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신사임당 빌플러스 윤순숙 회장의 주식 탈무드
윤순숙 지음 / 가림출판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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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주식코너에 있던 책을 집어들고 와서, 단숨에 읽어버렸다(문장이 유려해서가 아니라 읽을 꺼리가 없어서였다)

 

100자평을 남길려다가 조금은 길게 남겨두어야 할 필요성을 느껴, 리뷰를 남기고자 한다. 차트와 관련한 해석과 해설이야 개인의 자유이자 하나의 투자기법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금과옥조가 될 수도 있기에 그냥 넘어가련다.

 

공자님, 맹자님 말씀이야 좋은거 새삼스럽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다스려서 가면서 욕심내지 말고, "싼 가격에 사서, 비싼 가격에 팔아라"라는 비법은 정말이지 허를 찌른다 할 것이다.

 

내가 가장 황당하게 여겼던 부분(부자가 되는 쉬운 방법)은 바로 이거다.

동양에서는 자신의 사주팔자와 어울리는 숫자가 있으니, 그 숫자를 기준으로 해서, 4만원씩 일년짜리 적금을 들고, 그거 만기가 되면 40만원씩 일년 짜리 적금을 들고, 그 다음에는 월 400만원짜리 적금을 들고, 그 다음에는 조금 무리해서 4000만원짜리 적금을 들어나가면 된단다. 그럼 쉽게 부자가 된다는데....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이런 주장이 활자화 되어 버젓한 투자지침서로 팔리는게 아리송하기만 하다. 필자의 주장대로만 할 수 있다면 굳이 4만원 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굳이 길게 리뷰로 남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글을 쓴 노력을 생각해서 별을 한개 주고, 편집 등의 노력을 감안해서 반개를 주고 싶은데 알라딘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어서 두개를 줬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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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강하고 슬픈 그래서 아름다운 - CBS 변상욱 대기자의 살아가는 이유
변상욱 지음 / 레드우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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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대를 들이밀지 않고, 그래 수고했어라며 조근조근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아픈 죽비처럼 다가온다. 그의 죽비가 매섭지만 아프지 않은 이유가 바로 저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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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전설 앤서니 볼턴 - 28년 투자수익률 14,000% 달성의 비밀
Anthony Bolton 지음, 손정숙 옮김 / 부크온(부크홀릭)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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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고자 이런저런 주식 관련 책을 많이 읽으려고는 하는데, 직딩이라는 신분상의 한계로 인해 많이 읽지는 못하고 많이 사는 관계로 결국 주로 쌓아두고 있는 편이다. 간만에 짬이 나서 상대적으로 얇은 책을 집어들었는데, 그게 바로 이 책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2009년에 발간되어 아마도 그 해에 구입했거나 그 다음해에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라도 읽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되어진 책이다. 나에게 있어 이 책을 지금 읽었다는 것은 아마도 발간년도부터 따지면 대략 7년 이상의 주식투자 경험이 더해진 상황이라는 덕분에 정말이지 실감나게 읽게되었다는 것이다.

 

경험이라는 값비싼 실패 덕분에 이 얇은 책의 진정한 값어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나 해야 할까? 아무튼......지금이라도 읽게 된 것이 무척이나 다행인 책이다.

 

물론 이 책을 잘 읽어내는 건 오롯이 읽은 이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나랑 감응했던 많은 고갱이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여기에 남겨둔다. 훗날을 위해서......총총

 

뱀발 하나 덧붙이면......경험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아는 기업이 전혀 업어서 말이다. 좀더 세밀한 투자 경험을 들려주는 이야기였다면 더 좋았을텐데.....쩝...

p22. 나는 또한 상대적으로 단순한 기업을 좋아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이해하기 너무 어렵다면 그런 기업은 기꺼이 스쳐 지나간다. 이해하기 쉬운 다른 기업들도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때론 기업의 재무적 특성을 몇가지 비율로 요약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은행을 볼 때는 주가순자산비율(price to book value, 주가/주당순자산. 기업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저평가 또는 고평가되었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수치 - 옮긴이)과 자기자본이익율(return on equity, 순이익/자기자본. 기업이 주주로부터 조달한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 - 옮긴이)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다.

......


p23. 내가 정말 중요한 특징으로 간주하는 것은 기업이 중기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냐는 점이다. 나는 현금을 창출하는 기업이 현금을 소모하는 기업보다 우월하다고 믿는다. 이러한 점 때문에 내가 운영하는 포트폴리오는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종에 편향되어 있다. 성장하는 데 많은 자본이 필요하지 않는 기업은 특히 미력적이다. 현금흐름 투자수익률(cash-on-cash return, 연간 세전 현금흐름/총 투자 현금. 투자한 현금 총액 대비 한해 벌어들이는 현금을 측정 - 옮긴디)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의 매력도를 측정하는 궁극적 수단이다. 현금 창출과 성장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면 대부분의 사모투자자들처럼 나는 일반적으로 현금을 선호한다.


p29. 나는 미팅의 마지막 몇 분(또는 관계자들이 다 모이길 기다리는 최초의 몇 분)간을 항상 경쟁자에 대한, 또는 공급업자나 고객 같은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파트너에 대한 얘기에 할애한다. 그러나 모든 기업의 경영진이 경쟁자에 대해 얘기하진 않는다. 그런 얘기가 기밀을 누설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우리늬 마음이 동하는 것은 기업이 경쟁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할 때다. 나는 그러한 견해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말할 때 우리는 그것들을 몇 배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예를 들어 보통 우리는 기업이 경쟁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리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우리가 예상하는 대로 말할 때(예를 들어 모든 영역에서 사업이 잘 되어가고 있다든지) 나는 보다 회의적이 되어 가능한 한 어떤 형태로든 구체적인 확증을 얻고 싶어진다. 그 대부분이 거짓말이어서가 아니라 많은 `정보조작(spin)`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조작을 꿰뚫어 보는 것이 우리 일의 가장 중요한 측면 가운데 하나다.


p33. 일반적으로 나는 경영진이 자기 위치에 걸맞는 상당한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주식옵션을 갖고 있기보다는 주식을 갖고 있는 편이 낫다. 그래야만 경영진이 올리는 성과가 그에 대한 보상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경영진과 주주의 목표가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자회사 주식을 얼마 보유하고 있지 않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진과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그들이 뭐라고 말하건 경영진을 움직이는 주요한 동기가 대기업 경영진으로서의 명예와 신분, 경영진으로서의 특별 수당 등일 것이며,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은 낮으리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

