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이 세상에 인간의 힘으로 이해 못할 인간의 일이 별로 없음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이틀만 지나면 나는 서른두 살이 된다. 고작 서른둘이다. 얼마나 더 살아야, 불쑥불쑥 들이닥치는 생의 불가사의에 대해 의연하게 찡긋 윙크해줄 수 있을까? 엄마에게 전화를 걸 수는 없었다. 엄마도 나에게 전화를 걸어오지않았으므로 피장파장이다. 연말은 이렇게 버틴다 해도 새해 첫날에는 집에 가야만 할 것이다. "그 아저씨 누구예요?"라고 곧바로 따지고 들어야 하나. "자주색 스카프 잘 어울리던데요"라고 빙빙 돌려떠봐야 하나. 어쨌거나 엄마 얼굴을 아무렇지도 않게 마주볼 자신이없다는 것만은 숨기지 못할 진실이었다. - P146
모름지기 시무식이란,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의지로 새로운 삶을살겠다고 의지와 열정을 활활 불태우는 장이 아니던가. 나 역시 첫 출근길까지만 해도 ‘새로운‘ 오은수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기특한 욕망으로 들끓었다. 그러나 짜증이 덕지덕지 붙은 표정으로 사장의 신년사를 경청하고 있는 동료들의 얼굴을 보자 콘돔에 바람 새나가듯 절로 기운이 빠졌다. 그냥 느지막이 출근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덕담을 서로 건네고, 신년맞이 특별 보너스 전달식이라도 좀 갖고, 점심으로는 새각오로 전투력을 다지라는 뜻으로 소갈비나 좀 뜯고는 일찌감치 퇴근하는, 아름다운 시무식을 진심으로 꿈꾼다. 그러나 사장의 연설은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되었다. - P152
도시의 방이란 무엇일까. 시골마을에서는 이웃에 가려면 언덕을넘고 개울을 건너야 한다. 그러나 도시의 방과 방 사이, 집과 집사이는 다닥다닥 붙어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물리적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불편하다며 늘 투덜거리곤 한다. 타인과 가까이 있어 더 외로운 느낌을 아느냐고 강변한다. 그래서일까. 그들은언제나 나를 외롭지 않게 만들어줄 나만의 사람, 여기 내가 있음을 알아봐주고 나지막이 내 이름을 불러줄 사람을 갈구한다. 사랑은 종종 그렇게 시작된다. 그가 내 곁에 온 순간 새로운 고독이 시작되는그 지독한 아이러니도 모르고서 말이다. 컴퓨터의자에 앉은 태오의 등은 완강하고 딱딱해 보였다. 이럴 줄알았으면 방 두 개짜리를 얻는 건데.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변기에 걸터앉자, 이제 오롯한 내 공간은 여기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옆집 화장실의 물 내리는 소리가 평소보다커다랗게 들려왔다. 도시의 방들은, 가늠할 수 없는 거리 위에 위태로이 서 있다. - P180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 명제는 참일까? 물론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점점 더 힘이 든다. 빽빽한 나무들이 울창하게 둘러선 숲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우리 회사 황부장에게는 백아흔아홉 가지의 나쁜 점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오후 네 시의 테러였다. 종일 아무얘기도 없다가 딱 오후 네 시만 넘으면 갑자기 호출해서는 새로운업무 처리를 지시하곤 하는 것이다. 내일 아침까지 끝내라는 첨언은 차라리 애교스러웠다. 오늘 역시, 두어 시간 야근으로는 어림도 없을 만한 분량의 작업에 망연자실해 있을 때 유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은수, 뭐야? 어린애랑 살림 차렸다며?" - P183
나는 휴전을 선언했다. 태오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세게 닫았다. 딸깍, 걸쇠 잠그는 소리가 엽총의방아쇠 장전하는 소리처럼 터무니없이 커다랗게 공명했다. ‘비밀‘과 ‘연애‘는 서로 상냥하게 스며드는 단어다. 연애는 철저히 개인적인세계의 비즈니스다. 그러나 사귀고 있는 남자를 부모 앞에 데려가는것은 다르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겠다는 각오를 담고 있다. 주머니 속의 연애를, 광장에 세우겠다는 것이다. 공인을 받겠다고, 사회적 승인의 최초 단계를 통과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것이다. 나는 윤태오와 함께, 한낮의 태양이 내리꽂히는 광장 한복판에 나설 자신이 없다. 그리고 그에게 그것을 똑똑히 이해시키기란 불가능하다. - P189
