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구판절판


이십대 중반에 나의 이상형은 백과사전 같은 남자였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자신의 무식함을 매일 발견하던 시절의 기준이었다. 지금은 백과사전을 책장에 꽂아두는 것으로 만족한다. 의존적 대상 선택의 기준을 가진 사람이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그 기준이 되는 결함 속에 영원히 매몰될 수도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른 나이에 결혼하는 사람은 대체로 의존적 대상 선택의 기준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에 비해 너무 늦게까지 결혼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애적 대상 선택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본다. 그런 이들은 유아기에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순조롭게 못해 그 사랑을 자기 자신에게 돌린 이들이다. 자기애적 대상 선택의 특징은 우선 자기 이미지와 닮은 사람에게 사랑을 느낀다. 타인을 사랑할 때도 그 대상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 대상에 비친 자기 이미지를 사랑한다. 자기 이미지가 미화되고 부풀려져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대상도 실제보다 이상화시켜 흠모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것은 상대방의 참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관계가 지속되면서 이상화된 이미지가 깨어지면 그 모든 잘못이 상대방에게 있는 듯한 실망감을 안게 되고, 사랑도 종말을 고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애적 사랑이 불행한 진짜 이유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나 공감, 배려가 없다는 점이다. 상대방에게 비친 자신의 이미지를 사랑하고, 자기 멋대로 사랑을 쏟아붓기 때문에 상대방의 의견이나 감정은 고려되지 않는다. 자신이 쏟아붓는 사랑에 대해 상대가 즐거워하는지 부담스러워하는지, 심지어는 경멸하고 혐오하는지조차 관심이 없다. 이런 사랑의 보편적 사레는 짝사랑이고, 극단적이고 불행한 사례는 스토커의 사랑일 것이다. -34쪽

이제 나는 사람들이 탐욕스럽게 보이고 타인들이 나를 시기한다고 느껴질 때면 자신에게 이렇게 묻는다. 내가 지나치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타인의 소유물 중에서 무엇을 파괴하고 싶은가? 누군가 나를 미워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도 자시에게 물어본다. 내가 지금 미워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 "남에게 보이는 관심을 반만 줄여도 생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역시 게슈탈트의 말이다. 우리가 '남에게 보이는 관심'이란 대체로 방어의식이거나 시기심이거나 의존성이거나 투사의 감정 중 하나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140쪽

교회음악을 공부하는 여학생은 아버지가 목사라고 했다. 어느 날 밤 그녀는 성장기를 목사의 딸로 보내야 했던 어려움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엄격한 규율과 서로 빤히 하는 교회사회에서 항상 우등생, 모범생이 되기를 요구받은 성장기의 숨막힘에 대해 들려주었다. 유학 중에도 그는 한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거의 받지 않은 채 생활비며 방세를 아르바이트로 해결하고 있었다. 그의 청교도적 성장 배경과 몸에 밴 검소함을 염두에 두면 이탈리아 할머니들의 화장과 액세서리에 대해 천박하다고 말하는 배경 역시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 -165쪽

"나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한 사람의 사랑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그처럼 가슴 아픈 구절이 또 있을까 싶었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은 "타인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일에 지극한 만족감을 느낀다"는 뜻이고, 또한 "나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돌볼 줄 모른다"는 뜻일 것이다. 나아가 "내가 사랑을 느끼는 대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며, 그리하여 내 사랑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본 일이 없다"는 뜻과 같은 것이다.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길 줄 모른다"는 뜻과 닿아 있을 것이다. -198쪽

타인에게 과잉 친절을 베푸는 사람에게 두 부류가 있을 것이다. 상대에게 사기를 치는 사람과 자기 자신에게 사기치는 사람. 심리적으로 더 문제가 되는 사람은 후자이다. 그런 이들은 친절하고 관대한 사람이라는 자기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 자기가 받고 싶은 보호와 관심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방식으로 친절을 베푸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으로부터 돌아올 호의를 무의식적으로 기대하면서 그 일을 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호의를 베풀어놓고 상대가 그것에 대해 보답하는지를 지켜보는 무서운 속성이 있다고 한다. 오른손이 한 일에 대해 왼손이 보답받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그동안 내가 베푼 친절에도 틀림없이 그런 속성이 있었을 것이다. -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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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23시간 55분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짧은 5분 미학!!

채널 13을 통해 들려주는 가슴으로 알아야할 지식들...

그 책이 소개한 책들....


