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인류 - 인류의 위대한 여정, 글로벌 해양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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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드넓은 우주에서 생명이 있을까 하는 물음은 전문 과학자가 아닌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갖게 되는 의문이다. 그리고 그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물이 있나 없나 에 따라서 정해진다. 생명은 물이 있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은 확고한 전제 조건이다. 그만큼 생명체에게는 물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물이 인류에게는 어떠한 의미인가. 일단 눈앞에 보이는 물만 장악해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니 절대적인 존재다. 그런데 그런 물이 모여서 만든 바다는 인류에게 공포와 경외의 대상이자 기회였다. 바다를 어떻게 지배 하는가에 따라서 엄청난 결과가 있었던 것이다.


역사를 봐도 바다를 극복해서 지리상의 발견을 한 나라들은 큰 식민지와 많은 부를 축적했고 오늘날까지도 그 유산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세계 최강의 해군을 갖고 있던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의 제국으로 성장했고 그 뒤를 이어서 바다를 제패한 미국은 아직까지도 세계 최강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군사적인것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많은 먹을꺼리를 제공하는 것이 바다다. 과거 바다를 적극적으로 경영할 기술이 없던 시대에 비해서 오늘날에는 바다와 관련된 산업이 발달하고 있기에 바다를 어떻게 이용하느냐는 그 나라의 존망과도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바다는 그냥 물고기 잡고 해수욕을 즐기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공략 해야 하는 자원의 보고다. 그래서 이 바다를 인류가 어떻게 이용해 왔는지를 안다면 우리의 바다에 대한 인식도 더 넓어질 것인데 거기에 딱 맞는 것이 이 책이다. 지은이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통해서 바다를 통한 인류 문명사를 살펴왔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그것을 집대성한 책이라고 하겠다.


책은 처음에 인류의 시작과 함께 바다와 관련된 고대 제국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문명은 보통 강에서 시작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티그리스 유프라데스강에서 발원을 했는데 여기서 바다와 연결이 되면서 다른 문명과도 이어지는 것이다. 작은 바다라고 할 '지중해'를 누가 지배하느냐에 따라서 각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이루었다. 강력한 페니키아와 로마, 그리고 에게해 문명을 일으켰던 그리스와 그 그리스를 침략했던 페르시아 등 고대 국가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동남아시아의 바다 교류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적극적이었고 또 역사가 오래되었다. 지금의 말레이반도에서 필리핀 그리고 더 동쪽으로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영역이 바다로 이어졌다. 우리에게는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가 가야의 시조 수로왕과 결혼해서 허황후가 된 사실이 바다를 통한 연결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신라때는 이슬람 상인과의 교류도 빈번했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 중요한 나라는 중국이다. 이미 당나라때 세계 최대의 국가였고 그 번영은 바다를 통한 외국과의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작용을 했다.


송나라와 원나라 시대를 통해서 바닷길을 이용한 무역은 활발해졌다. 그래서 그 뒤를 이은 명은 그 유산을 적절히 이용해서 명나라 초에 정화의 대원정을 일으켰다. 수백척의 대함대가 오늘날의 아프리카까지 갔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고 하겠다. 그런데 명은 그 축적된 해양 교류의 역사를 단절시킨다. 해상을 이용한 이어짐을 포기한 것이다. 물론 그때까지도 명은 세계 최대의 제국이었다. 그러나 바다를 포기하는 순간 중국은 더 크게 될 기회를 잃게 되었다.


서양은 고대 문명 시절부터 강과 바다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있었다. 그것이 15세기 들어서 항해술의 발달로 해상으로 나아가기가 쉽게 되었고 결국 대항해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약탈과 식민지 경영으로 이어지고 그것의 바탕 위에서 산업화 혁명도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세계는 서양이 패권을 쥐게 되고 오늘날까지 그 강세는 이어지게 된다.


사실 우리는 로마 제국의 이탈리아와 비슷한 반도 국가다. 해양으로 뻗어나가기에 좋은 위치에 있었다. 백제가 대륙으로 진출하게 된 것도 결국 서해를 통한 해양 경영을 잘 한 탓이다. 신라는 이미 장보고때 동아시아 바다를 지배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바다를 통제하고 이용하는 것이 이어지지 않았고 그때 그때 잠시 활기를 띄었을 뿐이다. 중국 세력의 침략을 막기에 급급해서였을까. 좀 더 바다를 경략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특히 조선은 처음부터 개항 할때까지 쇄국으로만 일관해서 바다를 통한 교류를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있은 결과 망국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제 우리의 입장에서 분단으로 대륙이 막혀있는 상태인데 오히려 더 해양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경제도 강국이 되었고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실력도 있다. 통일이 되어서 대륙으로도 진출해야 하겠지만 거대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존재를 생각한다면 더 크고 웅대한 바다로 나아가는 것이 맞다.


책은 제목 처럼 바다 인류의 흥망사에 관한 내용이다. 인류가 바다를 어떻게 이용했고 그 결과로 어떠한 나라를 이루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거의 10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이지만 어렵지 않게 쓰여졌고 특히 여러 지도와 그림, 사진이 풍부하게 실려있어서 이해를 쉽게 한다. 세계사는 결국 바다를 통해서 큰 진보를 이루게 되었고 여러가지 문제점과 한계에 다다른 이때 바다야말로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해양의 역사에 대해서 눈을 띄게 하는 결정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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