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사무라이 - [초특가판] 일본 고전명작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 시무라 다카시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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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가 익은 후에 도적들이 마을로 약탈하러 온다는 소리를 들은 가난한 마을 주민들은 아주 저렴한 값으로 고용할 수 있는 사무라이들을 찾아나선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만난 사무라이들이 바로 7인의 사무라이. 개성넘치는 사무라이들이 도적떼들과 한판 승부를 벌여 도적들을 물리친다는 간단한(?) 줄거리의 영화. 영화가 나온 이후 후배 감독들에 의해 수없는 변주를 통해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어진 유명한 영화다.

소문만 듣다가 드디어 내눈으로 감상하게 되었는데.....네글자로 줄인다면 역시 명불허전.

7명의 개성 넘치는 사무라이들도 다양한 이야기꺼리를 주는 캐릭터여서 좋은데다가, 약탈만 당하는 힘없는 무지랭이 농민들조차도 단순한 피해집단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촘촘한 이야기 구조. 그리고 포로라고 산적 잔당을 산채로 잡아왔지만, 홀로 남겨진 할머니의 곡괭이질을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모순된 상황. 그리고 자신들을 지켜준 사무라이조차 사냥해 버리는 농민들. 다양한 생각할 꺼리를 무궁무진하게 제공해 준다. 세시간이란 러닝타임 동안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지를 헐리웃 영화와 비교한다면 왜 이 영화가 위대한지 저절로 알게된다.

만화영화만 좋아하는 딸아이가 커서 어른이 된다면 꼭 한번 같이 보고 싶은 영화다.

뱀발을 덧붙인다면.....싼 만큼 추가 부록 영상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영어 나래이션 하나로 부록영상을 때우고 있을 뿐이기 때문. 하지만 영상만 볼 사람이라면 초저렴한 가격이니 소장하는 것도 그닥 나쁘지는 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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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시골의사 박경철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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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시스라는 정화작용을 통해 마음과 몸이 깨끗한 상태로 돌아가고 싶었나보다. 평소라면 절대 고르지 않았을 이런 종류의 책에 손이 간 것을 보면 말이다. (저자가 시골의사였기에.....반신반의 하는 마음에 고른 측면이 전혀 없지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그리고 책의 중간 중간마다 스스로 좀더 깨끗해짐을 느꼈다.

병원에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차트지를 몇출을 채우기도 바쁜 의사에게 감히 몇마디 묻기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다. 차트에 몇줄 기록으로 남아있는 내 상태가 과연 어떤지, 어젯밤 아니 조금전까지 병원 문턱을 넘기 전까지 했던 고민에 대한 명쾌한 설명과 답변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더 속편하다. 한 환자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이 고작 수분에 불과한 의료현실 속에서 시골의사처럼 환자를 차트지 너머에 살아숨쉬는 사람으로 봐주는 의사를 만나기는 정말 힘들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안동이라는 시골에서 상대적으로 더 못사는 동네에 저렴한 건물에 외과병원을 차리고서, 그곳에 사시는 어른신을 비롯하여 다양한 아픈이들의 사연이 등장한다. 시골의사의 책이 감동적인 것은 바로 차트지에 몇줄 기록으로 남아도 충분할 그런 돈이 안되는 환자들을 감히(?)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데서 출발한다. 애정을 가지고서 - 어쩌면 직업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 아무튼 인내심과 함께 그네들이 털어놓은 이야기에 귀기울이면서, 끝내 마음속으로 울게 만드는 아픈 사연조차도 담담하게 풀어놓는 시골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어느새 안동병원 한구석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은 아마도 시골의사의 글이 가진 마력이 아닐까 한다. 그네들의 삶에 끼어들지도 그렇다고 방관하지만도 않는 시골의사의 태도야 말로 애정어린 시선과 더불어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 싶다.