우리가 달려가는 곳이 설마 절벽은 아니겠지? 재인은 서해안의 이름 모를 해변으로 차를 몰았다. 봄이 당도하지 않은 해변은 황량했다. 바다로 나가는 길목에 누가 나무 장승을 세워놓았을까. 다섯살짜리 사내아이 키 높이의 장승은 물이 밀려들 때는 바다에 잠긴채, 물이 쓸려갈 때는 몸을 드러낸 채 온종일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바람이 휭휭 불어 머리칼이 휘날렸다. 버려진 검정색 비닐봉지도 춤추듯 나부꼈다. 바다 앞에 한 줄로 서서 우리는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때론 어떤 언어도 침묵을 압도하지 못한다. 서해안의 이름 모를 작은 해변 풍경 속으로, 우리들은 낡은 표지판처럼 묵묵히 잠겨들었다. - P279
"혼잔데요. 저 혼자예요." 나는 가만히 되었다. 안심 스테이크가 포함된 디너 코스를 주문하고, 하우스와인도 한 잔 시켰다. 나를 위해 이 정도의 작은 선물은 해줄 수 있었다. 비통할 것도 없고 죄책감을 가질 것도 없다. 오랫동안 나는 온전한 내 힘으로 나를 벌어 먹였다. 그저 쉬고 싶었을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쉴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것은 내 자발적 의지의 산물이다. 와인은 향긋했고 스테이크의 육질은 보드라웠다. 나는 태연한 포즈로 고기를 꼭꼭 씹었다. 눈물 같은 것은 나지 않았다. 불행하지는않다고, 간신히 생각했다. - P292
"오늘 뭐 했어?" 이렇게 묻는 당신. 당신에게 악의가 없다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있다. 그것이 "밥은 먹었어?"라거나 "요즘 감기 무섭더라" 따위의, 별뜻 없는 안부 인사와 다를 바 없는 말이라는 것도 잘 안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무심한 질문이 누군가에게는 순식간에 면도날로 턱을 베인 느낌일 수도 있음을 기억해달라는 것뿐이다. 이를테면 오늘 내가 한 일이 바로 이것이라고 당당히 밝히기 어려운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말이다. 아, 오해는 하지 마시라. 오늘 한 일이 무어라고 자랑스레 떠들어대지 못한달 뿐이지, 그렇다고 해서 오늘 한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니까. - P295
끙, 들릴락말락한 신음을 목울대로 삼키며 아버지가 돌아누웠다. 딸에게 아버지는 최초의 남자이고, 아버지에게 딸은 최후의 여자라고 했던가. 내 인생 최초의 남자는, 신문에 나오는 ‘나쁜 아버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디서 배다른 동생을 낳아오지도 않았고, 식솔들로 하여금 커다란 경제적 곤궁을 맛보게 하지도 않았다. 육체적 폭력을 사용한 일도 없다. 그것이 전부일까. 그렇다면 ‘좋은 아버지‘인가 ‘좋은 아버지‘와 ‘나쁜 아버지‘ 사이에는 얼마나 수많은 현실의 아버지들이 있는가. 나는 설거지통의 주걱을 꺼내들어 부엌 벽에 패대기쳤다. 별로 위협적이지 않은 소리와 함께, 흰 벽에 뿌연 물기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 P360
엄마가 식탁에 올린 음식은 냉이가 듬뿍 들어 있는 된장찌개였다. 맛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다. 엄마가 만든 된장찌개의 맛을 평가하기에 내 혀는 이미 너무나 익숙해져버렸으니까. 지금껏 엄마가 만든 된장찌개를 모두 몇 번이나 먹었을까. 헤아릴 수 없는 그숫자들의 무게만큼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세월이 속수무책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 차곡차곡쌓인다는 걸 알겠다.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나. 식구(食口)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의 구성원 셋은 한 톨의 대화도 없이, 오직 끼니를 때우기 위해 모인 사람들처럼 열심히 밥을 먹었다. 김치를 집다가 엄마 쪽을 보았다. 엄마는 무엇인가를 어금니로 오래오래 씹고 있었다. 눈 아래 거뭇한 기미가 번져 있었다. 눈은 깊고 고요했다.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엄마의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 - P361
