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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그리고 그 이후
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 이종한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태평양 건너편에 위치한 나라에서 집을 살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약간의 프리미엄 요금을 더 받는 조건으로 집값을 보조해줬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이 지지난해에 솔솔 들리더니, 어느 순간 그 나라의 경제 시스템(좀더 정확하게는 은행 및 첨단 금융상품 관련 부분)을 아주 아작 내기 일보직전에 꺼정 이르렀던 적이 있다. 그 이후의 사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은행 및 투자은행 들이 역사속으로 손을 흔들고 사라져 버린 일들과 더불어 미쿡 대통령의 피부색이 바뀌는 변화꺼정 일어나는 등 한바탕 홍역아닌 홍역을 치르렀댔었다.
지구촌이라는 동네가 얼마나 좁은 동네인지,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시스템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얼마나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지, 더불어 어제 잘나갔던 국가들과 아무 문제 없다고 큰 소리 쳤던 은행들이 얼마나 자기 곳간관리에 허술했는지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온갖 문제들을 순식간에 햇빛 아래 꺼내 놓구 앙상항 맨살을 드러냈었더랬다.
하지만 그러한 위기를 넘어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주로 중앙은행의 물량공세식 퍼붓기) 덕분에 위기라는 단어의 색깔이 많이 옅어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요즘이다. 슬슬 바닥을 지나간다는 소식을 화면과 지면을 장식하며, 성급하게 뛰어다닌다는 주가라는 강아지는 주인보다 먼저 한참을 멀리 뛰어다니곤 해, 강아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위기국면을 탈출한 것이 아닌가라는 희망아닌 희망을 주고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시점에 지난 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말하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아탈리에 따르면 이번 위기는 자신의 소득에 비해 과한 집값을 지불한 미국 중산층 이하 들에게 있어 집값의 하락은 자산의 상실 뿐만 아니라 그 자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각종 금융상품이 말그대로 휴지조각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공포심을 유발하는 방아쇠를 당긴 것이라고 한다. 또한 그러한 상품이 버젓이 팔리게 된 것도 말그대로 일부의 정보선점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기 곳간에 쌓아둔 자산 속에 어떠한 상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조차 제대로 모르는 불확실성이라는 키워드만으로 가득찬 상황.
석학의 문제해결방안은 단순하기까지 한데, 따분하기조차 한 금융산업의 제자리(월가에서 이뤄지는 금융거래는 원래 따분하기 그지없는 일에 불과하다는 것이 석학의 기본적 시각이다)를 찾아줘야 하며, 정보독점을 깨는 하이퍼 민주주의를 통해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국제기구의 역할이 좀더 확대 개편되어 제대로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친절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뱀발....위기라는 단어의 서슬퍼런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어쩌다 생각나서 쳐다보면 쌓여가는 먼지의 흔적조차 보이기까지 한다. 석학의 해결방안이 지나치게 낭만적이고 이상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석학이 힘주어 말했던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떠들쑤어 보는 것을 통해 잘못된 시스템과 반성을 더불어서 행하면 좋으련만 그러한 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에 동감하게 되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