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일본인 이야기 1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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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참 암울한 곳에 있다. 위로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강국이 버티고 있고 아래로는 일본이, 바다 건너는 미국이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우리가 북한을 주 위협으로 삼고 거기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어서 그렇지 주위 강국들도 만만치가 않다. 문제는 미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 위협적인 나라들이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큰 충돌은 있지 않았지만 부동층을 향한 그들의 욕심을 생각할때 경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국과 일본이 우리에게는 가장 큰 위협이다. 중국은  국경을 맞대고 수 천년간 수 없는 접촉을 했다. 전쟁도 했지만 문화를 수입하기도 했다. 중국에 통일 왕조가 들어섰을 때는 사대를 해야 했다. 그래도 우리가 숙이면 직접적으로 망하게 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문제는 일본. 일본은 이미 임진왜란을 통해서 우리를 집어삼킬려고 했고 끝내 우리를 식민지화했다. 그리고 그때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징용 관련한 우리나라의 대법원 선고와 관련해서 경제 보복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웃 나라랑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지만 일본은 끊임없이 우리를 자기발밑에 두고 맘대로 할려고 한다. 우리가 그동안 열심히 발전해서 일본이 무시못할 나라가 되었으니 망정이지 언제 또 또 다른 형태의 침략을 할지 모른다.


진짜 우리가 힘이 약하다면 다시 일본의 군사적인 침략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아니라고 해도 경제적 문화적 침략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분쇄하고 전쟁을 막는 방법은 우리의 국력을 키우는 것이겠지만 기본적으로 일본과 일본인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대처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덕택에 이웃 나라 공부하게 되었단 소리다.


일본이란 나라도 알아야겠지만 일본 사람에 대해서 공부할만한 책이 많지 않았는데 딱 시의 적절한 책이 나왔으니 바로 이 책이다. 지은이는 동아시아 속의 일본이 아니라 유라시아라는 큰 그림에서 일본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일본과 곁들여서 우리나라와 중국까지 같이 보면서 전체적으로 일본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으로 일본인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감을 잡게 하는 거 같다. 


우선 첫째 권인 이번 책에서는 일본과 유럽이 처음으로 접촉한 1540년대 초부터 다루고 있다. 이때가 일본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시대이다. 이때 서양은 지리상의 발견으로 해외로 팽창하던 시기였다. 당연하게 동양으로도 진출하게 되는데 그들에게 눈에 뜨인 나라는 중국과 일본이었다. 우리나라는 존재는 알았지만 별 가치가 없다고 여겼는지 그냥 지나가버렸고. 하지만 서양에게 주된 관심은 중국이었지 일본이 아니었다. 일본에게는 위기였지만 행운이었다. 서양의 침략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실질적인 침략은 없었고 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서양을 공부하는 기회로 삼았으니 행운이라고 할 만 했다.


당시 일본은 전국 시대를 거쳐서 통일을 바라보고 있었다. 책은 유력한 장수들이 하나씩 사라지면서 전국을 통일하기 직전의 오다 노부다가의 행운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전국 통일. 조선 침략에 이어서 히데요시의 사망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막부로 이어지는 시대를 설명하는데 이때 일어난 일을 단순한 일본의 일이 아닌 동남아시아나 동중국해 연안 너머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과 비교해서 동아시아 판, 유라시아 판에서 크게 바라보는 눈을 키워주고 있다. 일본이 어떤 행운을 가졌으며 그 행운을 어떻게 기회로 만들었는지 내재적인 역량을 키웠던 일본인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당시 서양 세력이 조선에 접촉을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거대한 중국을 침략하는데도 힘이 딸려서 우리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서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 어찌 보면 평화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행운일지도 모르지만 세상이 변화하고 있던 그때에 더 발전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것은 불운이 아닐까 싶다. 일본도 우리보다는 관심을 받았지만 마찬가지로 침략을 당할 정도는 아니었고 대신 무역은 했었기에 그 무역의 기회를 통해서 서양에 대한 문을 열어두게 되었고 그것이 훗날 큰 기회로 작용했던 것이다.


물론 일본도 전체적인 기조는 쇄국이었지만 일부 항구에서 제한된 무역을 허용해서 그것을 통해서 외부에 대한 시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메이지 유신 이후로 일본이 급속하게 발전한 것은 이미 그전에 오랫동안 해외와의 교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재미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잘 쓰여져서 일본사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잘 읽힌다. 아무래도 역사 이야기라서 일본사를 조금 알면 더 이해하기가 쉽겠지만 그냥 막 읽어도 좋을 내용이다. 시리즈가 이어져서 5권으로 마무리된다고 하는데 얼른 빨리 두 번째 책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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