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죽음
기욤 뮈소 지음, 이승재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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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은 기욤 뮈소의 작품,
독특한 제목과 표지로 가끔 내 눈길을 잡아 끌었지만,
사실 프랑스 문학의 지루함을 이겨내기 힘들어 멀리 했었는데...
생각보다는 꽤나 흥미진진했다.
(물론 난 이것이 90%이상 추리 소설일 거라고 생각하기는 했었지만..) 

이 작품이 나에게 주었던 커다란 고민 중의 하나는
우리 사람에 있어서 성공과 사랑의 가치다.
나 역시 말로는 쉽게 가족과 사랑을 지키기 위해,
일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 일 때문에...
성공에 대한 욕망 때문에 그 사랑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솔직히 죽음을 받아 들인다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때론 그 죽음에 앞서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가족이 아닐 수도 있고,
또 마지막 순간까지 성공의 욕망을 버리지 못할 수도 있으니깐... 

어렵다.
과연 나의 사람이 1달 밖에 남지 않았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다 버리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끝냈을 때,
내가 죽지 않는다면???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해피 엔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해피 엔딩만 존재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블록버스터처럼 스케일이 크고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적당한 긴장과 생각할 여백이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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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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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고등학교 때였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처음 읽었던 것이.... 

사실 그 때는 잘 몰랐다. 이 작품의 가치 같은 것을...
그저 짝사랑?에 대한 기록인가 보다 했다.
글 자체도 지루하기 그지 없었고....
그 때 나는 고전이란 참으로 지루한 거구나 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아마도 나는 30이 넘기 전에 한 번 더 읽었을 것이다.
이유는 아마도 '롯데'의 기원을 찾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역시 이 작품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기억 조차 희미하니까.... 

그리고 지금 나이 40을 넘겨서 다시 읽었다.
불행하게도 지금에 와서야 이 작품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문장 하나하나가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하고,
감정선을 건드려 눈물 짓게 하고,
나의 그 시절을 그립게 한다. 

'슬픔'이 아나라 '젊은'에 방점이 찍혀야 함을...
그래서 그 시절의 젊은이들의 상징이 되었음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고전이란 지루한 것이 아니라, 
진짜로 시공을 초월한 사람의 핵심을 담고 있음을... 이제서야 알았다. 

문장에 서려 있는 과도한 감정의 표현도,
자연과 사람, 사회를 바라보는 그 모든 것이
비록 다듬어지지 않고, 거칠지만... 또한 열정이 묻어나며,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  

그것이 젊음임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나의 젊음도 마찬가지로 그러했음을...
그리고 이젠 지나가 버렸음을...
이제서야 알고 그리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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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의 범죄 - 미야베 미유키 단편집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장세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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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전에 본 것이 미미 여사의 첫번째 장편 소설이었는데,
이번에는 한 칸 더 거슬러 올라가서,
데뷔작과 데뷔작이 포함된 첫 소설집이다.
(이제 더 이상을 거슬러 올라 갈 때도 없겠지.) 

왜 오래된 사진첩을 다시 들춰보면 왠지 모르게 풋풋한 느낌이 들지 않은가?
그런 기분이다.
진짜로 풋풋한 느낌, 상쾌한 느낌...
생각보단느 정교하지만 그렇다고 복잡하거나 치밀하지는 않은...
책장 위에 오랫동안 놓여 있던 자그마한 악세서리 같은...  

그런 가운데 미야베 미유키 작품의 원형질을 있는 그대로 발견할 수 있다.

아무튼 보는 내내 즐거운 기분이 드는 소중한 작품집이다. 

