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세 번이나 진흙탕에서 신발 건져, 황석 선생 비방 적힌 책 한 권을 얻었다네. 逡巡三進泥中履, 爭得先生一卷書 장량은 노인 앞에 꿇어앉아 간절하게 말했다. "크신 성함을 알고 싶습니다." 노인이 말했다. "잘 기억하거라. 13년 뒤 곡성(城)10 동쪽에 어떤 임금을 장사 지내게 될 것이다. 그 빈 땅에서 황석(黃石)을 하나 얻을 것인데 그것이 바로나다. " - P139
동남쪽 패현에 당도하자 뭔가왕성한 기운이 서려 있는 듯했다. 진시황은 이곳에 틀림없이 이인(異人)이 있을 것으로 여기고 세밀하게 방문 조사하고 혹시 그런 사람이 있으면 바로 주살하여 후환을 없애라고 분부했다. 그러자 이사가 말했다. "구름 기운이 출몰하는 것은 우연에 불과합니다. 폐하께서는 무슨걱정을 그리 심하게 하십니까? 만약 사람을 보내 조사하다 백성을 동요시켜 오히려 다른 우환이 생길까 두렵습니다." 진시황이 말했다. "경의 말이 옳소." - P140
항우가 대답했다. "글쓰기는 이름을 쓰는 기술에 불과하고, 검술은 한 명을 상대하는기술에 불과합니다." 항량이 말했다. "그럼 이제 뭘 배우고 싶으냐?" 항우가 말했다. "저는 만 명의 적과 상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 P142
어사가 일이 끝났음을 보고하자 이사가 간언을 올렸다. "폐하의 순행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서 온갖 변고가 생겨 나라의 상서로움이 증명되지 못하고 있으니 백성들에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할까두렵습니다. 차라리 어가를 돌려 돌아가셔서 변방의 방비를 엄정히 하시고 나라 안을 편안하게 위무하시면서 두 손을 모으고 무위(無爲)의정치를 하시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그럼 저절로 무사하게 될 터인데, 하필이면 어가를 멀리까지 몰고 나가 사단을 만들며 온종일 불편해하실 필요가 있습니까?" 시황제는 이사의 말에 따라 어가를 되돌렸다. - P143
"부소는 현명하고 결단력이 있으며 강직하고 전도유망하오. 평소에공과 잘 지내지 못했는데 만약 임금이 되면 몽염을 승상으로 삼고 공의 인수를 빼앗아 그에게 줄 것이오. 그럼 공은 고향으로 쫓겨나 서민으로 강등되어 서서히 화를 당할 것이고 결국 죽은 뒤 장사 지낼 땅도찾지 못할 것이오. 공은 어찌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하시오?" 이사는 오랫동안 깊이 신음하다 말했다. "공의 말에도 일리는 있지만 폐하의 마지막 부탁을 차마 저버릴 수없소." 조고가 말했다. "마지막 부탁을 따르다가 몸이 위태로워지는 것과 마지막 부탁을 저버리고 권력을 오래 유지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게 더 나은 일이오? - P145
몽염이 다급하게 제지하며 말했다. "황상께서는 신에게 30만 군사를 이끌고 변방을 지키라 하셨고, 또태자마마를 이곳에 오래 머물게 하며 군사를 감독하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이것은 천하의 중임입니다. 이렇게 중임을 맡기시고도 사약을 내리시다니요? 이는 아마도 중간에 속임수가 있는 듯합니다. 직접 만나뵙고 사정을 아뢴 뒤 과연 거짓이 아니라면 그때 죽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부소가 말했다. "군부의 명령이 이미 내려졌으므로 거스를 수 없소. 어명이 당도했는데 그것이 어찌 사실이 아니겠소? 만약 다시 주청을 올린다면 더욱더불효를 더하는 일이 될 것이오." 부소는 마침내 독주를 마시고 죽었다. - P148
자영이 간언을 올렸다. "몽씨는 진나라의 대신이고 모사입니다. 그가 어느 날 버려지면 이로써 절개를 지키려는 사람이 없어질 것입니다. 이 일로 신료들은 믿음을갖지 못할 것이고 투사들은 굳은 의지를 버릴 것입니다." 진이세는 자영의 간언을 듣지 않고 몽씨의 구족(九族)을 몰살하려했다. 몽염은 그 소식을 듣고 탄식했다. "나는 많은 공을 세워진나라 3세 동안 신임을 받았고 지금도 군사30여 만을 거느리고 있다. 이 세력만으로도 충분히 반란을 일으킬 수있다. 그러나 차라리 대의를 지킬지언정 망령되이 행동하지 않는 것은감히 선조의 가르침을 욕되게 할 수 없고 선왕의 은혜를 잊을 수 없기때문이다." 그리고 끝내 짐독을 마시고 죽었다. - P152
유방이 뱀을 벤 뒤 사방에서 귀의해오는 사람이 수백 명이 되자 그의 위엄과 명성이 자못 주위를 진동하게 했다. 패현의 관리소하(蕭何)와조참(曹參)은 진나라가 더욱 포악하게 변해가고 세금과 부역을 과중하게 부과하는 것을 보고 패현 현령을 보좌하여 사람들을 모아 진나라에 반란을 일으키기로 했다. 그리하여 번쾌에게 유방을 불러와 함께 상의하자고 했다. 유방은 번쾌와 함께 수백 명의 휘하 인원을 거느리고패현으로 왔다. - P158
