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만 하면 콧대가 높아지는 미국생활 회화표현
신융빈 지음 / 홍익미디어플러스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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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의 제목 중 콧대가 높아진다는 표현이 적절치 못하다고 느껴지는데,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회화 표현들은 영어권에서는 일상의 언어로 쓰이는 지극히 평범한 표현들이지, 특수한 계층이나 사회에서 쓰이는 표현이 아니다. 즉,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표현들을 달달 외워 잘 써먹더라도 원어민들의 눈이 휘둥그레져서 외국인인 나의 콧대가 높아진다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다는 말이다. 책의 제목에 현혹되지 말자. 책의 내용은 물론 영양만점의 표현들이긴 하지만, 영어권 국가에 갈 사람들은 이 정도는 휘날리는 깃발 아래 몰려다니는 관광객이 아닌 이상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이다.

책의 구성은 인사, 소개, 약속, 여행 등 45개의 상황별로 자주 쓰이는 표현과 간단한 설명과 예제, 응용표현으로 구성되어있다. 또 군데군데 문법적 사항과 어법연구 등도 도움이 된다. 어려운 표현은 하나도 없다. 우리나라 중학교 영어 정도의 단어 수준이면 이 책을 읽는데 별 지장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웬만한 단어는 뜻과 발음기호까지 표시해 놓았다. 문제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이 이러한 정말 필요한 일상생활의 표현들을 가르치지 않으니까 이런 종류의 책이 자극적인 제목으로 출판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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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킹 대화의 법칙
래리 킹 지음, 강서일 옮김 / 청년정신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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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방송으로 낯이 익은 래리 킹의 저서이다(요즘은 영화 카메오 출연도 잦다). 이미 카네기의 책 등 대화의 요령에 대한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다지 특별한 건 없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다른 책에서도 많이 설명하고 있듯, 상대방에의 관심, 유머, 솔직함, 용기, 평이한 언어 등이 대화의 기본법칙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즉, 대화의 법칙은 그런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는 뜻이리라.

'어떤 형태로 대화가 이루어지든지, 훌륭한 대화자가 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 열의,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 등을 갖추어야 한다. (중략) 철저한 준비, 청중에 대한 이해, 그리고 간결한 표현은 성공적인 연설을 위하여 항상 필요한 요소이다.' (277쪽)

자신의 경험에 바탕을 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하여간 책은 쉽게 썼기 때문에 책을 한번 잡으면 지루하지 않게 술술 읽힌다. 이런 주제의 책은 대개 독서의 진도가 지지부진하게 마련인데, 역시 대화의 달인답게 책도 이야기하듯 쉽게 쓴 모양이다. 아쉬운 점은 오타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는 점과 미국문화에 대한 이해없이는 와닿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는 점, 그리고 한글제목이 내용에 비해 좀 딱딱하다는 점이다.

