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 편 - 개정증보판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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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는 중국에서 시작해서 우리나라에서 찬란하게 빛났으며 그것이 일본으로 넘어가서 색다르게 발달을 했다. 이렇게 주로 동아시아 3개국 한국, 중국, 일본에서 많이 발달했다. 그런데 오늘날 이 세 나라 말고도 많은 나라들이 도자기를 생산하는데 특히 유럽 쪽에 도자기가 많이 발달했다. 도자기 하면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유럽 도자기라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도 분명 오래전부터 도자기가 발달한 지역이고 그 맥이 아직 까지 이어져 옥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세계의 도자기 역사 중에서 특히 유럽의 도자기들을 살펴 볼 기회를 주는 시리즈다. 국내에 관련한 책이 없었는데 상당히 반가운 내용이다. 동양의 도자기는 어느 정도 책들도 있어서 가늠할 수가 있는데 유럽은 어떻게 발달을 했는지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그 첫번째 발걸음으로 동유럽의 대표적인 도자기 도시들을 방문해서 도자기 역사를 이야기 해준다.


역사적으로 그릇을 만드는 것은 세계 곳곳에서 있어왔지만 유약을 바르고 구워서 만드는 도자기 기술은 중국에서 시작되었고 수 백년의 역사를 통해서 수 많은 명작들을 배출해 왔다. 중국에서 생산된 도자기가 우리나라나 일본에만 흘러온 것이 아니라 무역을 통해서 유럽에도 전해졌다. 당시 유럽에서는 도자기 만드는 기술이 없었기에 중국 도자기는 그야말로 신문물 이었다. 중국에 이어서 일본산 도자기도 유럽인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이 이렇게 수입만 했을까. 그럴수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들도 도자기를 만들려고 노력했고 결국 동양의 하이테크를 재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첫번째로 마이슨을 방문한다. 마이슨은 독일 작센 주의 도시로 오래된 유적을 갖고 있는 곳인데 여기는 도자기의 도시다. 유럽 국가 가운데 최초로 동아시아 3국에서만 생산 하던 경질 도자기를 생산하기 시작한 곳이다. 말하자면 유럽 도자기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1710년에 유럽 최초의 자기 공장을 설립한 이후로 마이슨은 도자기의 명가로 이름을 떨쳐왔다. 마이슨은 도시지만 이 도시 이름이 곧 도자기 회사 이름이기도 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청화백자를 기억해야 한다. 중국산 도자기가 큰 인기를 얻었는데 그 중에서도 푸른 빛이 도는 청화백자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 마이슨이 그것을 결국 재현해 냈던 것이다. 

마이슨 도자기 회사는 코발트블루를 안료로 사용하는 중국의 청화백자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럽인의 감성을 반영한 작품을 많이 만들게 되고 그것이 그 유명한 '쯔비벨무스터'의 탄생 배경이 된다. 화려한 문양이 돋보이는 쯔비벨무스터는 오늘날까지도 각광을 받게 된다. 마이슨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아리타 도자기의 영향도 받게 된다. 중국이 명에서 청으로 교체되는 도중에 무역이 정체되자 수입선이 교체되는 도중에 일본의 아리타 도자기가 유럽으로 수출되는데 이것이 유럽의 여러 왕실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일본이 임진왜란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도공들을 잡아가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불과 100년이 채 안되는 시간에 도자기 강국으로 부상하게 되었고 이후 유럽으로 도자기를 비롯한 예술품들을 수출해서 막대한 이득을 본 것이다. 당시 조선도 좋은 도자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었는데도 중국과 일본 외에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할 생각도 안해서 그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책은 마이슨을 지나서 드레스덴, 뮌헨, 그리고 더 동쪽으로 가서 바이예른,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쯔비벨무스터가 어떻게 전파되고 발달되어 갔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고급스런 골동품의 위치에 있었다면 유럽에서는 점차 대중적이고 일반인들이 편하게 사용하는 위치에까지 이르렀다. 당시 도자기의 생산과 유통은 큰 이익이 남는 장사였기에 수 많은 도자기 회사들이 일어났다가 망했다가 서로 합쳐지고 커지고 작아지고 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 와중에 마이슨에서 만들었던 쯔비멜무스터가 체코에서도 폴란드에서도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발달을 했던 것이다.


책은 재미있다. 답사기 형태라서 어렵지않게 쓰여져서 술술 잘 읽힌다. 도자기는 아무래도 긴 설명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는게 더 큰 이해가 있기에 많은 사진이 실려있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사진을 보면 확실히 유럽의 도자기들이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미를 보인다. 오늘날에도 유럽 도자기 하면 고급으로 인식이 되고 오히려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의 도자기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과거의 위치가 지금은 완전히 반대로 바뀐 것이다. 어찌보면 도자기를 향한 유럽인들의 끊임없는 열정이 원조를 능가한 위치에 오르게 한 것이 아닐까도 싶다.


시리즈는 이어서 서유럽과 북유럽으로 이어진다. 사실 도자기로 유명한 도시가 워낙에 많아서 그것을 모두 책에 실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몇몇 대표적인 도시만 봤는데도 그 방대한 실물들이 참 놀랍다. 동유럽도 이럴진데 유럽의 다른 지역은 또 어떤 도자기로 유혹을 할런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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