이것은 결국 아버지와 엄마의 일이었다. 당사자인 그들이 직접 해결해야 했다. 결론이 어떤 방식으로 내려지든 나는 그저 인정하고 따르면 될 뿐, 애초부터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사춘기 때부터 주구장창 주장해왔으면서, 왜 부모의 인생이 그들의 것임을 몰랐을까. 암흑 같은 원룸의 스위치를 올리면서 갑자기 외로워졌다. 혼자 살기 시작한 뒤 이런 심란한 기분은 처음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는 가족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세상에 무수히 많은 1인 가족이 있다는 건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다. 그들에게 사회의 최소 단위는명백히 자기 자신일 뿐이다. 개인과, 개인과 개인과, 개인으로 이루어진 세계. 나라는 개인은 제도 안에서 비껴나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노력해왔다. 하지만 한편으론 고독이라는 허기를 참지 못하고 체온을 나눌 누군가를 찾아 주파수를 곤두세운다. 개인과 개인이 영원을 약속하는 순간, 제도가 탄생하는 그 모순을 뼛속깊이 겁내면서도. - P362
서른두 살 봄밤. 나는 ‘스노우 펠리스 205호에 홀로 누운 채 천장을 응시하고 있다. 저 천장을 방바닥으로 쓰던 여자, 몇 달 전 쓰러진 채 발견되었던 305호 여자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그녀의 인생도나처럼 까끌까끌했을까. 언제부턴가 삶은, 아래로 쭉쭉 미끄러지기만 한다. 서울시 마포구에 거주하는 1975년생 여성들을 무작위로추출하여 ‘현재 가진 것‘과 ‘장래성‘의 항목을 중심으로 심사한 뒤, 순위에 따라 한 줄로 쭉 세우는 상상을 해본다. 더는 물러설 자리가 없을 때, 사람들은 결단을 내리나 보다. - P363
오년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친구들을 따라 점을 보러갔을때, 점쟁이는 동쪽으로 가면 귀인이 나타난다고 했다. 솔깃해지는동시에 아쉽기도 했다. 동쪽으로 가면 서쪽 남쪽 북쪽은 어떡하라는거지? 기회란, 동서남북 사방에 모래알처럼 그득그득 널려 있는 건줄로만 알았으므로 나는 오만하게 투덜거렸다. 반드시 지금 선택할 필요는 없잖아? 그렇게 말하는 내 목소리에묻어나던 자신감의 그림자를 기억한다. 골라야 할 품목이 너무 많아질식해버릴 것 같다고, 선택을 미루는 것이 나의 선택이라고 지껄여댈 때에도 역시 그 말들 속에는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확고한 암시가 전제되어 있었다. 그러나 착각의 거울이 와장창 깨져버린 지금, 사방이 가로막힌 광 - P363
장 한가운데 갇혀 있는 느낌에 나는 부르르 몸을 떤다. 이대로 조금더 지체했다가는 안주머니 가장 깊숙한 곳에 감춰둔 마지막 패 하나마저 시효를 잃을 것이다. 꽁꽁 숨긴 그 마지막 패의 이름이, 정말로 ‘결혼‘인지는 묻지 마시라. 인생이란 어차피 불분명한 게임이니까. 과감히 질러야 할 순간을 헤아리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터질것 같다. - P364
우리는 입을 다문 채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때론 타인의 상처를일부러 건드려 파헤치지 않는 것이 이 도시에서 통용되는 우정의 한방식일지도 몰랐다. 우리들은 어쩌면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순간들은 다 어디로 갈까. 언젠가 지금과 비슷한 시간을 지난 적이 있다. 대학 졸업반 무렵의 늦봄이었다. 우리는 캠퍼스 한구석의벤치에 조르르 앉아 꽃이 지는 풍경을 보고 있었다. "내년 이맘땐 - P438
다들 어디 있을까?" "그러게 말이야. 안 그래도 심란한데 꽃은 왜지고 난리야." 그때 우리가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면 그건 아마도 이 세상이 너무도 드넓게만 여겨졌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친구들은 큰 소리로 떠들고, 짧게침묵했다. 침묵의 찰나는 깊었다. 해마다 어김없이 봄꽃은 피었다 지고, 우리는 여전히 막막하게 흔들리고 있다. 다시 십 년쯤 뒤 우리는 또 어딘가에 모여 꽃이 지는이유를 추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우리 모두 조금. 아주 조금씩은 달라져 있겠지. 꽃이 지는 새로운 이유를 발견해냈겠지. 그렇게 믿어보기로 한다. - P439