한겨레신문 지상에서 간간이 만났던 사연들을 한권의 책을 통해 하룻밤(정확히 이야기 하면 저녁 먹고 침대에 올라가서 자정을 조금 넘긴 5시간 동안)동안 읽어나가는 사이, 다양한 사람들의 가슴아픈 사연들을 만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을 꼽으라면 전쟁에 참가한 자신에게 매달 지원금을 주는 정부가 고마워 평생 달고 다녔던 할아버지의 태극기 배지를 떼게 만든 작금의 사태와 군대에서 치명적인 병을 발견하여 치료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대할까봐 걱정하는 아재의 사연이다. 두 사연이 담긴 꼭지를 읽는 동안 치밀어 오르는 욕지기와 분노는 뭔가 잘못된 사회구조와 의료현실를 자연스레 직시하게 만든다. 큰 목소리만 횡횡하는 세상에서도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하는 말의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절감했다.

부디 요강이 되고 싶다는 그 호스피스가 시골의사를 돌보는 그날이 제발 천천히 와주길 진심으로 바랄뿐이다.

뱀발을 덧붙이자면...사는게 힘든 분에게는 절대 강추예요. 한번 읽어볼까 말까 고민하시지 마시고 제발 한번 읽어보시라. 하지만 낼모레 혹시라도 병원에 가실 분이라면 비추입니다. 책속의 시골의사를 현실에서는 절대 만나기 힘든 대도시에 사신다면 절대 보시지 말기를 강조합니다(이거 반어법인거 아시죠....쩝 정말 사족만 붙인 꼴이 되어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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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시골의사 박경철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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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담담하게 들려주는 차트 너머에 살아숨쉬는 사람들이 이야기!! 절대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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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 조직론으로 본 한국 자본주의의 본질적 위기와 그 해법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4
우석훈.박권일 지음 / 개마고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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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라는 그닥 유쾌하지 못한 단어가 한 세대를 가리키는 대표명사가 되어버렸다. 우울하다. 이 우울한 단어를 유행시킨 이가 바로 C급 경제학자라 스스로 주장하는 우석훈 교수와 박권일 전직 기자이다. 물론 예리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있는 현실을 꼭 집어내서 한 단어로 표현한 죄외에는 우울함에 대해 별다른 원인 제공을 한 분들은 아니기에....감사의 말씀을 전해야 하는 것이 옳을 듯 싶긴하다. 우울한 사회가 문제이지, 문제를 지적한 그네들이 무슨 잘못이 있을까?

이 책은 경제대안을 모색하는 시리즈 도서의 두번째 책으로 알고 있는데, 본의아니게 마눌이 먼저 1권을 읽고 어디에다 두었는지 모르는 덕분에 먼저 읽게 된 책이다(다음주 정도에 그 유명한 88만원 세대를 읽을 듯 싶다). 저자의 먼저번 책을 읽지 못한 터라, 순수하게 이 책에 대해서만 말하고자 한다.

우선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무거운 내용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히는 미덕을 가진 책이 더 많이 나와, 인문학의 위기를 날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반가왔다. 저자들의 이름은 앞으로 주목해서 지켜보리라 다짐했다.

한국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을 조직론이라는 신선한(?) 관점에서 분석을 하고 있는데, 공감 가는 부분이 아주 많다. 조직론으로 바라보면 한국사회에선 가장 유능한 조직이 될 수 밖에 없는 조폭과 다단계 판매조직이 있단다. 그네들은 정기적으로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빨간펜들을 외부에서 제거해주기 때문에, 그만큼 새로운 피의 수혈이 가능해져 조직이 새로운 힘과 생명력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럴듯하다. 그에 비해 순혈주의에다 마초들로만 구성된 빨간펜이 숙명적으로 장악할 수 밖에 없는 정부 및 삼성의 조직은 유능한 조직이 되기 어려운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일정부분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었다.

또한 샌드위치론을 들고나와 아주 큰 일이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떤 일이 얼마나 어이 없는 주장이었는가는 책 머리 부분만 잘 읽어도 쉽게 주장의 오류라는 사실을 알수 있게 된다. 선두기업이 아닌 이상 언제나 앞선 기업을 좇아야 하는 이인자와 넘버 쓰리의 추적을 따돌려야 하는 이등기업이 바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숙명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새삼스럽게 그러한 숙명이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천형이나 되는 것처럼 떠들어댄 언론이나, 그걸 주창하신 분이나....(쩝. 그럴듯한 설명이라며 고객를 끄덕거렸던 나를 포함해서 좀더 생각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다)

회사라는 조직에 속해 밥벌이를 하는 회사원인지라, 조직론이 제시하는 해법에 머리는 수긍을 하지만, 가슴은 그닥 뜨거워지지 못했다. 빨간펜을 목표로 승진이란 의자뺏기 놀이에 몰두해야 하므로.....

