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제프 콜빈 지음, 김정희 옮김 / 부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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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미로를 통과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한쪽 벽만 따라 걷기'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시시한 방법론을 들먹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거창하고 멋진 방법이 아니면 해결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며 간단한 진리는 무시당하기 일쑤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일 터. '그걸 누가 모르나', '그걸 누가 못 해?'라고 말하며 새롭고 간단하며 특별한 방법을 찾으려 시간을 허비하다 그렇게 미로 속에 갇혀 버리는 삶의 연속.


이 책의 저자 제프 콜빈이 말하고자 하는 건 간단하다. ‘지름길 따위는 없다’는 것. 그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우리가 아는, 이른바 천재라고 불리우는 많은 이가 실상 ‘타고난 재능’이라는 말의 피해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분명 그들은 타고난 재능의 덕을 본 게 확실하나 그 재능을 이끌어내기 위한 피나는 연습이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정답은 ‘노오력’이라는 건가? 물론 그딴 진부한 잔소리나 듣자고 이 책을 펼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대신 저자는 이 노력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요컨대 노력에도 일종의 기술이 있다는 얘기다. 나는 이것을 자칭 ‘설계된 노오력’이라 부르기로 했다. 저자는 1만 시간의 법칙 따위나 믿고 주구장창, 허구한 날 연습만 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천재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다 멍청한 연습법 때문이며 천재들이 실상 ‘설계된 연습’을 거쳤기에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위대한 성과의 수수께끼를 가장 시원하게 해결해 주는 듯한 열쇠는 학자들이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밝히는 문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일을 하면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것이 일터에서의 커다란 수수께끼, 즉 수십 년 동안 같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결코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켜 준다. 또한 사람들은 대개 골프나 악기 연주 같은 취미 활동을 할 때도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하지 않는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은 어렵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통한다. 이런 연습을 많이 할수록 위대한 성과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엄청난 양의 계획된 연습이 곧 위대한 성과로 통하는 길이다.

p.17



어떤 만화였는지, 어떤 캐릭터가 했던 말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렇게 인간은 재미있는 존재인 것이다. 만고불변의 진리는 가까이 있는데 애써 외면하다 무너질 자충수를 다들 DNA에 아로새기고 태어나기라도 하는 것일까? 나조차도 지름길이 이끄는 욕망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열심히' 하기 싫은 마음을 부정하는 무의식의 발현인지도 모르겠다. 꾸준과 성실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빤히 보이는 길을 연민이 걷을 줄 아는 자의 뚝심에서 비롯되는 것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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