불현듯 기습적인 허기가 느껴진다. 포장마차의 휘장을 걷고 들어선다. 구부정한 자세로 떡볶이를 먹는다. 별별 일이 다 일어났다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곤 하는 이 도시에서, 이쑤시개로 떡볶이를 찍어 먹으며 허기를 달래는 조그만 여자의 모습은 아무의 관심도 끌지 못할 것이다. 반투명한 비닐 창밖으로 거리가 어룽져 보인다. 내 곁에 다가왔다 떠난 이들이 나에게서 무엇을 읽고 갔는지 나는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건 단 한 가지. 그들이 기억하고 있을 그어떤 나의 얼굴도 오롯한 오은수는 아니라는 것. 완전한 오은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여기, 맵고 달콤하고 뜨겁고 말캉한 떡을 묵묵히 씹어 삼키고 있는 나의 심장은 1초에 한 번씩 진지하게 뛰고 있다. - P440
길 건너 스타벅스에 들어가 카페모카를 주문한다. 문득 웃음이 난다. 1,500원짜리 떡볶이로 저녁을 때운 주제에 후식으로 두 배가 넘는 가격의 커피를 마시다니. 통장 잔고를 헤아려보려다 그만둔다. 창가 자리가 나를 위해 운 좋게 비어 있을 리 없다. 매장 한 구석 작은 원형 테이블에 쟁반을 올려놓는다. 쟁반 위에, 머그잔이 달랑 하나뿐이다. 혼자라는 사실이 또렷하게 실감난다. 서른두 살, 가진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다. 나를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우울한 자유일까, 자유로운 우울일까. 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무엇이든? 아스팔트 위로 돌연 굵은 빗방울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거리를 걷던 행인들이 일제히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펼쳐 든다. 모두들 오늘 - P440
의 일기 예보를 충실히 숙지한 채 길을 나섰나 보다. 거리는 곧 색색의 우산들로 물결을 이룬다. 나에게는 우산이 없다. 예측 불가능한 인생을 사는 것은, 오로지 나뿐인가.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유리로 된 자동문이 세상을 향해 활짝 열린다. 곤두박질치듯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다. 무늬 없는 7cm 검정 하이힐이 주저하듯 그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을 나는 똑똑히 내려다본다. 빗속은 생각보다 아늑하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팔을 앞뒤로 흔들며 걷는다. 버스 정류장에서 발을 멈춘다. 저녁의 정거장, 길들은여러 갈래로 뻗어 있다.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아무도 가르쳐주지않는다. 다만 가장 먼저 도착하는 버스에 무작정 올라타지는 않을것이다. 두 손을 공중으로 내밀어본다. 손바닥에 고인 투명한 빗물을 입술에 가져다 댄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의 맛이다. - P441
작가의 말
이것은 나의 도시에 사는, 나의 은수에 관한 이야기다. 당신의 도시에 사는, 당신의 인물과는 전혀 다를 수도 있다. 당연하다. 나는 요즘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5년 늦여름부터 2006년 초여름까지 은수와 함께 지냈다. 누군가와 헤어져야 할 때 억지로라도 태연을 가장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맨송맨송한 얼굴로 보내기 힘들다. 덕분에 여러 가지를 버틸 수 있었다. 그녀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달콤한 나의 도시」가 내 이름이 아니라 오은수의 이름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주신 권신아님과 문학과지성사 식구들에게특별한 고마움을 전한다.
2006년 7월 정이현 - P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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