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에 갇힌 여자 스토리콜렉터 63
로버트 브린자 지음, 서지희 옮김 / 북로드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사실 강력범죄는 대부분 남자들이 저지르고 그 형태가 포악하면서도 잔인하기 때문에 여성이 형사로 나오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나와도 보조역할이 많다. 법의학자나 다른 지원부서같은 실제적인 위협을 덜 느끼는 역할로 많이 나오는데 이번에 나온 이 시리즈는 여성이 경찰이고 그것도 한 부서를 이끄는 팀장겪인 위치에 있는 경감이다. 이른바 '에리카 경감 시리즈'. 남자경찰이 주는 와일드하고 거친것도 좋지만 여성경찰이 주는 치밀하면서도 세밀한 수사도 충분히 재미있을꺼 같은데 이 시리즈가 그것을 충족시켜줄듯하다.

 

이야기는 미모의 한 여인이 끔찍한 살인을 당하는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그냥 그런 살인 사건이 급변하게 된것은 피해자가 거물의 딸이었기 때문이었다.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있고 군수산업쪽으로도 정부와 긴밀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의 딸이 그렇게 처참하게 살인을 당했으니 난리가 날법도 할것이다. 언론에서도 대섵특필되고 무엇보다도 그 정치력있는 피해자의 아버지가 사건을 해결하라고 닥달을 하는 통에 담당 경찰서는 죽을맛이다. 사건의 최일선에 있는 마쉬 총경은 그래서 한 사람을 불러온다.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에리카 경감. 어떤일로 한동안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사건에 투입이 된다. 마쉬 총경과 그전에 함께 일했던적이 있기도 했지만 그 전에 강력 사건들을 훌륭하게 해결한 능력이 있기에 그를 불러온것이다.

 

한창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팀원속으로 에리카가 들어가니까 사실 좀 어색한 면도 있긴 했지만 워낙에 중대한 사건이라서 곧 협력해서 사건속으로 들어간다. 우선 피해자의 신상에 대해서 파헤치는데 그야말로 미인이다. 집안도 대단한데 거기에 미인이라니 상류사회에서 꽤나 주목을 끌었을것이다. 그런데 이 피해자가 그냥 주목을 끈게 아니라 주목끄는것을 좋아해서 이리저리 활발한 활동을 한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바로 문란한 사생활. 그녀의 SNS 즉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조사해보니 수많은 남자와 찍은 사진이 있는것이었다. 아마 그것이 하나의 단초가 되지 않았을까.

 

한편으로 그녀의 아버지인 더글러스 브라운은 경찰에 큰 영향력을 미칠만큼 정계에 큰 힘이 있고 또 사업쪽으로도 성공한 사람이지만 왠지 뭔가가 있는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표면적으로는 딸의 살해범을 빨리 잡기를 원하지만 집안 자체가 뭔가 분위기가 묘하다. 피해자의 사건과 뭔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주인공인 에리카는 모종의 사건으로 인한 충격으로 한동안 수사 일선에서 떠나있다가 갑자기 호출이 되어서 불려온 처지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에는 베테랑 형사의 모습이 아니라 좀 허약하고 실수도 보이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아니 왜 이런 사람을 수사팀장으로 불러왔나하는 의문을 들게 한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자신감을 찾게 되고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게 된다. 그러나 사건은 의외의 방향성을 보이면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단서가 나오긴 했지만 확정할수없는 상태에서 에리카의 주장은 묵살이 되고 결국 수사권을 박탈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것도 모종의 힘이 작용한 것이다.

 

에리카의 진가는 여기서 발휘된다. 손발이 묶인 아무것도 신분의 상태에서도 끝까지 실마리를 붙들고 추적해나가면서 결국 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상관에게 과감하게 대들기도 하고 또 적당히 숙이기도 하면서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팀원들에게도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믿음을 사게 되고 그들의 사기를 북돋으면서 팀을 잘 이끄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이 이 주인공의 장점이고 또 이것이 이 시리즈를 이어가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는게 아닌가 싶다.

 

시리즈의 첫판이니만큼 처음에는 조금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뒤로 갈수록 사건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주인공의 성격이나 캐릭터가 잘 잡혀가는것이 느껴진다. 남자가 아닌 여성경감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꽤 흥미있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결말은 이런 스릴러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미리 알아챌수있을꺼 같긴 했지만 그래도 이야기 전개가 촘촘하고 잘 짜여져있고 개연성이 있게 쓰여진거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다른 경찰 팀원들도 흥미로왔는데 특히 같은 여성 경찰인 모스는 기존의 소설에서 볼수없는 배경을 보여서 놀라왔다. 여러가지 배경 묘사가 영국이란 나라를 실감하게 하는것도 나름 특색있었던 부분이었다.

 

스릴러 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새롭게 주목해야할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기존에 잘 없었던 여성경감이 주인공이기도 하면서 섬세하고 세밀한 묘사와 생동감있는 캐릭터들이 잘 조화된 이야기들이라서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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