예를 들어 한 영국 기업과 중국에 나가 있는 제조 과녈ㄴ 부서에 대해 토론할 때 "당신네 중국 일은 잘 돼가고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Yes"일 게 뻔하다. 대신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일부 기업은 중국에서 제조 부서를 운영한다는 게 당초 생각보다 난관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들 하더군요." 이렇게 말하면 보다 흥미롭고 열정적인 대답을 얻을 수 있다.


p39. 우리가 주식을 매수한 가격을 잊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후 주가가 떨어질 때 이것은 심리적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투자 근거가 핵심이다. 이를 정기적으로 되돌아보라. 투자 근거가 나쁜 쪽으로 바귀어 주식이 더는 매수 대상이 아닌, 즉 매도 대상이 되어버리면 주식이 매수가격 이하로 떨어졌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 최초의 근거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지금껏 지속적으로 돈을 잃기만 해온 주식에 매달려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투자의 일반 법칙에 비춰보면 손해를 본 방식을 답습하는 것은 좋은 행태가 아니다.

...

최근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이 사들인 주식의 투자 근거가 틀렸다는 게 입증됐으나 주가가 대단히 싼 가격까지 떨어졌다면 이 주식을 계속 보유하겠는가?" 내 견해는 투자 근거가 무너졌다면 밸류에이션이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p44. 주식시장 역시 비슷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주가가 100펜스인 주식이 있는데, 여러분은 이 주식의 적정 매수가격을 70펜스로 보고 있다고 하자. 이후 주가가 70펜스로 떨어져도 여러분은 내가 계산을 잘못한 게 아닌가 하고 의구심만 품을 것이다. 또한 매도자가 내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가격은 이처럼 그 자체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떨어지는 주가는 불확실성과 우려를 창출하고, 오르는 주가는 자신감과 확신을 가져다준다. 이를 이해하는 것이 투자에 있어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모든 주식 중개업자들은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비인기 주식보다 주가가 상승 추세인 인기 있는 주식을 파는 게 일반적으로 더 쉽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같은 인간 본성을 알고 있다면 훌륭한 투자자는 이런 경향에 스스로 저항해야 한다. 워렌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 "주식시장이란 기본적으로 그저 가격을 정할 뿐이며, 따라서 시장은 우리에게 지시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주문을 받는 존재라는 점이 핵심이다." 주가가 정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지나치게 그것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

p48. "이 나라의 거부(巨富)는 50개 종목으로 된 포트폴리오에서 나오지 않았다. 멋진 기업 하나를 알아본 눈썰미로 이뤄진다. 여러분은 투자를 할 때마다 적어도 순자산의 10%를 하나의 주식에 쏟아 붓는 용기와 확신을 가져야 한다" _ 워렌 버핏

"단기 투자에 초점을 맞추게 된 투자자는 수익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에만 신경을 쓴다. 한마디로 무작위의 함정에 농락당하는 것이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p50. 지금까지 좋지 못한 일주일, 한달, 1분기를 보냈다면 과거의 원인을 연구함으로써 다음 기간에도 좋은 성과를 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생각한다.

애석하게도 투자는 그런 방식으로 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나빴지만 지금 더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 더 잘해낼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노력과 성과 사이에는 단기적인 연관관계조차 없다.

우리는 물론 과거의 실수에서 배워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래에 보장되는 것은 전혀 없다.

나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세가지의 질문을 한다.
- 내 포트폴리오는 최대한 내가 확신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인가?
- 부담해야 할 위험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가?
- 내 실수에서 배울 것은 없는가(거의 언제나 배울 것이 있다)?


p50. 포트폴리오는 가능한 한 "초장기의 포트폴리오를 반영해야 한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현금으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어떤 종목을 얼마만큼의 비중으로 편입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나는 내 확신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종이 한 장을 놓고 맨 위에다 다섯 개의 항목을 적는다. 제목은 `강력 매수`, `매수`, `보유`, `비중 축소` 그리고 `?`이다. 그리고 이 펀드에 들어있는 모든 주식들을 이 다섯 가지 중 해당되는 부분에 나열한다. 이렇게 하면 내 확신의 정도에 형태를 부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는 주식이 도드라져 보이게 된다. 그 조치란 득실을 세세히 검토해보거나, 애널리스트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얻거나, 한동안 만나지 않았던 기업 경영진에 대해 또 한번의 미팅을 요청하는 등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이처럼 여러분의 확신 정도를 계량화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p52. 투자란 실수와의 싸움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맞출 확률이 55~60%만 돼도 괜찮은 편이다. 돈을 번 몇몇 사람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돈을 잃지만 않으면 된다. 돈을 벌려면 너무 자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여러분의 다섯 번의 투자 결정 가운데 두 번은 틀릴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아마도 한 번은 여러분이 주식을 산 뒤 일어난 변화 때문일 것이고, 또 한 번은 투자의 근거가 처음부터 틀렸기 때문일 것이다.

개별 주식에 대한 투자 금액의 크기는 주식에 대한 내 확신 정도, 위험 및 시장성의 정도, 나와 피델리티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비율 등에 따른다. 우리는 어떤 기업의 주식이건 최대 보유 지분율이 15%를 넘지 않게 한다는 절대 한도를 설정해두고 있다. 그런 다음 확신의 정도가 변할 때마다 투자 금액의 크기를 조정해나가려 한다. 기업과 미팅을 가진 뒤거나 특정한 기업의 뉴스가 흘러나올 때는 보유 비중을 높이고, 주가가 상승했거나 대차대조표상의 수치가 악화됐을 때는 보유 비중을 줄이는 식이다.


p53. 사람들은 종종 내게 매도와 관련된 원칙에 대해 물어온다.

