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스탠 바이 미 : 스티븐 킹의 사계 가을.겨울 - 스티븐 킹의 사계 가을.겨울 밀리언셀러 클럽 2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묘사의 신이 있다면 바로 킹을 가르키는 말이 아닐까?

제일 중요한 일들은 말하기도 제일 어렵다. 그런 일들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말로 표현하면 줄어들기 때문이다. 머릿속에서는 무한히 커 보였는데 막상 끄집어내면 한낱 실물 크기로 축소되고 만다. p.9

나를 `만졌던` 사람도 죽을 수 있다니. p.26

아버지는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났을 때만 그를 치코라고 부른다. p.93

모든 감각의 입력(入力)이 증폭되었다. 마치 내 두뇌 속을 흐르는 전류에 과전압이 발생하여 모든 감각 기관을 110볼트에서 220볼트로 승압시킨 것 같았다. p.199

내 경우에 글쓰기는 언제나 섹스를 대신하고 싶어 하지만 언제나 섹스에 미치지 못하는 어떤 것이다. 말하자면 그것은 언제나 화장실에서 문을 잠가놓고 해야 하는 사춘기의 손장난 같은 일이다. p.214

에이스와 잭은 둘 다 어머니의 명예를 걸고 비밀을 지키겠다고 엄숙히 맹세했고, 그리하여 정오쯤에는 패거리 전체가 알게 되었다. 그것만 보더라도 이 얼간이들이 자기 어머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p.323

스티븐스는 노령(老齡)의 기초 연금술을 잘 알고 있었다. 노령은 납을 금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뼈를 유리로 바꾼다. p.427

말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간에 중요한 것은 이야기로다. p.436

단순한 설렘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거의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잃어버리는 것들 중 하나다. 그러다가 노년에 이르러 그런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되면 누구나 놀랄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오랫동안 검은 머리카락이라고는 한 오라기도 보지 못하다가 어느 날 빗에 묻어 있는 한두 가닥을 발견했을 때처럼. p.458

향수병(鄕愁病)이라면 흔히 어렴풋하고 그리운 감정,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예리한 칼날이 될 수도 있지. ‘병’이라는 말은 비유적 표현일 뿐만 아니라 사실적 표현이기도 하거든. 향수병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놓을 수도 있어. 우리가 거리에서 만나는 얼굴들이 무관심해 보일 뿐만 아니라 추악해 보이고…… 심지어 악의를 품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 향수병도 진짜 병일세. 뿌리 뽑힌 식물의 고통. p.5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