총 3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우주로부터의 귀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전현희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07년 07월 15일에 저장

과학전쟁- 정치는 과학을 어떻게 유린하는가
크리스 무니 지음, 심재관 옮김 / 한얼미디어 / 2006년 4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7년 07월 15일에 저장
절판

생태계
카를로 론디니니 지음, 장 파올로 팔레스키니 그림, 이희정 옮김 / 사계절 / 2006년 2월
8,800원 → 7,920원(10%할인) / 마일리지 440원(5% 적립)
2007년 07월 15일에 저장
절판

늙어가는 대한민국- 저출산 고령화의 시한폭탄
이현승·김현진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3년 8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2007년 07월 15일에 저장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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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석유시장 쟁탈기 ㅣ 그랜드 펜윅 시리즈 4
레너드 위벌리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천장이 어디인지 모르고 매일 오르기만 하는 석유를 볼때마다, 출퇴근을 자동차에 의존해야 하는 직장인의 입장에선 한숨이 먼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시사만화 속 풍자에서처럼 석유값을 반값으로 해주겠다는 후보가 나온다면 몰표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서민경제에 깊은 주름을 준다는 석유가격을 분석해 보면 세금이 상당히 높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휘발유의 경우 가격의 57%가 관련 세금이란다. 입이 딱 벌어질 수 밖에 없는 높은 수치인데....속내를 들여다 보면 다음과 같다고 한다. 돈 쓸 곳이 많은 정부 입장에서는 거대 석유업체에서 착착 걷어다 주는 유류세와 같은 간접세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란다. 직접세를 걷는 것에 비해 엄청 편리한 간접세를 줄이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듯 싶다. 거기에다가 유류세를 낮추게되면 석유소비 억제효과가 낮아져 석유 소비량이 늘어나는 불상사가 난다는 것이 정부의 친절한(?) 설명이다.

 이러한 설명을 듣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벌어먹고 살기 위해 차를 꼭 굴려야만 하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듯 싶어 화가 나기도 한다. 이러한 차에 우리의 약소국 그랜드펜윅의 석유시장 쟁탈기는 소심한 소시민의 가슴을 후련하게 뚫어주었다.

 책의 줄거리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이 아주 간단한데...한 거대 석유 재벌이 막대한 이익을 얻기 위해, 지구상의 아주 작은 약소국에서 석유가 생산된다라는 거짓 정보를 흘려 석유값 농단을 하려했다. 하지만 실제로 막대한 양의 석유가 매장되었다라는 놀라운 사실이 오히려 확인됨으로써 세계 석유값이 하향 안정화 되었다는 믿거나 말거나라는 이야기.

 지구상 어디쯤에 그랜드펜윅 같은 나라가 하나쯤 있어, 국제 시세보다 더 저렴한 가격 이하로는 절대 안팔겠다는 나라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차 좀 마음 놓고 타고 다녔음 한다. 또한 그러한 놀라운 발견을 하는 이들이 그 나라 지질학과의 가장 우수운 성적의 졸업생이란 점도 아주 아주 맘에 들었다.

 치솟는 석유값으로 인해 머리 아푼 사람이라면.....가벼운 마음으로 이책 한번 읽어보시길 진심으로 권한다. 최소한 이 책 읽는 동안은 머리가 덜 아풀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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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오한숙희 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4년 11월
절판


일을 남편에게 맡길 때에는 큰 덩어리를 줘야지 지엽말단적인 일을 시키는 식으로 하면 안된다. 당신이 외출 준비를 하면 내가 이거 할게, 이렇게 역할 분담을 대등하게 하자. 모자를 좀 비뚜로 씌웠건, 기저귀 스티커가 잘못 되었건 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어 모자가 비뚤어졌네, 살짝 한마디 하면서 옮기면 되는데 아 모자를 왜 이렇게 씌웠어요, 하는 식으로 말하면 곤란하다. 기저귀가 잘 안 채워졌더라도 남편이 이것을 계속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는 한 그 안에서 개선이 이루어진다. 여러 번 하다 보면 다 고쳐지게 마련이다. -118쪽

자녀 앞에서 부모는 하나의 통일된 의견을 일관 되게 보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론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나 그것은 아이를 대하기 전에 부부 사이에서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 입장이 통일되지 못하면 아이는 어머니한테 한 말 다르고 아버지한테 한 말 다르게 양다리 작전을 펴서 더 잘못될 수 있다고 한다.
흔히 엄마들이 많이 쓰는 아이다루기의 한 방법은 아버지를 '무서운 사람'이나 '최종 결정권자'로 설정하는 것이다......당근과 채찍을 적당히 섞어 쓰지만 이 속에서 아이가 느끼는 것은 '엄마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또 이속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아이에게 잘못 전달될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는 아이에게 이런 면이 있어요. 그걸 감안해서 판단합시다.", "당신이 그렇게 하면 나는 이런 어려움을 겪게 돼요."라고 하는게 훨씬 건설적이다. -128쪽

