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 심리여성학
진 시노다 볼린 지음, 조주현.조명덕 옮김 / 또하나의문화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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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심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고 있는 책으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라는 것을 전제로 신화 속 여신의 유형을 탐구한다. 물론 신화 속 여신의 특성을 집단 무의식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면에서는, 기존에 연구되었던 ‘융’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융의 시각이 가지고 있었던 양극화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면에서, 여성심리학에 대해 융의 시각보다 더 진보적인 시각을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는 처녀 여신들의 특성을 정신 질환 증세로 설명했다. 그는 여성 신체와 정신에 나타난 다른 면을 보려 하지 않고 해부학적으로 여성에게는 남성이 지닌 남근이 없기 때문에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라고 여겼다. 그래서 능력 있고 자신감 있으며 사회에서 무슨 일인가를 이루려고 하는 여성은 남성성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그에 반해 융은 프로이트에 비하면 여성에게 꽤 관대한 시각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여성의 의식의 영역에는 여성성이 있지만, 무의식의 영역에는 남성성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융은 누구나 양성성을 지니고 태어나기 때문에 여성의 내부에는 ‘아니무스’가 존재하고, 남성의 내부에는 ‘아니마’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아니무스와 아니마는 의식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이 갖는 보편적, 집단적, 선험적인 심상들에 의해 구성되는 원형(archetypes)으로 집단 무의식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숙된 인간이 되기 위해서 남성의 내부와 여성의 내부에 있는 특성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것은 종래의 프로이트의 시각과는 사뭇 다르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여성이 남성성을 개발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융의 시각이 여성과 남성을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세부 특성 중에 긍정적인 측면은 대부분 남성성에 속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성성을 개발할 수는 있겠지만 원래 그런 특성을 타고난 남성과 같은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봤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무의식내의 요소를 계발하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 부자연스러운 일인가?!


그래서 이 책은 융이 말한 개인적 경험이 아니라 사람들이 역사와 문화를 통해 공유해 온 모든 정신적 자료의 저장소인 집단 무의식의 신화적 원형에 대해 인정하지만 융의 시각의 양극화는 거부하고, 융의 도식이 어떤 여성에게는 설득력이 있지만 모든 여성에게 설득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여신들의 원형을 가부장제의 틀에 고정시켜 분석하지 않고, 생동적이고 믿음직스런, 현실적인 여성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신화적 원형을 탐구하고, 우리 내면에 있는 여러 여신들의 모습을 깨달아 갈 때,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의 특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지닌 여신이 여성성만을 지니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그런 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사회나 관습에 의한 불평등에서 벗어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의식이 불평등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때, 내면의 평등한 무의식이 발현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여성이여! 스스로를 개발하라! 그 누구도, 그 어떤 상황도, 자신만큼 스스로를 억압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때,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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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09-03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볼만 하겠어요~.

가시장미 2007-09-03 14:59   좋아요 0 | URL
네 읽어볼만 합니다. 으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