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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파란 세이버 - 전5권
박흥용 글.그림 / 바다출판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아주 이따금씩 자전저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 나름 자출족이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교통비라도 좀 절약해보고자하는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되었는데, 하다보니 주변에서 이런저런 그럴듯한 이유들을 막 붙여주었다. 웰빙바람에 편승하기도 했다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위한 나름 행동하는 양심이 되기도 했고, 운동에 열을 올리는 열혈 청년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난 그냥 자전거 타는게 좋아서 그냥 타는 것 일 뿐이었는데 말이다.
박흥용 작가가 그린 내 파란 세이버는 그냥 자전거가 좋아서 잔차질을 하는 내 마음을 다른 이들에게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작품이어서 좋다. 한 어린 소년이 자전거에 반해 자전거와 함께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처음 자전거에 반해 자전거 카페에 들낙거리고, 좋은 자전거를 사기위해 자전거 장터란에 매복했던 기억들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가장 빠른 비행기인 쌕쌕이를 몰고 싶어하는 한 소년이 두바퀴로 굴러굴러 가는 요상한 물건에 맘을 빼았긴다. 그건 다름 아닌 이 만화의 주인공인 자전거. 소년이 자전거와 연애를 하고 자전거를 통해 인생의 목적을 발견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끔 도와줄 뿐만 아니라, 성장하는 동반자 역할을 아주 톡톡히 해내는 걸 보고 있노라면 5권 분량이 그닥 많게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주인공과 겨루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경쟁과 화해 그리고 그들이 툭툭 던져주는 한마디의 교훈들이야 말로 이 만화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다른 피부색을 가진 제니(영자), 그리고 어릴적 누나이자 친구 그리고 같이 성장해 가는 주미, 그리고 또다른 성장사를 보여주는 도미현, 국가대표로까지 성장하는 영식, 그리고 또 거북이 등등....저마다 하나씩의 이야기를 한보따리씩 풀어낼 것만 같은 그네들과의 경쟁과 어울림 속에서 하나의 어른으로 성장하는 쌕쌕이..
5권의 만화를 순식간에 읽었거나 훓었거나 기타 등등의 방법으로 다 읽었다면,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모든 이들에게 따스한 눈길을 주길 바란다. 다 각자의 이야기를 가슴에 담고 두 다리로 두 바퀴를 힘껏 돌려 자신만의 풍경 속에서 미끄러지듯이 질주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뱀발로 덧붙이면 추천사를 쓴 홍은택의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도 한번 읽어보시라. 나름 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