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도 않은 사실을 창조해내는 일이란 과연 뭘까? 어설픈 개연성, 맞지 않는 인과관계, 일관성 없는 설정, 독자와 호응하지 못하는 등장인물 등. 창작이란 이토록 지난하다. 이야기의 기본적 이해가 없는 누군가가 써내려간 세계를 바라보는 일은 더더욱 지난할 터. 심지어 그 속에 내가 살아야 한다면? 재앙이다.
    나는, 아니 우리는 지금 재앙과 같은 곳에서 살아간다. 어린아이도 유치하다며 손사래를 칠 게 뻔한 수준 낮은 동화 같은 세계. 그러나 믿지 않으면 당할(?)지 모르는 자살(?)을 걱정해야만 하는 조악한 비현실적 공간에서 오늘도 나는, 아니 우리는 의미 없는 자맥질을 반복한다. 세상의 모든 재미 없는 이야기 속 인물들의 심정이란 이런 것일까. 무심한 독자에게 자신의 심정을 끝끝내 털어내지 못하고 닫혀버린 책 사이 어딘가에 죽은 것도, 그렇다고 사는 것도 아닌 그들의 심정을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다. 나만큼은 그런 이야기를 쓰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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