대화에 대한 저자의 철학은 다음 글에 잘 나타나 있고 이것이 그가 책을 쓴 목적일 것이다. '말이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 우리는 말을 통하여 타인과 연결되고, 그것은 살아가면서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나 대화할 일이 생기면 그것을 좋은 기회로 생각하기 바란다. 그리고 현재 화자로서 당신이 능력이 어느 정도이든, 다음 두 가지는 꼭 명심하라. 1) 스스로 말을 잘 하지 못한다고 느낄지라도, 당신도 잘할 수 있다. 2) 스스로 생각할 때 말을 잘 하는 것 같아도, 지금보다 말을 더 잘할 수 있다.' (278~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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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나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셨다
데즈카 오사무 지음, 정윤아 옮김 / 누림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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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이나 '밀림의 왕자 레오','리본의 기사(사파이어 왕자)' 등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데츠카 오사무는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책은 1986년부터 88년까지 2년여 동안의 데츠카 오사무의 강연 테이프와 기록을 모아 정리한 것이다 처음부터 자서전으로 기획한 책이 아닌 것 같아 자서전으로서의 완성도는 떨어질지 모르나, 데츠카 오사무의 에세이라던가, 주변인물들의 데츠카 오사무에 대한 글들, 또 그의 만화작품 등이 군데군데 들어가 충실한 내용에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가 성공을 이루게 되기까지 그에게 영향을 주었던 어머니, 선생님들, 친구, 은사 등이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그의 천부적인 재능을 살려 만화가로서의 그를 있게 한 결정적인 원동력은 그의 어머니였으며, 학생시절의 몇몇 선생님들 또한 전쟁중이라는 각박한 상황 속에서도 그에게 용기를 북돋와 만화를 계속 그리게 했던 혜안을 보여주었다.\ 개인의 재능과 노력 외에 부모, 선생님, 친구들이 그 사람의 성공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단순한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하고, 어릴 때부터 보아왔던 그의 작품들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철학은 '생명의 존귀함'과 '인간존엄'이라는 것도 느끼게 된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있는 사람뿐 아니라 부모나 선생님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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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대장은 살아 있다 - 만화노스탤지어
황의웅 지음 / 시공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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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주먹대장을 보고 자란 세대이다. 개인적으로 주먹대장이 본격적으로 연재되었던 어깨동무보다는 새소년이나 소년중앙의 애독자였기 때문에 주먹대장을 전부 읽지는 못했지만 아직도 그 독특한 내용과 캐릭터, 그림체는 머리속에 생생하다.

저자 자신이 주먹대장의 열렬한 팬이어서 그럴까, 책 곳곳에는 주먹대장에 대한 저자의 열정을 볼 수 있다. 작가 김원빈 선생을 밀착 인터뷰한 것이나 주요 에피소드와 캐릭터를 정리한 것, 그리고 만화에 대한 심층분석 등은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또한 주먹대장의 최초 탄생은 50년대였다는 것, 90년대에 코믹점프에 다시 연재했던 것, 단행본이 잠깐 나왔었다는 것 등 그동안 전혀 몰랐던 사실들도 알게 되었다. 다만 주먹대장을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계획으로 만들었었다는 3D CG 데모는 기대에 훨씬 못미쳐 아쉬울 따름이다.

우리만화의 역사에 대한 자료수집과 정리가 시작된 지 이제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일본 아니메나 망가에 대한 책이 속속 출판되는 상황에 비추어 지금까지 우리나라 만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전체적으로 자료가 너무나 부족한 현실이 개탄스럽던 참에, 이런 주제로 나온 책들 중에 개중 내용이 알차고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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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개
하인리히 뵐 지음, 정인모 옮김 / 작가정신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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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뵐을 처음 알게 된 건 그의 대표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와 '아담아, 너는 어디 있었느냐?'를 통해서였다. 두 작품 모두 감명깊었던지라, 이들 외에 뵐의 작품을 찾기가 그다지 수월하진 않아 아쉽던 참에 다행히 뵐의 유작단편집인 본 책이 그 아쉬움을 덜어주었다.

책에 실린 11편의 단편중 전쟁전에 씌여진 작품은 '불사르는 사람들' 한 편인데, 상기한 두 작품이나 본 책의 나머지 작품들과도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신과 신앙생활에 대한 뵐의 열정이 녹아있는 작품이긴 한데, 엮은이의 평가와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다른 작품들은 주로 전쟁중이나 전후독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베르코보 다리 이야기'나 '죽은자는 더이상 복종않는다', '도주자'에서는 그의 '아담아,너는 어디 있었느냐?'에서 보였던 전쟁의 부조리함과 삶과 죽음에 대한 허무함을 다루고 있으며, '실낙원','아메리카' 등 그 외의 작품에서는 전후 경제의 궁핍함과 전쟁의 상흔 등이 주요 소재와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삶과 죽음, 그리고 그 무의미함, 절망, 고독, 전쟁의 파괴성 등이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이긴 하지만 뵐의 작품의 특징이자 내가 뵐을 좋아하는 이유인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사그러들지 않는 진한 휴머니즘의 향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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