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굴 황제 - 로마보다 강렬한 인도 이야기
이옥순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인도하면 카레정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도 그런게 인도는 우리와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고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나라라서 공부할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는 인도대륙이라고 할만큼 거대한 땅과 많은 인구를 가진 대국이고 세계적으로도 많은 영향력을 가진 국가이기에 우리의 발전을 위해서는 관심을 가져야할 나라이다. 당장 우리 주위의 힘있는 나라들을 알기에도 벅찬데 인도까지? 라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많은 가능성을 가진 나라인만큼 알아가면 갈수록 우리에게는 도움이 될 나라이다.

 

그런데 이 인도는 사실 참 복잡하다. 카레 이외에 단편적으로 아는 사실은 간디, 힌두교, 카스트제도 등등이 있겠지만 그걸로는 인도를 안다고 할수가 없다. 인도는 연방국가인데 어느 나라보다도 더 많은 독립된 문화를 가진 수많은 나라들의 연합이라고 보는게 맞을것이다. 땅이 넓은 만큼 부족과 인종의 종류가 많은건 사실이지만 비슷한 중국은 나름의 통일성이 있는 반면에 인도는 제각각이다. 각 지역마다 풍습과 전통이 달라서 어떤 통일된 개념으로 접근하기가 힘든것이다. 그래서 인도의 역사를 보면 인도 북부부터 남부까지 전 지역을 통일하고 오랫동안 유지한 왕조가 거의 없다. 지형도 쉽지 않고 워낙에 큰 땅덩어리라서 그럴것이다.

 

하지만 역사상 그것에 거의 근접한 국가가 있었으니 바로 무굴제국이다. 무굴제국은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배하기전까지 인도를 통치했던 왕조였다. 인도 북부부터 남부까지 아우르는 대제국을 형성한 나라였다. 당시의 국내총생산 즉 GDP가 세계 1위였다고 하는데 중국이 대대로 세계 최강이었다고 믿었던 상식을 깨는 이야기다. 이런 무굴 제국에 대해서 우리는 그저 인도에 있었던 나라중에 하나로만 알고 있고 관련된 책도 많이 없는게 현실이다. 인도의 근현대사를 바로 이어주는 무굴에 대해서 알아가는것이 인도를 아는 하나의 길임을 생각했을때 무굴에 관한 내용을 담은 이 책이 나온건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사실 이 책은 무굴 제국의 전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것이 아니다. 일종의 간략한 역사를 서술하고 있는데 주로 무굴 제국을 흥하게 했던 황제들의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어서 전반적인 무굴 제국에 대해서 알기는 힘들다. 또 무굴 제국이란 대제국이 한두권에 담길 분량도 아니고. 하지만 무굴제국의 유명한 황제들을 통해서 무굴이란 나라를 알아가는데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굴은 몽골이라는 말의 페르시아어라고 한다. 그러니까 몽골이 무굴과 같은 이름이란말이다. 이것에서 무굴이 몽골의 후신이라는것을 알수있는데 그렇게 직접적으로 연결하기 보다는 중간에 티무르를 거쳐서 이어진다고 봐야한다. 무굴전에 대제국이었던 티무르가 몽골의 후예를 자처했는데 이 무굴은 티무르의 자손임으로 무굴제국이 몽골의 후손이 된것이다.

 

중동에 세력의 근원을 두었던 티무르의 자손인 바부르는 인도를 정복하는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여겼다. 인도는 알렉산더도 결국 점령하지 못했던 오지중의 오지. 바부르도 그런 위기가 있었지만 특유의 통솔력으로 결국 인도 북부로 진출하는것을 성공하고 무굴의 기초를 쌓게 된다.

 

이런 무굴을 최대로 키운 황제는 보통 악바르라고 부르고 이 책에서는 아크바르라는 황제다. 그는 어린 나이에 황제에 올랐지만 곧 놀라운 수단을 발휘하여 제국을 최대한의 판도로 키웠다. 비록 제국은 이슬람교의 기반위에 세워졌지만 제국의 영토안에 있던 힌두교나 시크교 같은 타종교에 대해서도 관대했고 세금은 적절했으며 능력으로 인물을 등용했다. 게다가 그 자신이 뛰어난 군사전략가이기도 해서 여러 전투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그래서 무굴제국에서 아크바르는 위대한 황제중의 황제가 된것이다.

 

아크바르를 이은 자한기르, 샤자한, 아우랑제브의 황제들도 나름의 능력을 발휘해서 제국의 번영을 구가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그 현명하던 아우랑제브도 나이가 들면서 유연성이 떨어졌는지 자신의 정책을 뒤집기 시작했는데 바로 종교적인 차별과 탄압이었다. 어찌보면 무굴 제국의 흥성은 이슬람교와 힌두교의 연합에서 이루어졌다고도 볼수있는데 아우랑제브는 힌두교에 대한 관용정책을 거두게 된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지지가 떨어져나감으로써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많은 전쟁으로 국고가 바닥나기 시작했다. 결국 위대한 황제의 이름은 아우랑제브에서 끝나고 그의 사후 몇십년안에 무굴은 형편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것이다.

 

이야기는 쉽게 잘 읽힌다. 우리가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무굴의 황제들을 이 책을 통해서 그 면모를 알수있는 좋은 기회였다. 무굴 제국 전반에 대해서 쓴 역사서가 아니기에 좀 빈약한 면이 있긴 하지만 인도의 역사중에 무굴의 역사를 좀 더 자세히 알아갈수 있어서 좋았다.

 

몇년후에는 인도의 인구가 중국을 넘는다고 한다. 이미 인도는 세계 최대인구의 민주주의 국가다. 영국 식민지배의 유산인 영어사용능력을 기반으로 전자업종에 큰 강점을 갖고 부상하는 나라다. 우리가 결코 무관심해서는 안되는 나라다. 그 나라를 알기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를 알아야하는 법. 이 책이 인도 전반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한 촉매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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