아내가 이아이를 낳을 때 집안에서 봉황 다섯 마리가 우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성장하면 틀림없이 귀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마을에도 세도 있는 집안 자제들이 있지만 모두 어리석어 제 딸의 배필이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런데 마침 장군의 모습을 뵈니 힘은 솥을 들어올릴 정도고, 용기는 만 명의 적을 상대할 만합니다. 그리고 의군을 일으켜 천하 평정에 뜻을 두고 계시니 진정 세상을 덮을 만한 영웅이십니다. 부디 제 여식을 배필로 삼아주십시오." 항우는 바로 일어나 재배하며 감사 인사를 올렸다. 우공은 우희(虞姫)를 불러 항우에게 인사를 시켰다. - P171
환초가 말했다. "영 장군의 무예와 용력은 천하무적입니다. 옛날에 여산 공사장에서노역을 하다 도망친 뒤 장강을 건너 저에게 투신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영 장군을 머물게 하고 여비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각자 어진 주인을 만나면 합심하여 보좌하고 함께 부귀를 도모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전에 이곳에서 의군을 모아 거병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확신하지 못했는데 뜻밖에도 오늘 이렇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영포가 말했다. "어려운 일인데도 장군께서 의군을 일으켰으니 저도 이에 호응하고싶습니다." 항우는 매우 기뻐하며 영포를 인도하여 항량을 만나게 해주었다. 항량도 기뻐하며 이렇게 말했다. "천군만마를 얻기는 쉽지만 훌륭한 장수 한 명을 얻기는 어렵소. 지금영 장군을 만났으니 마치 만리장성을 얻은 듯하오." - P174
지금의 대책을 말씀드리면 먼저 초왕의 후예를 옹립하여 사람들의 여망에 따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럼 천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항 장군은 자신을 위하지 않고 초왕의 후예를 옹립하여육국의 원수를 갚으려 하시니 이는 진실로 천하의 의거다.‘ 이렇게 되면 민심이 기꺼이 복종하고 제후들도 호응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비록 진나라가 강하다 하더라도 일거에 격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항량이 말했다. "참으로 훌륭한 대책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범증을 군사로 삼고 바로 사람을 보내 초왕의 후예를 두루 찾게 했다. - P182
"너는 늘 칼을 차고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그 칼로 나를 찌를 수 있겠느냐? 찌를 수 없다면 내 가랑이 아래로 지나가야 한다!" 그러자 한신은 고개를 숙이고 가랑이 아래로 기어갔다. 시장 사람들은 모두 그를 비웃으며 겁쟁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관상을 잘 보는허부(負)라는 사람이 한신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왕후장상이 될 만한 고귀한 관상을 갖고 있소. 틀림없이 천하의 대장군이 될 것이며 부귀를 누림이 가볍지 않을 것이오." 한신이 웃으며 말했다. "하루에 밥 한 끼도 못 먹는 주제에 무슨 부귀를 바랄 수 있겠소?" - P190
항량이 대로하여 말했다. "나는 회계에서 군사를 일으킨 이래 가는 곳마다 적수가 없었다. 이까짓 외로운 성 하나를 쳐부수는 것이 무에 어려울 게 있겠느냐? 장함은 내 이름만 듣고도 간담이 서늘해졌을 것인데, 어찌 감히 성을 나와우리 진채를 칠 수 있겠느냐? 너 따위가 대체 무엇이기에 감히 함부로 - P198
계책을 운운하며 우리 군사의 사기를 떨어뜨린단 말이냐?" 장함은 결국 한신을 문밖으로 끌어내게 했다. 송의가 한신의 계책을듣고 황급히 말했다. "전투에 승리한 뒤 장수가 교만해지고 병졸이 나태해지면 반드시 패배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 병졸들은 나태해진 지 오래입니다. 진나라는지금 성안에 포위되어 곤경에 처한 듯 보이지만 연일 정예군을 잘 먹이며 힘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또 장함은 진나라의 명장이라 갑사(甲士)를부리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진실로 장함은 한신의 말처럼 이해관계를잘 파악하는 자이니 한신의 말도 훌륭한 계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량은 더욱더 송의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날 밤 장함은 과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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