뱀발....저자들의 분발을 더욱 기대해본다. 그래서 의자뺏기가 아닌 다른 것도 가능한 조직이 얼렁 태어났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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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미술 순례 창비교양문고 20
서경식 지음, 박이엽 옮김 / 창비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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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인적인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들로 고민하던 터에, 우연히 지인의 선물로 다시 읽게 된 책이다. 고민을 풀어보면 의자뺏기 놀이를 한 셈인데...결과적으로 보면 의자를 뺏긴셈이 되어 심란했던 모양이다.

대학교 초년에 이책을 읽은 듯 싶은데....사실 기억에 그닥 남아있지 않는 걸 보면 울림을 얻을 만큼의 경험이 부족했던듯 싶다. 중고교 시절의 독서라는 간접경험만으로 쌓아올린 경험만으로는 아무래도 역사의 소용돌이 한 복판에서 그저 견디어 나갔다고만 표현할 수 밖에 없는 한 가정의 다사다난한 가족사에 공감을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36살이 된 지금 다시 읽은 이 책은 내게 여러가지 울림을 주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하고 한 아이의 아비가 되고, 또 다른 아이가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고, 한번의 물을 먹어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고 생각한 나에게 이렇게 어려운 시절을 견디어낸 나(서경식)도 있는데 왜 그리 힘들어하나라는 위로(?)의 속삭임을 듣기도 했다.

또한 내가 잊고 있었던 세상읽기의 치열함은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는 사실을 부디 잊지 말기를 바라네라는 저자의 속삭임도 들었다. 이건 신문이란 매체를 통해 세상을 읽어내고 싶어했던 풋풋한 청년시절의 내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한데....이걸 생활이란 용광로 속에서 녹아내리면서 잊어버리고 있었던 싶다. 

미술관에 걸려있는 그림을 읽어내려가고 있는 20대 중반의 저 청년은 이제 생활이라는 세상으로의 출발을 앞두고 너무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자신의 앞날에 대한 고민만 하기에도 벅찰텐데, 그는 감옥에 있는 두 형을 옥바라지 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숙명적으로 앉고가야 하는 복잡한 심정일 것이다(이러한 복잡한 심정을 36살 생활전선의 한복판에서야 비스무리하게 느끼는 걸 보면 역시 경험이라는 내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낀다). 그림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 아래에는 그 그림이 탄생하기까지 화가의 뒷 편에서 말없는 희생을 치렀어야 했을 화가의 주변사람(저자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과 그러한 희생을 바탕으로 걸작을 그려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그림그리기라는 힘든 노동을 직접 감당하는 화가에 대한 애틋함이 바탕에 깔려있기에 읽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글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좋은 책은 읽는 이와 함께 성장하는 책이라고 한다. 10여년 전에 읽었던 책을 여차여차한 과정을 거쳐 다시 읽게 되었는데... 20대에는 도저히 느끼지 못했을 저자의 애처로움을 이번 독서를 통해 맛볼 수 있었다. 앞으로 10여년 뒤에 다시 읽을 이 책에서 나는 무슨 맛을 느낄 수 있을까? 부디 성장한 나와 마주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긴뱀발을 붙이자면......나의 서양미술 순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무래도 나(서경식)일 것이다. 이 책을 단순히 유럽 미술관에 걸려있는 유려한 문체의 그림감상문만으로 읽어내려가기엔 그냥 지나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의 두형은 유명한(?) 사상범인 서승과 서준식이기 때문이다. 서승과 서준식은 이 땅의 모순이 만들어낸 비극의 상징일텐데, 너무 유명한 분들이기에 자세한 설명은 피하려고 한다. 궁금하신 분들은 서승의 옥중 19년, 서준식의 옥중서한을 구해서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상징으로 가두어 두기엔 우리와 너무나 같았던 인간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절절히 알게 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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