나의 첫 번째 원칙은 보유 지분에 대해 어떤 부수적인 감정도 덧붙이지 않는 것이다. 내가 주식을 파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투자 근거를 무력화시키는 무언가가 발생했을 때, 주가가 내가 생각하는 적정가치에 이르렀을 때 그리고 더 나은 주식을 발견했을 때다. 내가 좋아할 만한 유사 기업을 찾아내서 두 주식을 직접 비교해보면 특정 주식에 대한 내 확신의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보통 두 기업을 일대일로 비교하다 보면 모든 관련 요소를 고려한 뒤 내가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가 분명해진다. 특히 주가 승승기에 펀드매니저들은 많은 주식을 사들이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좋아하는 것들이 너무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주식을 일대일로 직접 비교하는 방법은 편입 대상 주식 목록을 방만하지 않게 유지하기에 좋다. 주가 하락기나 보합 국면은 개별 주식에 대한 투자 근거를 되돌아보고 확신이 떨어지는 종목을 잘라내버릭에 특히 좋은 시기다. 나는 주가 하락기에는 보통 보유 종목 수를 줄인다.

p59. 기업공개(IPO)는 투자 기회로서는 매력도가 떨어진다. 매도자가 시점과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매도 주체로 나서 지분 전체 또는 다수 지분을 매도하는 주식공개의 경우라면 특히 그렇다. 물론 매도자가 매수자 몫의 마진을 남겨두긴 하겠지만 말이다.

p69. 투자에 대한 나의 접근법은 증시에서 정상가치를 이탈한 밸류에이션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그 이탈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전부다. 나는 밸류에이션이 정확이 반영됐다고 보는 주식은 거의 사들이지 않는다. 이탈이 정확히 언제 해소될지 아는 것보다는 이탈이 있는다는 사실을 간파해내는 편이 더 쉽다. 따라서 나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기다린다.

......

우리 애널리리스트들은 종종 내게 이렇게 말한다. "그래요, 앤서니, 이주식은 싸네요. 하지만 단기적으로 촉매(catalyst, 주가를 끌어올릴 특별한 사건이나 요인 - 옮긴이)가 안 보이는데요."

그러면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 경험으로 볼 때 두드러진 이탈과 동시에 이를 바로잡을 촉매가 보인다면 이는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이다.(그것이 그토록 명백하게 보인다면 애시당초 이탈 자체가 없을 것이다)."

p74. 나는 처음부터 배당률을 살피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볼 때 배당은 결국 이익의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수익률 밸류에이션을 살펴보는 쪽을 더욱 선호한다. 하지만 주가 하락기를 방어하고 싶을 때는 배당률이 대단히 유용하다. 왜냐하면 배당은 안전하기 때문이다.

나는 또한 분할가치(break-up value, 하나의 기업을 쪼개서 팔 때의 단위 사업부별 가치 - 옮긴이) 같은 가치평가 도구도 살펴본다. 증시가 강세장이 되어갈수록 중개업자가 주식 가치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하는 가치평가 도구가 보수성을 잃어간다. 현찰 또는 1급 부동산 등 확실한 가치에 근거하지 않은 분할가치는 상승장이 계속되면서 더욱더 많이 사용되곤 한다. 약세장에서는 반대로 배당률 등 보다 보수적인 방법론이 많이 사용된다.


p83. "우리는 집요한 분할 매수로 주식 매수 평균 단가를 낮추려 한다.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은 명백해 보인다. 첫째, 지속적으로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팔 수 있는 사람은 없다(버나드 바루크의 말을 빌자면 거짓말쟁이만 빼고). 둘째, 평균 단가가 가장 낮은 쪽이 이긴다. 우리는 우리가 보유한 주식의 가격이 떨어질 때 추가적인 매수를 통해 평균 단가를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_ 빌 밀러


p85. 내 경험상 업황 회복주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은 새 경영진이 들어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는 기업이다. 문제의 기업은 현재 여러 방면에서 비슷한 기업들에 뒤처져 있지만, 자신들의 소소한 문제들을 잘 처리하여 경쟁자와 어깨를 나란하게 하거나 또는 더 앞서나가게할 뚜렷한 복안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이런 요소들을 측정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새로운 경영진의 업무능력이 어떤지, 기업이 회복으로 가는 길목의 어디쯤에 와 있는지 추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매업은 세세하다(retail is detail)"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매 업황이야말로 이런 종류의 회복 상황을 알려주는 좋은 원천이 될 수 있다. 나쁜 사업권을 가진 기업, 실적이 평균 이하이긴 하지만 그걸 제외하곤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기업과 회복 국면의 주식을 혼동해선 안된다. 이러한 기업은 절대 회복기에 접어들 수 없다.

p88. GMO(미국 투자회사 - 옮긴이)의 제레미 그랜덤 회장은 미국에서의 성장주 투자와 가치투자에 대해 대단히 재미있는 관측을 내놓았다.

"성장 기업들은 짜릿할 뿐만 아니라 인상적으로 보인다. 이런 주식으 보유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해 보여서 경력위험(전문가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정도의 위험을 말한다. 그랜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투자 전문가는 시장의 흐름이 자신의 판단에 반하는 것이 명백할 때도 경력 위험을 피하기 위해 흐름에 편승한 투자 결정을 하곤 한다 - 옮긴이)도 거의 없다.

반면 가치주는 지루하고, 간신히 버텨나가는 표준 미달 기업에 속한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부실한 성과를 내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며 이런 일이 벌어지면 여기에는 중대한 경력 위험이 발생한다. 이런 경력 위험과 낮은 펀더멘탈 수준을 보상하기 위해 가치주는 연간 1.5%씩 시장수익률을 상회해왔다."

이보다 더 적절한 설명도 없을 것이다. 장기적 확률이 확실하다면 어디에 베팅해야 하는지를 나는 잘 알고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한 가지 특정한 스타일이 몇 년간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수도 있을 것이다.


p96. 특정 주식을 볼 때 내가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은 주가 차트(보통 3~5년 간의 차트)다. 오늘날의 주가를 최근의 역사적 가격의 맥락 속에 넣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정말 좋은 실적을 낸 주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그 주식을 장기간 떨어지기만 하거나 횡보해온 주식에 비해 달리 보게 된다. 한동안 거들떠보지 않던 기업에 대해 재미있는 새소식을 들을 때면 나는 다음과 같은 것이 가장 먼저 알고 싶어진다.

이 소식을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들은 것인가, 아니면 이 매력적인 소식을 다른 투자자들도 똑같이 듣고 이미 주식을 사들였는가. 주식 차트는 종종 이를 한눈에 보여준다.

주식의 성적이 아주 좋을 때, 예를 들어 주가가 서너 배쯤 올랐을 때 좋은 뉴스들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음이 분명하다. 나는 보통 이런 주식은 조심한다.

.......

