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를 쓰는 방법
미국추리작가협회 지음, 로렌스 트리트 엮음, 정찬형.오연희 옮김 / 모비딕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드거상을 수상한, 글쓰기의 바이블'이라는 소개 문구를 처음 봤을 때 내가 떠올렸던 책은 로버트 맥키의 <Story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였다. 이미 내게 바이블이라고 할만한 책은 따로 있었다는 얘기다. 물론 후자는 단순 문학을 위한 글쓰기 책은 아니지만 '이야기'를 만든다는 점은 문학이나 시나리오나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가 생각하는 바이블은 로버트 맥키의 책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매우 유용하게 읽었다. 추리소설로 이름 좀 날린 작가들의 비결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기회는 쉽게 오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축구가 가진 재미를 알기 위해서는 메시 한 명의 경기를 보는 걸로 충분할지 모른다. 하지만 호날두, 수아레즈, 즐라탄, 로벤이 출동하면 어떨까?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하는 실력 급 선수들의 경기를 함께 본다면 그 재미는 배가 된다. 이 책이 그렇다. 메시가 할 수 없는 기술과 플레이를 다른 선수들이 보여주듯 한 명의 거장보다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작가들의 경험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이 가진 매력을 설명하기엔 충분하다.


  제목이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이라고 장르를 '미스터리'에 한정하는 책은 아니다. 플롯이나 개요, 인물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기술부터 원고를 수정하고 편집자를 사로잡는 등 자잘하지만 알아두면 좋을 알맹이 정보까지 꼼꼼하게 한데 묶은 책이다. 장르라는 것도 어찌 보면 애매한 문제다. 미스터리라고 로맨스 요소가 없으리라는 법이 없고 로맨스라고 판타지 요소가 없으리라는 법이 없듯 말이다. 실로 다양한 장르가 뒤섞인 문학 세계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글을 쓸 때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듣는 게 해야 할 것에 대해 듣는 것보다 더 가치 있다. (84p)



  마지막 28장 '추리소설을 잘 쓰는 비결'은 그야말로 진국이다. 글쓰기 인생을 살아오며 거장들이 느낀 진리를 정리한 부분인데 신선하고 공감 가는 조언들을 메모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앞으로 자주 들여다보게 될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