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한다
카르멘 포사다스 지음, 권도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최근 장르소설이 각광받고 있다. 이른바 본격소설이라는것에 대비되는 이름일진데 그동안 조금 무시되어왔던것도 사실이다.하지만 탁월한 이야기 구조와 게임이나 영화,애니등 '원소스멀티유즈'로서의 확장가능성이 높은 장르소설의 부상은 시대적인 필연이기도 할것이다.
그 장르소설중에서 그래도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었던것은 추리소설쪽이다. 문학성과는 별개로 호기심이라는 인간 본성을 건드리는 분야기 때문이다.추리소설이 많이 발달된 미국,영국, 일본쪽의 소설들이 많이 소개되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책은 유럽의 스페인의 책이다. 영미쪽의 읽기 말랑말랑한 느낌이나 일본쪽의 좀 특이한 느낌과는 또다른 느낌이 있을까했는데 한작가의 한작품으로 일반화시킬수는 없다고 해도 과연 읽히는 맛이 좀 남다른 책이었다.
내용은 제목에서 은근 유추할수있듯이 네스터란 사람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라고 할수있다.책은 곧바로 주인공인 네스터의 죽음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되는지 역추적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네스터는 요리사이다. 아주 수준급의 요리사인데 그런 이력때문에 여러 고객들의 알리고 싶지 않아하는 여러 비밀들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알게된다. 직업적인 사명감이 투철한 네스터는 그 비밀들을 누설한 마음은 전혀 없지만 누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다를것이다.바로 이 오해아닌 오해가 네스터의 죽음의 동기가 된다.
네스터가 자신의 비밀을 알고 누설하리라는 생각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주변 인물들의 모습은 어찌보면 우리의 모습 같기도 했다.나 자신 남에게 알려지고싶지 않은 부끄러움이 있는데 네스터같은 사람이 있다면 똑 같은 생각을 했을꺼란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네스터가 죽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면 그 뒤로는 네스터를 죽이고 싶은, 혹은 죽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그리고 있는데 네스터와 얽히는 과정이 참 절묘하면서도 재미있었다. 그 주변인물들의 심리가 자세하게 잘 표현되고 있고 그들의 내면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도 했다.
하지만 네스터의 죽음이 왜 어떻게 이루어지나하는것은 좀 싱거웠다. 그의 죽음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좀더 생각해봐야하겠으나 기존의 좀더 정교하고 세밀한 추리소설에서 보여지는 죽음이나 살인보다는 좀 밋밋한 느낌이 들게했다. 그래서 이 책은 본격 추리소설보다는 심리소설이라고 생각해도 좋을듯한 느낌이 들었다. 추리적인 면은 그리 많이 인상적이지 않고 각 인물의 심리묘사나 행동등의 모습이 더 잘 표현되었기 때문이었다.
특이한것은 처음 네스터의 죽음을 묘사한 상황자체가 또다른 소설처럼 느껴지게 한 결말부분이다. 살짝 액자소설의 느낌이 들게 했는데 잘 짜여진 플롯이란 생각이들었다.
책은 아담한 싸이즈로 잘 만들어졌다. 제본도 튼튼한편이고 번역도 나쁘지 않다.겉면의 책 디자인도 책의 내용과 잘 어울렸다.
그러나 좀처럼 잘 보지 못하는 스페인 작가의 좀 색다른 책이긴 했으나 띠지의 광고문구는 오바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력에는 별로 미치지도 않고 셰익스피어와는 급이 다르다. 좀더 책의 성격에 걸맞는 홍보 문구가 아쉽다. 띠지도 엄연히 책의 일부니 만큼 좀더 어울리게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