이미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주식은 절대 사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런 주식을 보다 위험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의미다. 시장의 전환점이 가까워졌다고 여겨질 때는 특히 그렇다.

p99. 나는 기술적 분석을 개별 주식에 대한 기본적 투자 접근을 하는 데 필요한 틀 또는 겉포장 정도로 생각한다. 즉 주식 선별을 위한 하나의 훈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이 내 기본적 접근의 관점을 강화해준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큰 금액을 베팅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기술적 분석이 내 기본적 접근의 낙관적인 관점을 확증해주지 않으면, 나는 우리가 간과한 부정적 요소는 없는지 되집어보는 등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근거를 재점검해볼 것이다. 확신이 대단히 강한 경우 나는 때때로 기술적 분석을 무시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는 경우라면 두 가지(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가 충돌할 때 나는 더 적은 금액만 매수하거나 포지션을 줄일 것이다.

<아래로 이어서>

<위에서 이어서>

나는 기술적 분석이 영국에서는 FTES 350, FTSE 100지수에 포함된 대형주에 더욱 우용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상대적으로 소형주의 경우 중간 또는 그 보다 큰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전문 펀드매니저들이 이를 매수하여 보유하는 데는 며칠, 나아가 몇 주가 걸릴 수 있다. 이런 경우 차트를 이용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유용성이 떨어진다. 대기업일수록 더욱 복잡하며 가장 분석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런 경우 차트를 사용하면 놓칠 수 있었던 점을 찾아내기에 유리하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의 경우 어떤 트렌드가 기대 이상으로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때 기술적 정보를 이용하면 매수나 매도 시점, 또는 보유 주식 규모를 두 배로 키우거나 절반으로 줄일 시점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p104. 투자자가 붙들고 싸워야 할 최대의 지적(知的) 문제는 아마도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잡음과 잡답일 것이다. 잡음은 외생적 단기 정보로 무작위로 일어나며, 기본적으로는 투자 결정과 큰 관련이 없는 것이다. 잡담이란 악의 없이 빠져들도록 말하는 법을 아는 이들에게서 나오는 수다이자 의견이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법을 아는 이들을 널리고 널렸다. 진지한 투자자자의 의미심장한 임무는 이 압도적인 정보와 의견의 덩어리를 증류해 지식으로 만들고, 그로부터 투자의 의미를 축출해내는 것이다. _ 바튼 빅스

"시장에서는 모두가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신문을 읽고, 같은 정보를 얻곤 한다. 다른 이들과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방법으로 데이터를 조직화하거나 상투적이지 않는 분석 절차 같은 것을 도입하는 것이다. 전에도 종종 말했지만 신문에 나오는 것은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다" _ 워렌 버핏

p113. 최고의 매매 타이밍을 잡는 법 - 증시에서 성공적으로 선택하는 사람은 시장의 일반적 분위기를 거스를 줄 아는 사람이다. _ 앤서니 볼턴

여러분은 흥겨워하기로 의견일치가 된 시장에 너무 높은 대가를 지불한다. 투자를 하는 것은 경제상황이 아니라 투자자 그 자체다. 불확실성은 사실상 장기적 가치투자자의 친구다. _ 워렌 버핏

만약 우리(2007년 미국)가 경기후퇴기로 들어섰더라도 우린 거기서 빠져나올 것이다. 어쨋든 지난 25년간 우리에겐 단 두 번의 경기후퇴밖에 없었으며, 그것도 다 합쳐봐야 17개월 동안이었다. 장기투자자로서 우리는 95%의 경제성장기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예측 불가능한 5%의 경기후퇴기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지는 앟는다 _ 빌 밀러

사람들은 누구나 주식으로 돈을 벌 지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만한 담력을 갖고 있지 않다. 여러분이 패닉에 빠져 모든 것을 팔아벌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주식과 뮤추얼펀드 모두에 손대지 말아야 한다. _ 피터 린치

투자에 있어서 가장 대가가 비싼 세마디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말이다. _ 존 템플턴 경

p115.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매수와 매도의 시점을 선택하려면 시장 일반의 분위기를 거스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어떤 추세가 지속되리라는 믿음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수록 그렇게 될 확률은 낮아진다. 프로들은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봤을 때 시장에서 매수와 매도의 시점을 선택하는 데 상당히 좋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었다(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대다수가 정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은 결국 다수를 틀리게 만드는 방향으로 움직이곤 한다. 한 발짝 더 나아가 나는 투자자들이 사장의 꼭짓점과 바닥을 간파해내기 어렵게 만들기 위해서 이 두지점에서의 상황이 보다 극단적이거나 이례적이 되었으리라고 믿는다. 누구나 쉽게 알아낼 수 있다면 터닝 포인트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운용업에 몸담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시장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데 더 많은 준비를 하게 되었다는 점은 재미있다.

p118. 시장의 바닥에서는 불확실하고 걱정스러운 일반적 환경이 펼쳐질 거이다. 나는 때때로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여러분이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금융 시스템이 곧 붕괴될 것 같다고 다시는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 같지만,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며 바로 이때가 시장이 방향 전환을 하는 때이다. 이때쯤 되면 이미 투자자의 생각 속에 나쁜 뉴스가 모두 스며들었을 것이며, 팔 사람은 이미 다 팔았을 것이다." 시장은 매수자가 나타나기 때문이 아니라 매도자가 매도를 중단할 때 바닥을 치는 것이다.

꼭짓점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나타난다. 투자자의 현금 보유를 주의 깊게 살펴보라. 현금 보유 비중이 높으면 나쁜 뉴스가 이미 다 반영되었을 가능성도 높다. 시장(또는 경제)이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기업 측에서 말해주리라고 기대해선 안된다. 기업은 종종 투자운용자들보다 추세 변화에 둔감하다.

<아래로 이어서>

<위에서 이어서>

꼭짓점에서 종종 실수가 일어나는 때는 주가가 첫 번째로 하락하는 때이다. 이때 애널리스트는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 관계자들을 불러들이지만, 사업은 잘 돌아가고 있으며 제품 수요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듣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 의견 `매수`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6~12개월 앞을 내다보고 있다. 만약 주가가 저점 대비 2~3배 뛰었다면, 10% 정도 떨어지는 것은 하락으로 향하는 극히 초기 단계일 뿐이다.

주식시장은 주기적으로 순환하지 영원히 솟구쳐 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 오랫동안 이어진 상승장 때문에 내가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면 다른 사람들은 투자 환경이 아직도 양호해 보인다고 말한다. 내 경험에 따르면 장기간 상승 추세가 이어졌을 때가 여러분이 가장 경계해야 할 때다. 전망이 여전히 양호해 보인다고 해도 말이다. 문제는 전망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주가가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점이다.

