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보도에 나와 있었는데, 많은 이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있거나 유아차를 밀고 있었다. 모두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했다. 그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은 서로 함께있다는 것을,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을 얼마나 쉽게 당연한일로 받아들이는가! 누구도 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 같았다.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지금은 다르게 다가왔다. 그는 그저 배 나온 늙은이일 뿐 전혀 쳐다볼 만한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 사실이 그를 거의 자유롭게 했다. 인생의 많은 시간을키 크고 잘생기고 배가 나오지도 않은 남자로 하버드 캠퍼스를거닐며 보냈다. 그 시절에는 사람들이 그를 쳐다보았다. 학생들은 존경어린 눈빛으로 힐끔거렸고, 여자들 또한 눈길을 주었다. 동료들이 말해주기로, 학과 회의 때 그는 위압적인 존재였다. 그런 모습을 의도했던 터라 그는 그 말을 사실로 받아들였다. 이제 그는 콘도를 짓고 있는 부두 한곳을 어슬렁어슬렁 걸으면서, 사방에 물과 사람이 보이는 이곳으로 이사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흘끗 본 뒤 다시 집어넣었다. 딸과 통화하고 싶었다. - P10
이제 잭은 올리브키터리지에게로 흘러가는 마음을 그냥 두었다. 키 크고 덩치 크고, 맙소사, 올리브는 이상한 여자였다. 그는올리브를 꽤 좋아했는데, 솔직했고-그게 솔직한 건가? 그녀에겐 뭔가가 있었다. 남편과 사별한 여자, 올리브는 잭의 인생을구해준 거나 다름없었다-그는 그렇게 느꼈다. 같이 몇 번 저녁을 먹으러 갔고, 한 번 콘서트를 보러 갔다. 그가 그녀의 입술에키스했다. 그때를 생각하니 큰 웃음이 터지려고 했다. 그녀의 입술, 올리브키터리지. 따개비가 잔뜩 들러붙은 고래와 키스하는것 같았다. 그녀에게는 두 해 전 태어난 손자가 있었는데, 이름을 할아버지, 즉 올리브의 죽은 남편 이름을 따서 헨리라고 지었다. 잭은 그게 딱히 신경쓰이지 않았지만, 올리브는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잭이 뉴욕으로 가서 리틀 헨리를 만나보라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음,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 P19
지금잭은 자리에서 일어나 안락의자로 가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리고 오늘 물고기 눈을 한 끔찍한 남자가 그를 차에 붙여 세웠을 때 목격한 개미들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개미. 해야 하는 일을하면서 죽을 때까지 사는 존재들. 잭의 차에 짓뭉개져 그토록 무분별한 학살을 당해도. 그는 정말로 개미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중세시대 인간행동, 그리고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이 살해되고 그 결과 유럽의 모든 이들이 서로를 학살하던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시대 인간행동을 연구해온 잭 케니슨-그런 잭이 개미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내일은 일요일이고, 긴 하루가 될 거라고 예감했다. - P37
그 말을 한사람이 누구였더라? 대단하지 않다는 말? 올리브 키터리지였다. 타운의 어느 여자에 대해 말할 때 그 표현을 썼다. "그 여자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요."올리브가 그렇게 말했었다. 그런 여인이존재했고, 사라졌다. 지워졌다. 결국 잭은 종이를 꺼내 펜으로 썼다. 올리브키터리지, 당신이보고 싶습니다. 혹 당신이 전화해주거나 이메일을 보내거나 나를 보러 와줄 수 있다면 아주 기쁠 거예요. 그리고 그는 편지에서명을 한 뒤 봉투에 집어넣었다. 침을 묻혀 봉인하지는 않았다. 보낼지 말지는 아침에 결정할 것이다. - P38
