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유신이 조선에 묻다 - 일본이 감추고 싶은 비밀들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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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가장 큰 문제는 북한핵과 한반도 평화다. 북한과의 줄다리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주위에 관련된 나라들과도 조율을 해야하는등 그야말로 할일이 많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우리가 해야하고 더디지만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아마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이 땅에 평화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한반도 평화가 오면 모든 것이 끝이 나는가? 아니다. 어쩌면 냉혹한 국제 관계의 제 1선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바로 중국과 일본. 역사상 침략을 받기도 하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던 중국은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부상해서 밀접하면서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공산국가 중국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일본이다. 우리를 식민지배했던 일본은 자신들의 잘못을 제대로 사과하지도 않고 어물쩡 넘어갈려고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데 앞으로도 일본과의 관계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일본이 독일처럼 과거를 제대로 확실히 사과한다면 정말 가까운 나라가 될것이지만 점점 더 우경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우리가 약해지면 언제든지 또 침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다시는 과거의 그런 치욕을 겪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상대를 가만히 보고만 있을수는 없다. 일본도 우리를 연구하고 있는데 우리도 일본을 알아야한다. 일본이란 나라가 어떻게 이어왔는지를 그 역사를 안다면 일본을 대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데 이 책이 거기에 부응하는것 같다.

 

올해가 메이지 유신 150년이라고 한다. 메이지 유신이 무엇인가. 일본이 오랫동안의 막부체제를 종식하고 왕이 권한이 가지는 근대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 바로 메이지 유신이다. 그런데 이 메이지 유신은 일본의 발전을 가져왔지만 그 주역들은 후에 우리를 침략하는 선봉장이 되고 결국 이것이 우리에게는 큰 불행의 씨앗이 되는것이다. 메이지 유신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떤 세력에 의해서 진행이 되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아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1863년은 조선에서 흥선대원군이 정권을 잡게 되는 해다. 안동김씨의 전횡으로 나라가 휘청거리고 있을때 흥선대원군의 집권으로 잠시 힘을 찾는듯했다. 그러나 그는 떨어진 왕권을 강화하고 기존의 질서를 수습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지 조선을 근본적으로 개혁할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의 집권 10년동안 급박해지는 세계 정세속에서 조선은 우물안 개구리 신세로 전락하게 되어서 훗날 일본의 침략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은 1863년 그 해 다섯 명의 인물들이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당시는 막부 치하에 해외 밀항은 금지사항이었지만 이들을 보낸 조슈 번의 묵인아래 그들은 중국을 거쳐서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결국 그들이 돌아와서 1868년 메이지 유신을 단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일본에서 여러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가 되지만 조선 침략의 선봉장역할도 하게 된다. 그중에 한명이 바로 그 이토 히로부미다. 그들이 어떻게 일본을 변화시키는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당시 일본은 오랫동안 도쿠가와 막부가 이어져오고 있었다. 왕은 명목상일뿐 실제적인 통치권은 막부가 쥐고 있었는데 전국을 270개의 번으로 나누어서 다스리고 있었다. 그 중에서 사가, 사쓰마, 조슈 이 세 개의 번이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킨다. 당시 막부의 힘은 대단했고 나머지 수십개의 번도 막부편에 있었는데 어떻게 변방의 이 세 번이 유신의 주역이 되었는지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비록 우리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개항을 하고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이미 일본은 어느 정도 외국 즉 서양에 대한 면역력이 있었다. 최초로 유럽인과 만난것이 1543년이었단다. 그 이후로 총을 매개로 한 제한된 무역을 포루투칼이나 네덜란드 등과 하게 되면서 저 멀리 서양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작은 지역의 제한된 교역이긴 했지만 수백년동안 조금씩 쌓이고 쌓인것이 나중에 개항을 했을때 큰 잇점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이런 교역을 하게 되는 곳이 일본 최남단쪽인데 중국에서 제일 먼저 닿게 되는 일본땅이 이 세 번이다. 그리고 이들이 교역을 통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되는데 그것이 나중에 메이지 유신을 위한 발판이 되는것이다. 이들이 가장 큰 이윤을 남긴것은 도자기인데 오늘날까지도 그 명성이 자자한 아리타 도자기 등을 수출함으로써 큰 이익을 올릴수 있었는데 아이러니한것은 그 도자기를 만든 것이 조선인 사기장들이란 것이다. 임진왜란때 수많은 사기장들이 일본으로 끌려가게 되었는데 그들이 모여살던곳이 이쪽 지역이었던 것이다. 우리 사기장들이 만든 도자기가 일본에 큰 부를 만들어주고 이것이 바탕이 되어서 결국 조선을 침략하는 힘이 된것이다.

 

이 세 번들이 처음부터 근대화를 하려고 한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당시 다른 번들과 같이 개항에 반대하고 외국을 배척했다. 그러나 그들의 군사력이 서양에 박살이 나고 정신이 번쩍 들어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외국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미 수백년동안 서양을 받아들이면서 나름의 융통성과 생존법을 얻게 되어서 그렇게 된것이 아니었을까.

 

책에서는 이렇게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게 되는 전단계에서부터 세세하게 훑어주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일본이 그렇게 되었는지 중간 과정을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메이지 유신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게 된것인지 잘 알수 있었다. 메이지 유신은 결코 하룻만에 일어난것이 아니다. 가깝게는 수십년에 걸려서, 그리고 오랫동안 조금씩 쌓여진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 칼날은 우리에게 향했다. 앞으로 또 다른 메이지 유신이 있을지도 모르고 그 여파가 우리에게 또 미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과정을 우리가 알아야 앞으로의 일을 대비할수 있지 않겠는가.

 

생소한 지명이나 이름이 나와서 낯선 느낌이 들긴 하지만 책 자체는 어렵지 않게 잘 쓰여졌다. 지은이가 각주와 여러 사진 그림을 적절히 삽입해서 이해하기 쉽게 했다. 책을 보면 지은이가 참 자료를 철저히 조사했음을 느끼게 된다. 메이지 유신에 대한 이 정도의 설명서도 없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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