<아래에 이어서>

<위에서 이어서>

시장 전망을 평가할 때 내가 특히 중점적으로 보는 세 가지와 고려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감안하지 않는 한 가지는 경제 전망이다. 경제 전망은 언제나 꼭짓점에서는 대단히 밝아 보이고 바닥에서는 끔직하게 어두워 보이게 마련이다. 내 경험으로는 경제 전망은 정확한 시장 타이밍을 잡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챙겨보는 세 가지 가운데 하나는 상승장과 하락장의 역사적 패턴이다. 즉 상승장의 역사적 지속 기간과 상승폭, 하락장의 역사적 지속기간과 하락폭을 살펴본다. 지속기간과 등락폭이 역사적 수치에 비해 길고 클 때 추세 전환의 확률이 현저히 커지게 된다.

다음으로는 투자자의 의견과 행동을 나타내는 척도를 챙겨본다. 풋/콜비율(put/call ratio), 전문가 견해, 시장의 폭(breadth, 주가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의 차이 - 옮긴이), 변동성, 뮤추얼펀드 현금 보유 비중, 헤지펀드에 대한 총 노출 및 순 노출 정도 등이다. 이런 척도가 극단적인 낙관주의 또는 비관주의로 흐를 때 지표와 반대로 베팅하면 통하게 된다.

<아래에 이어서>

<위에서 이어서>

마지막으로는 주가순자산 비율이나 잉여현금흐름 등과 같은 장기적 밸류에이션 지표를 살펴본다. 이런 지표가 정상 범위를 이탈할 때 이 역시 위험 또는 기회의 척도가 될수 있다.

내 경험에 따르면 이 세 가지 요인이 상화확증을 보일 때 전환점이 가까와졌을 가능성이 높다. 날짜나 주, 달 등을 콕 집어내진 못해도 어느 분기쯤이 될지는 알아낼 수 있다.


p123.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어제 했어야 할 일을 오늘 하고 싶어 한다. _ 로런스. H. 섬머즈


p132. 자산운용업은 가장 경쟁적인 분야 중 하나다. 많은 다른 업종과는 달리 자산운용업에서는 여러분의 실적 하나하나를 날짜 단위, 시간 단위, 심지어 분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제레미 그랜덤은 이렇게 말했다.

"투자운용업은 가치는 창출하지 못하지만 계속 참여하기 위해서는 1년에 어림잡아 1%씩 비용을 내야 하는 게임이다. 우리 전체가 시장이며, 이처럼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총체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승자가 자기 비용과 수익 모두를 패자에게 짊어지우는 포커 게임과 같다. 2%의 수익률을 올리려면 해마다 4%씩 잃어줄 희망자가 있어야 한다. 지수는 적극적 운용자를 쥐어짜내 결국 지수 스스로 시장의 다수를 대표하게 된다. 포커 판에서 지수로 이탈하는 사람이야말로 최악의 플레이어다. 살아남은 플레이어의 평균 수준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초보자가 항상 새로이 게임에 합류한다."


p195. 반면 소액 지분을 지닌 초단기 투자자가 적극적 주주 행동을 일삼으려는 데는 우려감이 든다. 주주들이 회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는다면 경영진이 제 일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나는 이에 대해 다음의 두 가지 점을 우려하고 있다.

- 의사결정이 초단기로 이뤄지면 성공적인 기업운영을 할 수 없다. 적극적 주주들이 나서서 경영진에게 단기 의사결정을 가용하게 되면, 영국 기업의 전반적 전망이 악화될 것이다.

- 주주 행동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이들은 특정 상황에서 의결권을 제약함으로써 주주 영향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제안마저 내놓고 있다. 내 생각에는 이 역시 안 좋은 전개 방향이다. 선의의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에 행사하는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p202. 기업을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할 점들

- 독점적 사업력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 10년 후에도 생존하며, 더욱 가치 있는 기업이 될 것인가?
- 기업이 스스로의 운명을 통제하고 있는가?
- 비즈니스 모델은 이해하기 쉬운가?
- 현금을 창출하는 사업인가?
- 평균 회귀는 자본주의의 명확한 진리 가운데 하나다.
- 기업이 제시하는 전망치를 경계하라.
- 기업과의 미팅 시간 가운데 일부를 다른 기업에 대해 얘기하는데 할애하라.
- 기업에 대해 의문이 생기면 현금흐름을 검토해보라.

p203. 주식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할 점들

- 여러분이 보유한 모든 주식에는 투자 근거가 있어야 한다.
- 투자 근거를 정기적으로 검증해보고, 더는 유효하지 않으면 주식을 매도하라.
- 주식투자를 주당 가격에 기업 전체를 사들이는 일처럼 바라보라.
- 주식의 매수가는 잊어라.
- 열린 마음으로 반대 근거를 설정하라.
- 가격 목표가 아니라 확신 수준이라는 척도를 가지고 접근하라.
- 잃은 방법으로 되찾으려 하지 마라.
- 주식을 사기 전에 다음 여섯 가지 요인을 고려하라.
독점적 사업력의 가치, 경영진, 재무구조, 역사적 주가에 대한 기술적 분석, 역사적 밸류에이션, 기업이 인수합병될 전망

p204.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고려해야 할 점들

- 보유 지분의 규모는 확신을 반영한다.
- 과거 성과의 원인을 평가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지 마라.
- 우리의 포트폴리오는 `초창기` 포트폴리오를 최대한 근접하게 반영해야 한다.
- 지수의 비중에 지나치게 관심을 두지 마라.
- 한꺼번에 크게 움직이지 말고, 점진적으로 규모를 늘려가라.
- 지분에 대해 절대 감정적으로 집착해선 안된다.
- 투자란 연속적인 실수의 과정이다. 너무 자주 잃지만 않으면 이긴다.
- 투자 근거가 무력화된 경우, 목표가격에 도달한 경우, 더 나은 주식을 찾은 경우라면 주식을 팔아라.
- 보유 주식이나 보유를 고려 중인 주식에 의문이 생기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운데 가장 근접한 비교 대상과 직접 비교해보라.
- 보유 주식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새로운 주식의 발굴을 위한 시간 할애 사이에서 균현을 잡으라.

p209. 가격은 그 자체로 투자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떨어지는 주가는 불확실성과 우려를 창출하고 오르는 주가는 자신감과 확신을 가져다 준다. 이런 경향을 이해하는 것이 투자에 있어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훌륭한 투자자는 이런 경향에 스스로 저항해야 한다. _ 앤서니 볼턴

p211. 책 속에서 지은이는 공부하지 않으면 투자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준다. 지은이 같은 빼어난 투자자도 단 한번의 기업 미팅을 위해 3년, 5년, 10년간의 주가 그래프를 연구한다.