올리브는 자신이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올리브는 남자가 좋았다. 늘 남자가 좋았다. 아들을 다섯 낳고 싶었다. 그리고 그랬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늘 있었는데, 왜냐하면 크리스토퍼가……… 오, 사 년 전 헨리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부터 줄곧그래왔듯, 올리브는 자신을 내리누르는 생생한 슬픔의 무게를느꼈다. 그리고 헨리가 죽고 이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무게가 가슴에 묵직하게 얹혀 있는 것이 느껴지는 듯했다. 크리스토퍼와 앤은 첫아기 이름을 크리스의 아버지 이름을 따서 헨리라고 지었다. 헨리 키터리지.참 멋진 이름이었다. 멋진 남자였다. 올리브는 손자를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 P45
자 있을 때 찾아사실 올리브는 나이를 먹으면서 왜 남편에 대한 마음이 굳어버렸는지 그 이유를 몰랐다. 그것은 그녀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이었다. 긴 결혼생활 동안 그들 사이에 생겨난긴돌담-그들 사이를 갈라놓았지만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곳에 이끼로 덮인 따뜻하고 움푹 팬 자리가 있어서, 때로 느닷없는 이해의 웃음이 터질 때면 두 사람 사이의 그 자리에 햇빛이 일렁이기도 했다―이더욱 높아지고 단단해져서 작은 구멍에 꽃이 피기는커녕 담을따라 얼음 폭풍이 몰아치는 것 같았다. 달리 말하면 그들 사이에뭔가가 생겼고, 그것은 극복할 수 없는 듯 보였다. 어떤 날에는여기는 돌덩이가 더해진 자리, 저기는 돌멩이 한 무더기 (크리스토퍼의 사춘기, 오래전 그녀와 같은 학교 동료 교사였던 짐 오케이시에 대한 감정, 시보도라는 여자와 헨리가 벌인 어이없는 애정행각. 죽음의 협박 속에서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하면서 헨리와 함께 견딘 범죄의 공포, 크리스토퍼가 이혼하고 타운을 떠난 것)가 보태진 자리라고 짚어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노년으로 향하면서 그들 사이에 왜 그렇게 높고 끔찍한 담이 세워졌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잘못이었다. 그녀의 심장이 쪼그라들수록 헨리의 심장은 더욱 굶주렸다 - P50
애슐리가 끙하는 신음과 악 하는 비명이 뒤섞인 큰 소리를 냈다. 그리고 뭔가가 쑥 빠져나왔다. 올리브는 여자가 아기를 낳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뭔가 덩어리 같은 것을 낳았다고 생각했다. 거의 진흙덩어리 같은 것을. 그러다 곧 그것의 얼굴과 눈과 팔을 보았다. "오, 맙소사"올리브가 말했다. "아기가 태어났어요." "자, 어떤 아기가 태어났는지 볼까요" 하고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올리브는 그의 손이 자신의 어깨를 잡은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남자는 구급차를 타고 왔는데, 차 들어오는 소리도 듣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책임감 가득한 그의 얼굴을 본 순간, 그녀는 그에 대한 사랑이 와락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말린이 잔디밭에서 일어섰다. 얼굴 위로 눈물이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오, 올리브." 그녀가 말했다. "오, 놀라워요." - P55
잭이 잠시 그녀를 지켜보았고, 이어 재미있다는 듯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 잡혔다. "올리브," 그가 마침내 말했다. "당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나는 몰라요. 몇 번 전화했는데, 아마 뉴욕에 손자를 보러 간 모양이라고 생각했어요. 자동응답기 없어요? 분명 있었던 것 같은데, 예전에 내가 메시지를 남긴 적이 있는 것 같거든요." "손자는 만나본 적 없네요."올리브가 말했다. "그리고 자동응답기는 당연히 있죠."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아, 어느 날 꺼버렸네요. 누가 자꾸 전화해서 휴가 상품에 당첨됐다는 메시지를 남겨놓는 바람에. 다시 켜지 않은 모양이에요." 그녀는 이제자신이 진짜로 그랬다는 걸 깨달았다. 그 빌어먹을 기계를 다시켜지 않은 것이다. - P62
