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인생에서 우울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지만 그렇다고 삶의 - P61

욕구가 약해지지는 않았다. 그녀의 우울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우울이 사색적 사고를 위해 소유자에게 일종의 천재성과 재능을 부여하는 유머라고 생각한 방식과 유사하다. - P62

한나가 아우구스티누스를 읽은 건 신의 존아니었다. 한나는 심지어 영혼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한나에 따르면 우리가 마주해야 할 세계는 단 하나,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다. 한나는 신의 구원 대신 세속적 사랑에 기댔다. 사랑으로변모한 의지는 무게, 즉 성격을 형성하는 중력을 지녔고, 어떤 행동을 취할지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도록 자아를 길들인다. - P65

한나는, 성별을 근거로 여성을 여성해방운동에 동원하려는도는 차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았고, 여성해방운동의 목표가 여성을 남성과 사회적으로 똑같이 만드는 식으로 전개되어선안 된다고 생각했다. 여성은 남성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대신, 여성의 정치참여를 막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목적으로 삼아야 - P90

한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발생하는경제적 불이익 때문에 여성의 정치참여가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했다. - P91

한나는 언제든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맞출 준비가 된 파브뉴의 낙관주의를 거부하는 대신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파리아를 높이 치켜세웠다. 정체성을 잊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손해를 감수한다는 뜻이다.
"정체성을 버리면 확실히 우주처럼 무한한 존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성격을 갖는 건, 세상을 창조하는 것만큼 어렵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 P114

한나는 낙관과 절망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으로 현재가 아닌 과거나 미래를 바라보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 P131

한나는 시오니즘이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는 것을 경계했다.
20세기에 유대인으로 살아온 경험은 그녀가 철학에서 정치사상으로전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 P155

한나에게 친구란 어두운 시대에 쉼터가 되는 마치 오아시스 같은 것이었다. 한나는 친구들과 있을 때 "마음과 마음이 직접 만난다"
고 말하기도 했다. 친구 모임에서는 가면을 쓸 필요가 없고, 일의 압 - P162

박에서 자유로웠으며, 외모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모두 대등하게만날 수 있었다. 타인과의 친밀한 우정 속에서 우리는 숨쉬는 법, 즉공존하는 법을 배운다. - P163

현실을 살아가고 내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제대로 보려면 철학사상이 아닌 내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라. " - P212

한나는 미국이 사회적·경제적·교육적 평등에 도달하더라도 미국 내 흑인 차별은 더욱 심해질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 같은 논리는 "자유로운 결사의 권리, 즉 차별권이 평등의 원칙보다 더 큰 타당성을 가진다"는 정치적 주장과 상통한다. 정치에서 평등을 배제한 까닭에 한나는 공적영역에 모습을드러낼 수조차 없는 차별받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헤아리지 못했다. - P224

공적영역에서 진실이 자취를 감추면 정치적 자유가 위협을 받는다. 한나가 깨달았듯이 공적영역에서 내 경험과 관련된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진실을 말하는 자들은 집단적 경멸의 대상으로서 언제나 정치영역의 바깥에 서 있다. - P243

한나는 정당이 사라지면 독립된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더욱 힘을발휘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한나의 주장에 따르면 정당 체계는 유권자들을 무력하게 만든다. 국민이 스스로 후보를 결정하도록 하는 대신정당 체계 안에서 가장 힘이 센 후보를 국민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 P249

거짓말이 들통나면 거짓말쟁이는 단순히 의견일 뿐이라고주장하는데, 이 같은 주장은 공적영역을 바꿔놓을 수 있다. 거짓이계속해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거짓이 진실을 음해하는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우리의 능력이다. - P257

한나가 주장하길, 사유라는 행위를 할 때 나는 절대 혼자가 아니다. 키케로(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만큼 더 활동적일 때가 없고, 혼자 있을 때만큼 덜 외로울 때가없다"고 했다.
한나에게 <정신의 삶>은 1933년에 떠나온 전통 철학으로의 회귀였다. 한나에겐 이 책이 악인 자체와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 왜 사람들은 악을 저지를 수 있는가 하는 질문과 직접 대면할 기회였다. - P283

매카시는 한나를 한 명의 ‘물리적 존재‘로 묘사했다.
한나는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사람의 마음을 끄는 여성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또렷한 눈동자는 마치 지성의 광선이 뿜어져 나오기라도 하듯이 반짝였지만 그 내면에는 캄캄하고 깊은 웅덩이가 자리했다. 한나에게는 헤아릴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했다. 그건각에 잠긴 듯한 그녀의 깊은 눈동자를 보면 알 수 있다. - P302

한나가 우리에게 전하는 핵심은, 이 세상을 끊임없이 새롭게 바라보고, 새로이 한계를 설정하며, 다시 배열하라는 것 그리고 새로운언어로 새 이야기를 들려주라는 것이다. 이것이 한나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다.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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