주가수익비율, 주가순자산비율, EV/EBITDA 등 온갖 밸류에이션 측정치, 그것도 가능하다면 20년간에 걸친 수치를 살펴본다. 최대 주주 20명의 리스트를 보면서 내부자거래의 역사를 가늠하고, 기관투자자가의 주식 보유 수준도 체크한다. 수익 추세 차트를 연구하는 것은 물론, 기업과 관련된 모든 공시적 발표 자료도 찾아본다. 이것도 모자라 브로커와 애널리스트 모두의 최신 의견을 긍정적인 것은 물론 부정적인 것까지 균형을 맞춰 찾아 읽고, 지난 미팅 때 자기 손으로 직접 쓴 기록까지 재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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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계사처럼 공모주 투자하기 - 저성장, 저금리 시대의 가장 확실한 재테크, 공모주 투자의 모든 것
박동흠 지음 / 트로이목마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주식이라는 세상에 관심을 갖고, 여러가지 투자기법에 대한 고수들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보면, 나도 강호의 고수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러한 순간은 말 그대로 찰나에 불과하며, 실전에서의 경험이 없는 초보자에게는 강호는 말 그대로 눈 감으면 코베어가는 무시무시한(?) 곳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고수들의 초식은 어디에서 배울 수가 있는 것일까? 무림영화 속의 힌트를 따라가본다면, 3년 정도 물을 긷고, 빨래를 하고, 밥을 지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초식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 가장 정석(?) 이라 할 것이다. 박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2152158>은 그런 책이라 할 것이다. 기업의 내용을 가장 객관적으로 표현한 숫자들의 모임이라고 하는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그러한 책이 바로 그러한 초식을 제대로 읽히는 기본이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의 대가들도 그 회사의 재무제표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분석하고, 거기서 보석들이 될 원석들을 발견한다는데, 그러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전공이 회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멀리하는 건 긴 인생을 너무 쉽게 바라보는 어리석음과 비용지불을 각오해야 하는 하수의 선택일 것이다. 


저자의 전작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고, 회계에 대한 초보지식을 조금이나마 키웠기에 저자의 후속작에도 선뜻 손을 내밀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이 책은 공모주라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조근조금 하게 잘 풀어냈다. 물론 그 공모주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아주 먼 훗날의 일이 될지라도, 어제보다 더 나은 앎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이다. 


다만 조금 가벼운 내용으로만 가득차 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저자의 실제 기업분석 사례들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감히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뱀발.....몰랐던 부분이 여전히도 많은 이 주식세상에 과연 발을 더 내미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무식한 자의 한탄을 덧붙여본다. 그래도 우직하게 앞으로 나가봐야 뭔가라도 건질 것이 있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건져낸 몇개의 고갱이를 여기에 남겨본다. 총총

p24. 대기업의 지배구조 과정에서 재벌가의 좋지 않은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투자자라면 겉으로는 함께 욕해도 머릿속으로는 당연히 계산기를 돌려야 할 것이다.

투자자에게는 모든 상황이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위기는 더더욱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중에 지난해 삼성그룹 공모주 투자 기회를 놓쳤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면 전혀 그럴 이유가 없다. 앞으로도 많은 좋은 기업들이 상장할 것이고 주주가 될 기회는 계속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p50. Key point 1 - 핵심투자위험을 파악하자

[표4]는 투자설명서 본문 맨 처음에 등장하는 `요약정보`중 `핵심투자위험`에 관한 내용을 담은 샘플이다.

요약정보에 나오는 핵심투자위험의 굵은 글씨만 읽어봐도 무슨 사업을 하는지, 회사와 회사가 속한 산업의 위험(risk)은 무엇인지 등에 대하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세상에 리스크 없는 사업이 어디 있겠는가? 대기업도 망하고 은행도 문 닫는 시대에 이런저런 고민하다 보면 투자 기회를 다 부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니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사업위험`편을 읽어보면 회사는 스마트폰의 메탈케이스를 만드는 기계의 제조업체임을 알 수 있다. 기계산업은 일본이 세계적 우위를 점하고 있고 특히 엔저 영향으로 국내 기계산업의 경기가 더 안 좋아졌음은 이미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 [표4]에도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품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나와 있을 정도로 최근 엔저 때문에 녹록하지 않은 산업임을 파악 할 수 있다.

<아래로 이어서>

<위에서 이어서>

그러나 스마트폰 같은 IT모바일기기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메탈케이스가 대세임을 알고 있다. 즉 `기계를 생산하는 회사이지만 다 같은 기계는 아니다`라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회사가 속한 산업은 긍정적이지 않지만, 회사는 그 산업 내에서 나름대로 블루오션을 개척해가고 있다.

저자가 판단하기에 이 샘플에서 보여지는 위험은 엔저보다는 오히려 IT모바일기기의 성장세가 꺽이거나 메탈케이스의 유행이 끝나는 것이다. 트렌드는 급격히 변하고 대기업이 주도하는 IT모바일기기 시장도 어느 정도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좋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회사라도 해도 장기적으로 이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p55. 공모가격이 밴드 상단을 돌파했다면 수요예측에서 흥행했다고 볼 수 있는데,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공모가격이 올라갈수록 투자자의 안전마진이 작아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판단에서는 높은 성장성으로 인해 주가가 많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니 밴드 상단 돌파가 공모주 투자자 입장에서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

1. 수요예측 참여내역
참여건수가 많고 경쟁률이 높다는 의미는 그만큼 기관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

2. 수요예측 신정가격 분포
...기관투자자는 기업설명회에 참여하고 많은 정보를 근거로 분석을 해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수요예측 신청가격 분포가 개인투자자에게는 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한다.

p58. 3. 의무보유확약 신청내역

기관투자자가 수요에측에 참여하여 주식을 배정 받은 후 일정기간 동안 팔지 않겠다고 자발적으로 락업(lock up)하는 것이다. 얼마나 공모가가 매력적이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기에 기관투자자가 알아서 안 팔겠다고 하겠는가?