부모들은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고 선택은 결국 자식이 하는 것이다. 기회를 줄 때는 단번에 금방 들어 주지 않아야 한다. 제삼 제사 확인하고 부모가 보는 견지에서 그걸 배우면 이런 어려운 점이 있겠다, 지금은 아직 어리다든가, 이런 것은 지켜 줘야 한다고 약속도 하면서 시작하게 한다. 너 그렇게 말하니까 엄마가 시켜 주긴 하는데 못하겠다고 그러면 안 돼, 그렇게 한다고 햇으면 책임져, 하면서 협박을 해서는 안된다.
........막상 해 해보니까 뭐가 어떻더냐 하면서 아이가 이야기를 쭉 하도록 유도한다. 처음에는 이러이러한 게 좋은 것 같았는데 아니더라, 그러면 이번 일을 경험삼아 너무 좌절하지 말아라 한다. 다으에 또 아이가 뭘 하겠다고 하면 지난 번에 그런 경험이 있는데 또 되풀이하지 않을 것 같으냐고 물으면서 상기시켜 준다. -133쪽

부모가 보기에는 결과가 불을 보듯이 뻔하게 느껴지겠지만 아이가 이번에는 나름대로 깊이 생각했다 싶으면 알면서도 속아 줘야 한다. 그때 아이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면서 여유를 가진다. 아이한테도 충분하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훈련시켜야 한다. 만약 태권도를 배우고 싶어한다면 태권도를 배우는 형한테 그거 어떠냐고 물어 보게 하는 숙제를 내주고 그 형이 재밌다, 그런데 좀 다치기도 하고 힘들다고 했다고 하면, 그러면 넌 참을 수 있겠느냐, 무슨 띠에서 무슨 띠로 바뀌는데 얼마나 걸린다더냐, 그렇게 오래 걸린다는데 해낼 수 있겠느냐...이렇게 구체적으로 그 세계가 어떤지 아이한테도 알아보게 한다. -134쪽

아이게게 표현을 하자. 네가 이만큼은 할 줄 알았는데 솔직히 엄마는 화났어, 하면서 화난 표정을 지어도 좋다. 그런데 이 화를 합리적으로 애한테 전달해야지, 스케치북 이리 갖고 와 하면서 찢는다든지, 애가 뭐 이따위냐,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하면서 한번만 더 엄마한테 뭐 보내달란 소리를 하면 가만 안놔 두겠다든지 하면서 한다면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134쪽

어느 결혼식에서 주례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가 어떤 아이를 낳아서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걱정하지 말고,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고 노력하십시오. 아이들은 부모가 산 대로 삽니다. 아이와 부모는 바로 두 개의 거울입니다."-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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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 현대예술에 대한 거침없는 풍자
에프라임 키숀 지음, 반성완 옮김 / 마음산책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거장이 그린 난해한 현대미술작품 앞에서 서면 무슨 생각들을 하시는지요? 이를테면 캔버스에 칼로 세줄을 그었을 뿐인 작품, 온통 노란 전시실에 검은 점들만이 무수히 찍혀있는 작품, 하얀 캔버스 위에 딸랑 한줄, 두줄, 그리고 세줄만 있는 작품 등등 말입니다.

 난해하기 그지 없는 작품들 앞에서 기존 미술시간에 배웠던 지식들은 그저 그런 앎에 불과할 뿐. 내 앞에 있는 미술작품(커다란 캔버스에 한줄만 달랑 그려져 있는 이 작품 - 솔직히 이걸 작품이라 불러야 할련지 의문이 드는게 더 솔직한 심정이네요)을 이해하고 감상하는데에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그리곤 자기에게만 들릴만한 조그만 소리로 한마디 하죠. "역시 학교에서 배운건 당췌 쓸모가 없다니깐" 

 하지만 옆에 누군가 있다면 작은소리 조차 내뱉는 것이 두려워집니다.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어린아이를 제외한 누구도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는 진실을 말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 책은 저와 같이 고통(현대미술의 난해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인해 받게되는 고통)을 받고 있는 침묵의 다수를 위한 책입니다. 저자 앞으로 온 수많은 편지들을 통해 그러한 고통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알려줌으로써 나름 작은(?) 위안을 줍니다. 혹자는 그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고통을 안받기 위해서라도 작품감상을 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십니다. 분명 일리 있는 말씀이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수많은 세금낭비 사례들을 보고 있노라면 피가 솟구치는 것을 느낍니다. 또한 예술품 경매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는 작금의 상황도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평론가의 말장난이 아닌, 그냥 느끼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최소한의 작품성을 가진 그러한 작품들이 더욱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백년 뒤에도 위대한 작품으로 남을 수 있을련지에 대해 강한 의문이 드는 난해하기 짝이 없는 현대미술의 고가작품들 감상으로 인한 고통에서는 하루 속히 벗어나시길 바라면서...

 20세기 가장 위대한 화가 중의 한명으로 불리우는 피카소는 스스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유언을 통해 ' 나는 단지 시대 사람들이 지닌 허영과 어리석음, 욕망으로부터 모든 것을 끄집어 낸 한낱 어릿광대일 뿐'이라고 선언하기에 이릅니다. 어리광대의 광대짓은 그냥 보고 느끼면 되는 것입니다. 거기에 해석이란 메스를 들이대면 허공만이 남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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