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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세계사 - 세상을 뒤흔든 역사 속 28가지 스캔들 ㅣ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3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영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평점 :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이긴 사람이 자기의 뜻에 맞게 쓴 글이다. 그 기록이 맞을 때도 있지만 자기에게 유리하게 편집 가공 혹은 왜곡 창작까지도 하는 것이 역사다. 그래서 역사는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교차로 검증을 해야 한다. 그래도 그 실체가 불분명한 것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알고 있었던 사실들이 사실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완전히 거짓 이라기 보다는 실제로는 이렇다 라는 강력한 주장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 있어서 역사를 좀 더 다채롭게 보게 한다.
우선 처음에 나오는 잔다르크. 수많은 문학 작품과 영상 매체, 음악 등 예술의 한 소재로도 많이 쓰이는 이 위대한 프랑스 영웅. 그러나 이 가녀린 소녀가 진정으로 프랑스를 구한 영웅인가? 상식적으로 믿기 어려운 일인데 일단 역사에서는 전쟁에 지고 있던 프랑스에 혜성같이 나타나서 하나님의 뜻으로 프랑스군을 이끌고 영국군을 쳐부순다는 내용이다.
끝내는 영국에 잡혀서 마녀로 화형을 당한다는 그야말로 소설 같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에 관련된 증거 자료는 실체적으로 많이 있지 않고 그녀가 프랑스인이 아니었으며 전쟁에 나간 것은 아니란 것이다. 그녀에 관한 이야기는 당대보다는 후대에 많이 나왔는데 당시 애국심의 고취를 위한 프랑스 당국의 선전 선동의 일환이라는 이야기이다.
위대한 장군이 나타나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순 있지만 그것이 아무것도 모르던 한 소녀에 의해서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가 어려운데 여러가지 시대적 맥락상 조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단 실제로 존재하기는 했다. 업적은 미스터리 하지만.
마르코 폴로도 미스터리한 사내다. 중국 원나라에 와서 당시 황제의 신임을 받아서 중국 여러 곳을 구경했고 외교적인 일도 했지만 고국으로 돌아가서 감옥에 갖히는 신세가 되었고 그 신비로운 경험을 감옥에서 썼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그의 책은 인기를 끌었지만 당대에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그는 당시 중국에서 대중적으로 일어난 일들 책에 적지 않았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그가 모를리가 없는데도 적지 않았는 것으로 봐서 그가 직접 겪은 것이 아니란 주장이다. 하기야 마르코 폴로가 그렇게 대단했다면 중국 역사 책이나 기타 관련국들의 역사에 나올 것인데 나오질 않는다고 한다. 황제의 명을 받아서 비밀리에 행동했다고 해도 믿지 못할 일들이 너무 많다.
이밖에 모짜르트나 라스푸틴, 클레오파트라의 죽음과 관련해서 그들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죽음 이 아니라 후대에 각색이 되었음을 이야기하는 내용도 설득력이 있었다.
그리고 아메리카나 호주를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 전에 다른 사람이 있었음을 이야기하면서 그렇게 알려지게 된 정치적인 목적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제목은 미스터리한 세계사에 대한 이야기지만 실제 내용은 알려진 사실에 가려진 진실을 주장하는 내용이다. 책 내용 중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역사적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부분을 논박하는 부분도 있고 실제의 역사인지가 논란이 되는 부분은 그 실체를 알려주는 부분도 있어서 흥미로왔다.
이 책의 미덕은 흥미로운 이야기꺼리를 소개하면서 역사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아는 눈을 키우라는 것이다. 역사에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고 해도 진실은 또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역사는 어떤 특정한 목적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바 현상을 보는 감각을 넓게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