따라서 이 역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높을수록 좋은 신호로 인식할 수 있다. 또한, 확약이 끝나는 날짜에 맞추어 매물도 풀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 전에 매도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p75. 2. 자금의 사용목적

이렇게 회사가 기업공개를 하면서 유입되는 자금을 어디에 사용하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주주들로부터 받은 돈을 사업을 위해 투자하여 초과이익을 내고 앞으로 기업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줘야 주주는 오랜 기간 기업에 애정을 갖고 주식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부여주지 않고 당장 빚 갚고 운영자금으로만 쓰겠다라고 한다면 주주로 참여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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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커다란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대한 과학적인 데이터를 가지고서 답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풀어내는 저자의 능수능란한 말쏨씨를 쫒아가다보면, 우리 스스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함을 새삼 느낀다.

 

물론 이러한 성찰이 인류라는 종이 가진 무의미함을 더 풍요롭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가지고 있는 힘을 어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에 일말의 덧붙임이나 덜어내기의 역할만이라도 수행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 또한 마찬가지로 따라오고 말이다.

 

세계사를 하나로 읽어내는 것을 통사라고 한다면, 거시적인 관점과 담론에서 인류사를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새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허구의 신념을 신봉하고 그걸 지켜내기 위해 인간은 언어를 사용한 가상의 세상을 구축하고, 그걸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언어의 불확실성과 부정확함을 메꾸기(혹은 보충하기) 위한 도구 - 과학 등으로 인해 오히려 창조와 파괴가 가능한 신의 지위에 도달할 정도의 힘을 얻게된 인류의 다음행보가 스스로를 파멸하는 전주족이 된다는 이야기는 섬뜩하면서도 미래를 내다보는 기시감을 갖게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인상깊은 구절 몇개를 기억의 창고에 올린다.

 

뱀발......도발적인 통찰과 관념의 유희가 넘치는 유쾌한 책으로 한번씩들 읽음직하다는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평이 올시다.

 

 

 

 

 

 

p170.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상상의 질서가 정확히 어떻게 삶이라는 직물 속에 짜 넣어졌는지를 설명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조직화하는 질서가 자신드르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찰리지 못하도록 만드는 주된 요인은 세가지이다.

1. 상상의 질서는 물질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2. 상상의 질서는 우리 욕망의 형태를 결정한다.
3. 상상의 질서는 상호 주관적이다.

..... 상상의 질서를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우리가 감옥 벽을 부수고 자유를 향해 달려간다 해도, 실상은 더 큰 감옥의 더 넓은 운동장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 뿐이다.


p178. 진화는 인간에게 축구할 능력을 부여하지 않았다. 물론 킥을 할 다리와 파울을 할 팔, 욕설을 내뱉을 입을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그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혼자 패널티킥을 연습하는 것 뿐일 것이다.

우리가 어느날 운동장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 경기를 하려면 필요한 것이 있다. 상대팀의 열한 명이 우리와 동일한 규칙을 따르며 경기를 한다는 것을 믿어야 하는 것이다. 열명의 팀원(이들은 전에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일 수도 있다)들과 호흡을 맞춰 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인간의 십대에게는 축구 유전자가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완전히 낯선 사람들과 게임을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이들이 축구에 대해 배운 일련의 개념들이 서로 완전히 같기 때문이다. 그 개념들은 완전한 상상의 산물이지만, 모든 사람이 그것을 공유한다면 모두가 축구를 할 수 있다.


p216. 진실을 말하자면,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이라는 우리의 관념은 생물학이 아니라 기독교 신학에서 온 것이다. `자연스러움`이란 말의 신학적 의미는 `자연을 창조한 신의 뜻에 맞는다`는 뜻이다. 기독교 신학에서는 신이 인간의 몸을 창조할 때 사지와 장기가 특정 목적을 수행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졌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사지와 장기를 신이 마음에 그렸던 목적에 맞게 사용한다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활동이고, 신의 의도와 다르게 사용한다면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진화에는 목적이 없다.

장기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진화한 것이 아니며, 그 사용방식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인체의 장기 중에 그것이 원형 상태로 수억년 전 처음 등장했을 때 했던 일만을 하고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장기는 특정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진화하지만, 일단 존재하게 되면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방향으로도 적응할 수 있다.

p238. 중세 문화가 기사도와 기독교를 어떻게든 조화시키는 데 실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세계는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키는 데 실패하고 있다. 그 모순은 모든 인간 문화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이것은 문화의 엔진으로서, 우리 종의 창의성과 활력의 근원이기도 하다.

서로 충돌하는 두 음이 동시에 연주되면서 음악작품을 앞으로 밀고 나아가듯이, 우리의 생각과 아이디어와 가치의 불협화음은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고, 재평가하고, 비판하게 만든다. 일관성을 따분한 사고의 놀이터다.

만일 긴장과 분쟁과 해결 불가능한 딜레마가 모든 문화의 향신료라면, 어떤 문화에 속한 인간이든 누구나 상반되는 신념을 지닐 것이며 서로 상충하는 가치에 의해 찢길 것이다. 이것은 모든 문화에 공통되는 핵심적 측면이기 때문에, 별도의 이름까지 있다. `인지부조화`다. 인지부조화는 흔히 인간 정신의 실패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핵심자산이다. 만일 모든 사람들에게 모순되는 신념과 가치를 품을 능력이 없었다면, 인간의 문화 자체를 건설하고 유지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래에 이어서>

<위에서 이어서>

예컨대 기독교인인 당신이 근처 모스크에 참배하러 가는 무슬림을 정말로 이해하고 싶다면, 모든 무슬림이 소중하게 여기는 순수한 가치들이 무엇인지 찾아볼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무슬림 문화에서 가장 극심한 딜레만의 현장을 찾아봐야 한다.

규칙이 서로 충돌하고 규범이 서로 난투를 벌이는 지점 말이다. 무슬림들이 두 가지 지상명제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는 지점이야말로 당신이 그들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다.

p266. 종교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믿으라고 요구하는 반면에, 돈은 다른 사람들이 무언가를 믿는다는 사실을 믿으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철학자와 사상가와 예언자는 수천 년에 걸쳐 돈을 흉보면서 돈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매도했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한편 돈은 인류가 지닌 관용성의 정점이다. 돈은 언어나 국법, 문화코드, 종교 신앙, 사회적 관습보다 더욱 마음이 열려있다. 인간이 창조한 신뢰 시스템 중 유일하게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종교나 사회적 성별, 인종, 연령, 성적 지향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기도 하다.

돈 덕분에 서로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신뢰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p298. 오늘날 종교는 흔히 차별과 의견충돌과 분열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상 종교는 돈과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시키는 매개체다. 모든 사회질서와 위계는 상상의 산물이기 때문에 모두 취약하게 마련이다.

