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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연의 역사기행
전인초 외 지음 / 학고재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아마 삼국지만큼 오랜 세대에 걸쳐 널리 사랑받는 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동북아시아의 대표적인 사회관념이자 통치이념인 인(仁),의(義),예(禮),지(知),신(信),용(勇),충(忠) 등이 삼국지만큼 드라마틱하게 구체화된 문학작품이 없으며, 무엇보다 그것을 역사적 사실이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된다.
또한 삼국지에는 유비,관우,장비,조조,제갈량,조자룡 등 수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면서도 각각의 인물에 대한 묘사가 풍부하여 이들 역사상의 실존인물들이 활자속에서 다시 살아움직이는 듯 느껴지는 생생한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또 하나의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집필진이 삼국지에 등장하는 역사유적지를 답사한 결과인데, 위,촉,오 삼국의 중요유적지를 방문하여 그 장소가 배경이 된 삼국지의 주요내용들을 상기하며 현실속에서 존재하는 삼국지의 또다른 매력을 전하고 있다. 물론 유적지에는 역사적으로 실재하는 유적지가 있는가하면 후대에 소설에 바탕을 두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유적지 또한 존재한다. 즉, 삼국지는 오랜 시간을 거쳐오며 원래 실화였던 내용들이 소설(연의)화되는 과정에서 덧붙여진 허구들이 많은데, 중어중문과 교수들답게 실제 있었던 역사적사실과 허구적내용들을 지적하고 있는 것도 이 책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그러나 충분치 못한 사진자료와 저자들의 여행기간이 짧아서 더 많은 장소가 소개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면이고, 이를 만회하려는 듯한 2부의 삼국지 인물편(유비,관우,장비,제갈량,조조)은 차라리 내용을 보완하여 별개의 책으로 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