그날 밤! 올리브는 파도가 자신을 높이높이 던져올리며 위아래로그네를 태우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이내 어둠이 아래에서 밀고 올라오는 것 같아 공포를 느끼며 버둥거렸다. 자신의 삶이 자신의 삶이라니, 참으로 바보 같은 생각 아닌가 자신의삶이 달라진 것을 많이 달라질지도 모르고 혹은 전혀 달라지지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양쪽 생각 모두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끔찍했다. 파도가 자신을 높이 밀어올릴때만큼은 기쁨을 느꼈으나, 그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고, 곧 다시내려와 파도가 출렁이는 깊은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런 식이었다―이쪽저쪽, 위로 아래로. 그러는 동안 그녀는 지쳤고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새벽이 되어서야 그녀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 P69
그러고는 말했다. "자는 중이에요." 그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소리가 참 우렁찼다. 그것이 올리브의 신체감각을 자극했다. 전율이 일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공포를 느꼈다. 몸이 기름에 흠뻑 적셔진 상태에서 누가 성냥을켜서 갖다댄 것처럼. 그의 웃음이 일으킨 공포, 전율, 그 느낌은악몽 같았지만, 한편으로 그녀 자신이 쑤셔박혀 있던 거대한 캔의 뚜껑이 방금 열린 것 같았다. "진짜예요." 올리브가 말했다. 그러고는 침대에서 돌아누웠다. "얼른, 저리 가요, 잭."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눈을 꼭 감았다. 제발,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도 그게 어떤 의미인지알지 못했다. 제발, 그녀가 다시 생각했다. 제발.. - P70
토요일 오후, 케일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리를 지나 미스 미니가 지내는 요양원으로 갔다. 3월 중순의 날씨는 추웠지만 눈은거의 내리지 않았다. 케일리의 자전거는 보도에 떨어져 있던 잔가지 위를 덜컹거리며 달려갔다. 장갑을 끼고 있지 않아서 손이시켰다. 미스 미니는 케일리가 지금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 위층에 살았었다. 미스 미니는 그 집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케일리가 청소를 맡았던 첫번째 집의 주인이었다. 노부인은 작은 체구에 눈이 아주 크고 눈동자 색깔이 짙었다. 케일리는 세월과 더불어 집안에 덕지덕지 눌어붙은 때에, 특히 부엌에 낀 때에깜짝 놀랐다. 그래서 케일리는 때를 닦아내고 또 닦아냈고, 그러는 동안 미스 미니는 부엌 입구에서 들여다보며 "오, 일을 참 잘하는구나, 케일리!" 하고 말했다. 미스 미니는 손뼉을 치기까지하며 케일리가 한 일에 감탄했고, 케일리는 그래서 미스 미니를좋아했다. 미스 미니는 케일리가 일을 마치면 늘 오렌지주스를따라주고, 식탁 맞은편에 앉아 케일리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학교나 친구들에 대해 물어보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케일리에게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P83
아버지의 병세가 아주 깊었던 어느 날, 그가 침대에 누워 케일리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케일리가 가서 아버지의 입에 귀를 갖다댔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나는 늘 너를 가장 예뻐했다." 그리고 잠시 뒤에 덧붙였다. "네 엄마는 브렌다를 가장 예뻐하지." 그의 입가에 하얗고 끈끈한 침 같은 게 묻어 있었다. "사랑해요, 아빠." 케일리가 말했다. 그러고는 티슈를 집어 그의 입가를 조심스럽게 닦아주었고, 아버지는 따뜻한 눈빛으로그녀를 쳐다보았다. 케일리는 종종 그 순간을 아버지가 당신이 가장 예뻐하는 아이가 그녀라고 말해준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어머니를 생각했다. 어머니는 늘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있었고, 지금은 시내치과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었다. 저녁에도 케일리에게 할말이 거의 없는 듯했고, 케일리는 종종 그것이 마음의 상처가 되었다. 이따금 케일리는 실제로 아픔이 작은 파도처럼 가슴에 들이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다. 사람들이 마음의상처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상처를 말하는 거라고. - P87