사회가 크면 클수록 더욱 그렇다. 종교가 역사에서 맡은 핵심적 역할은 늘 이처럼 취약한 구조에 초월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있었다. 종교는 우리의 법은 인간의 변덕의 결과가 아니라 절대적인 최고 권위자가 정해놓은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러면 최소한 몇몇 근본적인 법만큼은 도전받지 않을 수 있었으므로, 사회의 안정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따라서 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규범과 가치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p299. 종교는 광범위한 사회정치적 질서를 정당화할 능력이 있지만, 모든 종교가 그 잠재력을 작동시킨 것은 아니었다. 서로 다른 인간 집단들이 사는 광대한 영역을 자신의 가호 아래 묶어두려면, 종교에는 두 가지 추가적인 속성이 필요하다.

첫째, 언제 어디서나 진리인 보편적이고 초인적인 질서를 설파해야 한다. 둘째, 이 믿음을 모든 사람에게 전파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달리 말해, 종교는 보편적이면서 선교적이어야 한다.

p342. 그렇다면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가령 유럽인이 어떻게 아프리카인을 지배하게 되었을까를 연구하면, 인종의 계층은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며 세계는 달리 배열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p386. 대부분의 과학연구에 자금이 지원되는 이유는 그 연구가 모종의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목적을 ㄷ라성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누군가 믿기 때문이다. 예컨대 16세기의 왕과 은행가 들은 세계를 누비는 지리적 탐험대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지만, 아동심리학 연구에는 한 푼도 대지 않았다.

새로운 지리적 지식이 자신들로 하여금 새로운 땅을 정복하고 무역 제죽을 건설할 수 있게 해주리라고 짐작한 데 비해 아동심리는 이해해보았자 아무런 이익이 생기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p407. 최초의 근대인은 아메리고 베스푸치였다. 그는 1499년~1504년 사이에 여러 차례 아메리카 탐험대에 참가했던 이탈리아 선원이었다. 1502년부터 1504년 사이, 그 탐험의 내용을 담은 두 건의 문서가 유럽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베스푸치로 되어 있었다. 이들 문서의 주장에 따르면, 콜럼버스가 새로 발견한 섬들은 동아시아 연안의 섬들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대륙이었다. 성경이나 고전 지리학자나 동시대 유럽인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1507년, 이런 주장을 확고하게 믿은 존경받는 지도 제작자 마르틴 발트제뮐러는 최신판 세계지도를 출간했는데, 그것은 유럽에서 서쪽으로 항해한 선단이 착륙했던 곳을 별개의 대륙으로 표시한 최초의 지도였다. 대륙을 그려 넣은 발트제뮐러는 이름을 부여해야 했다. 그는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아메리고 베스푸치라고 잘못 알고 있던 터라, 이 대륙에 아메리고를 기리는 이름을 붙였다. 아메리카라고.

...

세계의 4분의 1에, 즉 일곱 대륙 중 두 곳에 거의 무명이던 이탈리아인의 이름이 붙은 것이다. 그가 유명할 이유라고는 "우리는 모른다"라고 말할 용기가 있었던 점 외에 아무것도 없다.

p463. 자본과 정치의 힘찬 포옹은 신용시장에서 크나큰 의미가 있었다. 어떤 경제가 지닌 신용의 양은 새로운 유전의 발견이나 새 기계의 발명 같은 순수한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체제 변화나 좀 더 대담한 해외정책 같은 정치적 사건들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나바리노 전투 이후 영국 자본주의자들은 해외의 위험한 거래에 돈을 투자할 용의를 더 많이 나타냈다. 외국의 채무자가 변제를 거부한다면 여왕의 군대가 돈을 받아내주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오늘날 한 나라의 신용등급이 천연자원보다 경제적 복지에 미치는 여향이 훨씬 더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용등급은 그 나라가 부채를 갚은 가능성을 가리킨다. 순수한 경제적 데어터 외에도 정치, 사회, 심지어 문화적 요인을 고려해서 매겨진다.

p464. 열렬한 자본주의자는 자본이 정치에 자유로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하지만 정치가 자본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현명치 못한 투자를 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성장이 느려진다는 것이다.......이런 견해에 따르면, 가장 현명한 경제정책은 정치를 경제로부터 분리하고, 과세를 줄이고, 정부 규제를 최소화하며, 시장의 힘이 자유롭게 제 갈길을 가도곡 하는 것이다......가장 중요한 경제적 자원은 미래에 대한 믿음인데, 이 자원은 도둑들과 사기꾼들에 의해 끊임없이 위협당하고 있다. 시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사기, 도둑질,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 속임수를 제재하는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집행할 경찰, 법원, 교도소를 설립하고 지원함으로써 신뢰를 보장하는 것은 정치체제가 할 일이다.

p507. 국가와 시장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접근했다. 그들은 말했다.

"개인이 되어라. 누가 되었든 네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라. 부모의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다. 네게 맞는 직업을 택하라. 그 때문에 공동체의 연장자가 눈살을 찌푸리더라도. 어디가 되었든 네가 원하는 곳에서 살아라. 그 때문에 가족 만찬에 매주 참석할 수 없게 되더라도, 당신은 더 이상 가족이나 공동체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우리, 즉 국가와 시장이 당신을 돌볼 것이다. 식량과 주거, 교육과 의료, 복지와 직업을 제공할 것이다. 연금과 보험을 제공하고 당신을 보호해줄 것이다."

낭만주의 문학은 곧잘 개인을 국가와 시장을 대상으로 투쟁하는 사람으로 묘사한다. 사실 이보다 진실에서 먼 이야기는 없다. 국가와 시장은 개인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이며, 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이들 덕분이다.

p509. 현대사회에서도 핵가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국가와 시장은 경제적, 정치적 역할의 대부분을 가족에게서 뺏았으면서 일부 중요한 감정적 기능은 남겨두었다. 현대 가족은 국가와 시장이 (아직은) 제공할 수 없는 사적인 욕구를 제공하기로 되어 있다.

하지만 가족은 심지어 이 영역에서도 점점 더 많은 개입을 겪고 있다. 시장이 사람들의 연애 및 성생활 방식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는 가족이 중매쟁이의 역할을 맡았지만, 오늘날 연애와 성적 선호를 조종하고 그것을 얻도록 도와주는 것은 시장이다.

다만 그 비용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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