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3미터의 카오스
가마타미와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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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뭐 일생을 논할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그렇게 활동적이지는 않아서 그런지 아주 황당하고 특이한 사람을 만나거나 일을 당한적은 없는거 같다.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라서 그러지 않을까 싶지만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아니 저런일이 어떻게 일어날수가 있을까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황당한일도 있고 분노를 일으키는 일도 있고 어이없는 일도 있고. 그런 글을을 보면 평범하게 사는 내가 운이 좋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심심하다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지은이에게는 이상한 일들이 일상적인거 같다. 평범한 남자가 아니라 젊은 여성이어서 그런면도 있겠지만 뭔일이 날파리처럼 그렇게 일어나는지. 이 책은 지은이가 겪은 일상에서의 소소하면서도 이상한 또는 황당한 또는 정신없는 일들을 재미있는 만화형식으로 그린 책인데 짧은 일들이 재미있으면서도 헐! 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첫장에서 묘한 느낌을 주는 편집솝 직원의 이야기는 끝에가서 도망간 주인공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아마 지은이가 그만큼 매력적이란 뜻이 아닐까. 그리고 마루타가 되어서 옷을 품평당하는 처지에 이른 상황도 웃음이 나왔다. 아마 딸이 원하는 옷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옷을 살 명분이 없었기에 지은이가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못들은척 어거지로 사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샀으면 거의 100% 반품당했을듯.

 

요즘 인기있는 여행지인 대만여행에 대한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대만은 과거 일본에게 식민지배를 당한적이 있는데 우리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온건하게 지배를 했기에 아직도 그때를 좋게 생각하는 대만인들이 제법 있다고 한다. 그런 탓인지 혼자 여행을 갔지만 일본어가 통하는 사람이 있어서 좀 수월하게 여행을 다닌거 같다. 우리도 알고 있는 대만인들의 친절함이 이 책에서도 잘 들어나고 있다. 이밖에 시모다를 여행한 것과 미국을 여행한 것등 여행을 자주 다닌거 같은데 그때의 일들을 소소하게 잘 풀어내고 있다.

 

제일 재미있는 부분은 체육관 수영장 부분이다. 프리랜서인때문에 오전에 수영장에 갈 수가 있는데 그때는 젊은 사람은 잘 없고 대부분 노인들이다. 그래서 젊은이가 오는걸 은근하게 반기는데 처음에는 크게 신경안쓰는듯 보였는데 사실은 일거수일투족을 다 관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친해져서는 이런저런 정보도 나누어주고 다정함을 베푼다. 그러나 그런 관심도 잠시. 더 어린 친구가 등장하자 이내 찬밥신세가 되고 마는 장면에선 웃음이 나왔다. 남녀를 불문하고 어릴수록 더 이뻐보이는가보다.

 

에피소드가 긴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 짧게 짧게 이야기가 이루어져 있어서 부담없이 볼 수가 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상에서의 이야기를 양념치지 않고 담백하게 만화로 그려내고 있어서 더 현실감있고 흥미가 있다. 원래 블로그에 연재하던 것이라고 하는데 책으로도 세 권이나 출판이 되었다고 하니 그만큼 사람들에게 공감이 가는것이 있는게 아닐까. 평범한 일상의 우리네 이야기라서 더 고개를 끄덕이게 볼 수 있었던 재미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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