그녀가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가 말했다. "어디 갔었니?" 케일리는 링로즈 부부의 집에서 청소를 끝낸 뒤 자전거를 탔다고 말했다. 아주 아름다운 날이었다고. 그리고 케일리는 피아노 앞에앉아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오, 어찌나 열심히 쳤던지! 아무리건반을 눌러도 음악의 신선한 토양 속에 손가락을 충분히 깊이박아넣을 수 없다는 듯이 모차르트 소나타를 잇따라 쳐나갔다. 치고 또 쳤다. 그러고 나서 앉아서 저녁을 먹는데 어머니가 말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피아노에는 손도 대지 않더니. 거기 덩그러니공간만 차지하고." 케일리가 말했다. "계속 칠 거예요. 그러니 없애지 말아주세요." - P90
케일리가 아주 어렸을 때, 어느 날 그녀는 어머니에게 자신이예쁜지 물었다. 어머니는 말했다. "글쎄, 어떤 미인대회에 나가도 우승은 못할 거다. 하지만 기형쇼 같은 데 나갈 일도 없겠지." 사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얼마 전 케일리 -그때 6학년이었다는 미인대회에 나가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체육 선생이 그녀를 따로 불러 셜리폴스 타운에서 ‘리틀 미스 목시‘ 대회가 열리는데 나가보지 않겠느냐고 한 것이다. 케일리의 아버지는 길길이 날뛰었다. "내 딸은 누구든 외모로 평가받는 일이 없어야한다!" 아버지는 정말로 화를 냈고, 그래서 케일리는 체육 선생에게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럴 수 없다고. 그리고 케일리는 대회에 나가든 못 나가든 상관이 없었다. - P92
슬픔의 파도가 밀려와 케일리를 덮쳤고, 그녀를 놔주지 않았다. 그녀는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통과했고 해안을 따라 달렸다. 링로즈 씨를 생각하며 달리고 또 달렸다. 그사이 일어난 일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지만, 그 일은 그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그로 인해 그녀는 거의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하던 대로 해나갔다. 자전거를 탔고, 도넛가게에서 일주일에 이틀씩 오전에 일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남자가목요일 오전에 하루 더 일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점점 피폐해졌고, 어느 오후 비사 배브콕의 부엌에서 칫솔을 들고 바닥에 엎드렸을 때는 정말로 어질어질했다. 버사 배브콕은 집에 없었고, 케일리는 일어서서 편지를 남겼다. 여기서 더이상 일할 수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들통도 비우지 않고 칫솔도 바닥에 둔 채로 떠났다. - P101
케일리는 어머니가 소리를 지르고 또 지르는 모습을 계속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케일리에게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더이상 그 상황이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녀 안의 스위치가 꺼진것 같았다. 그녀 안에서 커져가던 모든 공포가 사라졌다. 이걸로끝. 신경쓰이지 않았다. 심지어 어머니가 그녀의 뺨을 때렸고 눈물이 와락 솟구쳤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건 그녀가 느껴본 가장 이상한 감정이었고, 그 감정이 무서웠다-어머니가 아니라 그 감정이. 그녀의 침묵은 어머니의 분노를 더욱 증폭시키는 것 같았다. "네 언니한테 전화해야겠다!" 어머니가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상황이 종료되고 어머니가 케일리의 침실에서 나갔을 때, 케일리는 주위를 둘러보았고 방안은 무참히 파괴된 듯 보였다. 작은 책상에는 넘어진 전등 위에 팬티 한 장이걸려 있었고, 양말은 저만치 벽에 날아가 있었으며, 분홍색 퀼트이불은 찢겨 있었다. - P103
많은 일, 시민권 운동, 이제는 훨씬 좁아진 세상, 링로즈 선생이결코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방식들로 연결된 사람들에 의해. 그리고 케일리는 링로즈 씨를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그에 대한 생각을 멈춘 적이 없었다. 그가 견뎠을 외로움을, 고작 몇 피트 떨어진 곳에서 지금도 견디고 있을 외로움을. 케일리는 고개를 젓고, 두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지금 이순간에 그저 이 순간만큼은-다시 그와 가까이 있는 것, 그것이 그녀가 바라는 전부였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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