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문체에 무거운 주제를 담은 소설...그래서 위태해보인다. 혹여 깨지지는 않을까하고.
남편이 묻는다.
무슨 소설이야? / 응, 아내가 결혼을 해. /
아,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구나 /
아니, 아내가 결혼을 한다니까...그러니까 내가 당신하고 결혼한 상태에서 내가 또다시 다른 남자랑 결혼을 한다니까.../ 뭔 소리야....
보편적인 소재를 담고 있지 않아서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책 안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수긍이 가니 참 묘한 소설이다.
소설이 꼭 어렵고 무거워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너무 가볍다고, 너무 쉽게 읽히니까 폄하할 생각은 없다.
소설을 읽으면서 시대가 변하긴 변했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책에는 내가 아는 수많은 축구선수 이름이 등장한다. 그래서, 재미가 있었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으면 좀 지루했을라나....모르겠다.
그래도, 아쉬운게 많다.
우선, 내가 인아처럼 두 남자와 결혼을 하려면 수퍼우먼이어야 한다는것.
가사노동에서 벗어날 수도 없으며 두 집 살림을 거뜬히 해 낼수 있어야만 가능하다.
난, 이런 결혼시켜줘도 안한다. 살림못하는 나는 그녀가 하나도 부럽지 않다.
그리고, 역시나 그들은 현실인 한국을 떠날수 밖에 없으며, 그 아슬하고 불안한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글쎄요다.
누가 이해를 해주겠나? 알려지기라도 하면...그래서, 그들의 이상한 관계를 아무에게도 밝힐 수 없다.
두 남자는 어쩔수 없이 술도 같이 마시고, 같이 축구도 본다...자신의 처지를 아는 건 친구도 아니요 바로 적 밖에 없으니...
역시나 이건 받아들여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증이다.
그래도, 그의 시도가 신선하다.
어쩜 그렇게 천연덕스럽게...우리 집은 투톱 체제라고 말할 수 있는지...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부러웠다.
심플한 인생을 사는 나에게는 두 남편을 '거느리고'사는 복잡한 그녀가 참 고단해보이니..
나도 제도권 문화에 너무 익숙해진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