졌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딸에게 리아의 비상연락망을 연습시켰던 그려의 남편. 

이제 라워리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것이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죽은 것으로 되어 있었기에 다시 이들을 만난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보다 그녀가 모습을 드러낸다면 틀림없이 라워리의 추적이 시작될 것이다. 그렇다고 애들끼리만 살아가라고 놔 둘 수 있을까.


엄마는 엄마다.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아이들을 데려와 가정을 회복하기로 했다. 물론 틀림없이 다가올 죽음의 위협에 대처할 방법도 생각 했다. 하지만 라워리는 더 빨랐다. 잔혹한 암살자들을 보낸 것이다. 리아는 그저 정신없이 쫓기는 수 밖에 없었다. 다만 믿을 구석이 하나 있었던 것이 그녀의 가족을 보호해 줄 킬러를 고용한 것이다. 댁스 블랙웰. 이 속을 알 수 없는 남자가 리아를 보호해서 악당을 처치 할 수 있을까. 아니 블랙웰이 나중에 배신을 하지 않을까. 


그러나 결국 리아는 깨닫게 되는데 이 싸움은 내가 죽던 라워리가 죽던 둘 중의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란 것이다. 이제 도망은 신물난다. 한판 붙자. 죽던 살던 끝을 내자. 리아가 중대 결심을 하게 되고 이야기는 끝을 향해 달려간다. 


책에서는 자식을 위해 죽는 엄마는 좋은 엄마가 아니고 자식을 위해 살인도 불사하는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나온다. 맞는 말이다. 엄마는 언제까지나 살아 있어야 하지 죽어서는 안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자식들을 안고 끊임 없는 킬러의 추격을 따돌리고 살기도 어렵지만 근본적인 해결 즉 살기 위한 살인을 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런 만큼 주인공의 결단은 강인하면서도 용기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시원하게 전개가 된다. 말 했듯이 복잡하고 색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소재에 평범한 줄거리지만 책을 읽으면 금방 빠져들게 된다. 속도감 있으면서도 구조가 탄탄하다. 현실감있는 내용이라서 더 흡입력있게 읽게 된다. 이야기가 영상화되기 좋은데 안 그래도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전작도 영화로 나왔었는데 작가가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책을 쓰는게 아닐까 하는 정도다.


스릴러 소설도 여러 종류가 있다. 소재가 독특하거나 전개가 반전이 많다던가 아니면 플롯이 복잡하다던가 장면이 잔인하던가 등이 있는데 그런 경우는 상대적으로 무거워서 진도가 잘 안 나갈 수도 있다. 그런데 마이클 코리타 이 작가의 책은 그리 어렵지 않다. 덜 복잡하기에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워서 싱거운 것 아닌가 하는데 그렇지 않다. 뻔한 이야기라도 인물이나 사건을 완성도 있게 잘 연결시켜서 읽기 편하다. 


그래서 너무 잔인하지 않고 너무 복잡하지 않은 스릴러를 즐기기에 딱 맞는 작가다. 사실 초기작들은 개연성이나 전개가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연륜이 쌓여서 그런지 착 감긴다.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면 바로 권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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