수록 단편들
'우리 이웃의 범죄' - 걸작이라 이름 붙이기에 스케일만 작을 뿐. 걸작 맞다.
'이 아이는 누구 아이' - 이게 나중이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로 발전될 것일까?
'선인장 꽃' - 최고로 좋다. 추리도 아니고 미스터리도 아니지만... 감동적인 이야기?
'축 살인' - 장편으로 늘려도 될만한 정교함? 유일하게 유혈이 낭자한...
'기분좋은 자살 의도' - 추리고 아니고 미스터리도 아니지만... 감동적인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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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보여주는 손가락
김치샐러드 지음 / 학고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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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입한지는 벌써 2년이 다되어 가는데...
그동안 조금씩 조금씩 보다가, 쉬었다가, 다시 보다가....
그러다 보니 어느 새(? 이렇게 표현하면 안되는데..) 다 봤다. 

여러가지 예술 분야에게 내게 가장 어려운 것이 그림이다.
차라리 현대 미술이라면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데,
도무지 어떻게 보고 읽어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해서 여러 방면으로 많은 책을 보았는데,
웬디 수녀님이나 일본의 어느 미술 평론가, 이주헌님 등...
하지만 딱히 내가 가졌던 느낌이나 생각하고 맞는 부분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딱 내 취향... 개인적으로 우울한...
혹은 방황하는 자신을 투영한 관점에서 그림도 고르고.
그림을 읽어 내려가는 방법 역시... 같은 관점을 유지하고 있어 훨씬 공감이 갔다. 

많은 평론의 경우, 시각 자체를 객관화하고자 노력하는데, 
그러다보면 또 개인적인 관점이 사라져 버리고 만다.
이렇게 좋게 얘기해서 그렇지, 개인적으로는 '평론은 웃기는 짬뽕이다'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많은 주관적인 감상들을 나누는 것이 더 좋다.
그런 가운데 같은 감성을 찾아서 좀 더 깊은 얘기를 하는 것이...
그저 나 같은 보통 사람의 바램일 뿐이다. 

최근에 열살짜리 아들 녀석이 모네의 '인상: 해돋이'를 보고 감상을 쓴 글을 읽었는데,
사실 나는 그 글에 감동을 먹고 말았다.
나의 눈보다 훨씬 디테일하고 그림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능력을 보니...
부러워서... 질투가 날 지경이었다.
 

아직도 그림 보여주는 손가락이 블로그에서는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더 이상 찾아 보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변했기 때문이리라... 

방황하는 예술혼을 속 안에 품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추천서로 정해 놓고 싶다.
  

(3번 정도 쓰고 수정하고 하다보니... ㅋㅋ 흐름이 엉망.
현대 미술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읽어 줄만 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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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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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30대로 접어들기 이전부터,
제2의 사람을 사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동경했었다.
그 대부분은 사실 가짜 죽음 이후에 진짜 죽음으로 마무리 되곤 했었다.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
이는 비단 소설 속의 주인공 뿐만이 아니라
모든 남자들 아니,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숨어 있는 욕망일 것이다.
영원한 로망....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영미권 소설을 볼 때마다 느끼는 배경 묘사의 세밀함.
이것이 초반을 어느 정도 지루하고 심심하게 만들지만,
어느 정도 배경이 세팅 되고 나면,
모든 이야기는 엄청난 탄력을 받으며, 그 효과도 증폭되곤 한다.

빅 픽처의 중반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들도 빠르면서도 치밀해서,
진짜로 숨 돌릴 틈도 없이 전개된다.
암튼 오래 간만에 맘껏 취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 작품 안에 숨어 있는(? 그렇다고 찾기 어렵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녹아 있다는 의미) 문화적 코드들도 흥미로운데....
예를 들면,
미국 중산층 사람의 이면, 월 스트리트의 탐욕과 허영,
안정된 가정 생활의 위태위태함, 성공 뒤에 감추어진 복잡한 관계 등등
현대 미국 사회의 다양한 일면들 역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런 디테일을 함께 봐야 이 작품이 그리고자 하는 큰 그림을 볼 수 있다는 뜻일까? 
내용 중에 딱 한번 언급되는 제목 '빅 픽처', 
아직도 나는 그 의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대단한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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