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미래 - 인류는 어떻게 다가올 전쟁을 상상했는가
로렌스 프리드먼 지음, 조행복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만큼 전쟁을 많이 겪은 민족이 있을까. 주로 외국의 침략을 많이 받았지만 최근의 전쟁은 남북간 같은 민족끼리의 전쟁이었고 그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수십년 동안 휴전 상태에 이르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지 않아도 전쟁이란 것이 얼마나 참혹하고 잔인한 것 인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과의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그동안 참 많은 노력을 기울려 왔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것이 대비한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늘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났다. 전쟁이 일어날 작은 불씨라도 대비를 해야 인명이 살상되는 전쟁을 막을 수가 있는 것이다.


전쟁학의 권위자인 '로덴스 프리드먼'은 전쟁은 어떻게 일어났는가를 살펴보면서 전쟁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150년간 전쟁에 대한 예측은 얼마나 적중했는가를 알아보니 예상과는 달리 정확하게 예측한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전쟁은 작은 불씨에 의해서 일어난 경우가 많다. 1차 세계대전은 분위기상 전쟁이 일어날 꺼 같긴 했지만 정작 예상하지 못한 일로 일어났다. 바로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암살되는 사라에보 사건이 터진 것이다. 물론 당시 유럽의 화약고라고 불리던 발칸의 정세로 보아서 세계 대전이 예측이 되긴 했지만 이렇게 시작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 '전쟁의 기술' 을 통해서 당대인들의 전략이 어떠했는가를 알아보면서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가를 살펴본다. 2부 '전쟁의 원인'에서는 냉전이 종식되고 전쟁이 과연 멈추었는가를 살펴보면서 전쟁의 생명성을 느끼게 된다. 3부 '전쟁의 미래'에서는 강대국간의 갈등이 다시 고도되면서 전쟁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상시적인 일이란 것을 이야기한다.


1부에서 당대인들은 전쟁의 가장 중심 되는 전술로 '기습'을 꼽았다. 사실 개인간의 싸움에서도 먼저 주먹을 날리는 사람이 우위를 점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기습이 어느 정도 유효한 전략임에는 맞다. 실제로 2차 세계 대전때 독일의 '전격전' 이나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상대가 방심하고 있을때 기습을 함으로써 초반 승기를 잡았다. 독일이 설마 그런식으로 공격을 해오리라고 생각도 못했었고 진주만은 기습에 대한 경고가 있기는 했으나 무사안일한 태도로 공격의 징후를 읽어내지 못했다. 유럽이나 미국이나 모두 자만했던 결과다.


그러나 기습 공격을 했던 독일이나 일본은 자만하지 않았는가. 그들도 자만했기에 결국 패퇴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독일은 상호 불가침 조약을 맺었던 소련을 침공함으로써 전선을 확대하고 미국까지 적으로 만들었다. 일본은 진주만에서 미해군의 상당량을 파괴했으나 가장 중요한 항공모함 전력에 타격을 입히지 못했고 무엇보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오판 했다. 꿀릴 것 없는 미국이 왜 일본에게 한 방 맞고 그들이 제의하는 평화 협상에 응하겠는가.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국의 국력은 일본을 압도하고 있었다. 독일이나 일본의 선공은 전술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전쟁에서 이기는 것과는 별개라는 것을 이야기 한다.


양차 세계 대전에 이은 냉전의 시작으로 무기 경쟁이 심해진다. 그러나 유일한 핵을 가졌던 미국에 이어서 냉전의 한 축이던 소련과 중국이 핵을 가지게 되면서 어찌 보면 상호 파괴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쩔 수 없는 균형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오류에 의한 핵전쟁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핵전쟁에 대한 공포는 늘 있어왔었다. 그것이 약해진 것은 뜻밖에 소련이 붕괴된 탓이었다.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미국과 공산주의의 대표자 소련은 반세 기동안 냉전을 통해서 서로 체제 경쟁을 벌였지만 군대의 질과는 달리 일반 사회는 민주주의의 대승리였다.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공산주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코 성공할 수 없었던 것이다. 소련 최후의 서기장이 된 고르바쵸프는 민주주의적인 인권을 위해서 개혁 개방을 한 것이 아니었다. 인민들이 굶주려가고 사회 전반이 무너지고 있었기에 개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소련은 내부에서부터 망가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개방에 발맞출 수가 없었다. 보수 반동의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소련은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새롭게 러시아 연방이 탄생했으나 민주주의의 기본이 학습이 되어있지 않음으로써 제대로 된 국가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결과로 냉전은 해체되고 미국의 지구의 유일 지배 국가가 되었던 것이다.


미소의 팽팽한 대립속에 억눌려 있던 국지전은 미소 분쟁을 대신해서 일어났다. 동유럽과 아프리카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그것을 진압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소련을 이은 러시아에서도 체첸 반란등 여러 전쟁이 일어났다. 미소간의 대립이 무너지고 진정한 평화가 온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핵은 다 같이 죽자는 의미이기 때문에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각종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전쟁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덩치 큰 국가들에 가려서 그렇지 미얀마나 스리랑카의 내전은 치열했고 그 치열한 만큼 수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리고 이념 대신에 종교가 개입하면서 테러가 급증했고 정규적인 전쟁이 아니라 해도 충분한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이제 미래는 어찌 보면 더 예측하기 어려운 전쟁에 직면했다. 냉전의 해체이후 평화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지만 유럽과 선진국을 제외하고 아시아 아프리카에서는 여러 이유로 전쟁이 일어났고 소련을 대신한 러시아는 다시 소련때의 위상을 차지하기 위해 미국에 맞서고 있으며 미국과 우호적이었던 중국은 미국을 대신하는 대국이 되기 위한 도발로 미국과의 큰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속에서나 봤던 로봇이나 드론을 이용한 테러나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각종 무기가 전자화됨에 따른 사이버 공격도 수시로 일어나는 실정이다. 기존의 지상전과 함께 이런 식의 보이지 않는 전투까지 더해져서 미래의 전쟁은 더 힘들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


여전히 적대적인 북한을 접하고 있고 미국과의 극한 대립으로 우리에게 결단의 어려움을 주고 있는 중국과 점점 극우화되어가는 일본을 곁에 두고 있는 우리로서는 참으로 어려운 환경에 있다. 일본은 계속해서 우리를 자극하고 무시하고 있으며 중국은 경제적인 이익을 무기로 우리에게 자신들에게 줄을 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과 더불어 중국을 포위하라고 하는데 일본과의 협력도 어렵지만 미국과 손잡고 중국을 바로 포위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북한은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현존하는 최대의 위협적인 존재로 있다. 우리에게는 전쟁이 예측가능한 것이 아니라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의 상황을 대비해본다면 큰 전쟁의 가능성은 세계 대전때보다 줄어들었다고 볼수 있겠지만 국지적인 전쟁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고 무기의 발달로 그 어떤 때보다 인명 살상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이다. 여러 형태의 비정규적인 공격이 있을 수 있어서 모든 면에서 대비를 해야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읽기가 쉽지 않다. 논문을 정리한 책이라고 하는데 원문 자체가 쉽지 않아서 인지 번역이 그리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두세 번 다시 읽어야 하는 문장들이 있어서 좀 어렵다. 조금 더 쉬운 번역이 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전쟁의 본질이 무엇이고 지난 전쟁을 통해서 미래의 전쟁을 생각하는 의미에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본 서평은 네이버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5303)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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