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제 - 중국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요시카와 고지로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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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라는 나라는 역사도 오래되고 땅도 넓고 우리와 이웃해 있으면서 긴 세월 동안 큰 영향을 미친 나라다. 그런 나라가 언제부터 그렇게 커졌는지 언제부터 발전을 하게 되었는지 의문이 들 법도 하다. 사실 고대 문명으로써의 중국은 작은 나라들의 연합체였기에 오늘날 관점에서 '국가' 라는 말에 어울릴 정도의 큰 나라는 아니었다. 그것이 진시황이 춘추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하나의 나라가 되면서 오늘날 중국의 판도의 기본을 닦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진나라는 중국을 통일하기는 했지만 오래되지 않아 멸망을 했기에 통일이라는 큰 일을 해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의 정체성을 확립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중국'이라는 나라를 하나의 완전한 나라로 만들고 중국의 기본을 쌓은 인물이 바로 한나라의 무제다. 무제는 중국의 판도를 넓혔을뿐만 아니라 모든 문물과 제도, 문화 등을 '중국화'한 사람이다. 중국 역사에서는 정말 중요한 사람인 것이다. 이때의 중국은 세계 최강의 대제국이었고 이때 완성된 기본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토대를 이룩한 사람이다. 중국 역사에서 많은 위인들이 있지만 중국의 건설자이자 완성가로써의 한 무제의 위치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그런 한 무제가 어떻게 삶을 살았는지 시대별로 이야기하는 책인데 지은이의 평이 들어간 평전 형식이다. 우선 무제는 그리 쉽게 황위에 올랐는 것은 아니었다. 정상적으로 황제가 된 것이 아니라 관도 장공주라는 당시 황실의 실력자에게 '선택'이 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의 즉위 초에는 뜻대로 정사를 펼칠 수가 없었다. 장공주도 장공주지만 태후인 두 태후도 그에게는 쉽지 않은 상대였고 황후조차도 마냥 우호적이진 않았다.


그래도 이 여인들이 황제를 압박하고 아주 허수아비로 만든 것은 아니었지만 무제는 참고 기다리면서 때를 기다렸다. 마침내 두 태후와 장공주가 차례로 세상을 뜨면서 황실의 모든 권력은 무제가 갖게 되었다. 비로서 그의 완전한 친정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내실을 다지면서도 외부로 시선을 돌린다. 한의 북방, 남방, 서방, 동방을 정벌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그 중에서 흉노 정벌은 그의 역점 사업이었다.


다른 지역의 세력은 한나라를 위협하지는 않았지만 흉노는 이미 전대에부터 중국을 괴롭혀왔다. 중국을 통일한 그 진시황 조차 흉노를 어쩌지 못해서 침입을 막기 위한 장성 쌓는 걸로 세월을 보낼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큰 도움이 안되었고 무제가 즉위하기까지 굴욕적인 협상을 통해서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였다. 그것이 무제에게는 맘에 안 들었던 것이다. 무제는 준비를 철저히 한 다음 흉노를 정벌하기로 한다. 여기서 위청과 곽거병이라는 큰 장수가 등장한다. 그들은 무제의 두번째 황후인 위황후의 일족인데 이들의 활약으로 흉노에 큰 승리를 이룬다.


그리고 흉노에 같이 고생하던 월지국에 협공을 제안하기 위해서 장건을 파견한다. 장건은 흉노에 오랫동안 억류되어 있다가 탈출해서 기어코 월지에 다다르지만 이때 그들은 원거주지에서 더 서쪽으로 옮긴 터였다. 협공에 대한 소득은 별로 없었으나 서방의 여러 나라를 알게 되었고 서양과 동양을 잇는 교류의 장을 열게 되었다. 장건이 개척한 서역은 동과 서를 연결하는 중요한 길이 되었던 것이다.


무제가 오랫동안 군사를 일으켜서 호전적인 인물로만 보는데 사실 그는 유학을 크게 일으킨 유학자였다. 유학이 가진 이념이 중국을 다스리는데 중요하다고 본 그는 유학자를 가까이하고 많은 유학자를 관리로 등용을 했다. 그래서 국가의 체계를 더 짜임새있게 만들고 정치,문화,사상등에서 큰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이때의 틀이 계속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흉노정벌등 해외 원정이 오랫동안 성사된 것은 이렇게 내치가 탄탄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게 영명하던 무제도 나이가 드니까 총기가 흐려지게 된다. 큰 토목공사를 벌이고 신비주의에 빠져서 정사를 게을리하고 결국 자신이 만든 황태자를 죽게 만든다. 흉노와의 평화 시절에 선대 황제들이 쌓아 놓은 막대한 재정도 전쟁과 토목공사를 통해서 다 달려버려서 그것을 충당하기 위해서 많은 세금을 부과하게 되고 따라서 백성들의 원성도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책은 무제의 일생을 중요한 사건순으로 어렵지 않게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면 무제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대략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정도다. 다만 이 책을 지은 지가 오래되어서 최신의 관점이 아니고 다른 나라를 침략한 것이 정의라는 등의 중국중심적인 기술이 있어서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무제란 인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이어서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권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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