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라의 인질이 된 왕자 이인. 여불위가 그를 알아 보고 투자한다. 여불위가 진나라로 들어가 화양부인의 언니를 통해 안국군과 화양부인을 만난다. 이인의 현 상황을 들은 뒤 이인을 적자로 세워달라는 여불위의 부탁에 승낙한다는 편지와 부절을 안고 여불위가 조나라로 되돌아간다.

"네 할아비가 잔학무도 자주 군사를 일으켜 우리 국경을 침범했다. 그러다가 이제 네놈이 우리 포로가 되었으니 무슨 할말이 있느냐?" 조왕은 호위무사에게 이인을 끌고 나가 참수하라고 했다. 그때 인상여가 황급히 제지하며 말했다. "불가합니다! 지금 진나라는 강국입니다. 만약 이자를 참수하면 진나라와 조나라의 사이는 더 크게 나빠집니다. 이후 저들이 군사를 동원하여 공격해오면 우리 조나라는 아마도 편안한 날이 없을 것입니다. 차라리 이곳에 인질로 잡아두는 편이 더 좋을 듯합니다. 그럼 진나라는 감히 우리를 공격하지 못할 것이니 이제 조나라는 무사태평한 날을보낼 수 있습니다." 조왕이 말했다. "옳은 말씀이오." - P63
대왕께서 이인을 긍휼히여기시고 은혜를 베풀어주시면 뒷날 귀국하여 그 은혜에 보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진과 조 두 나라는 서로 우호를 맺고 천년 동안 골육지친으로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왕께서 이인을 가두어두고 돌려보내지 않으신다면 대왕께 화씨지벽(和氏之)이라는 보물이 있다 해도 그 엄청난 원한을 푸실 수 없을 것입니다. - P66
"장사를 하면 마음이 수고롭고, 농사를 지으면 몸이 고되지만, 그 이익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지금 진나라 왕손 이인의 관상을 보니 후덕하고 우아하여 나중에 틀림없이 아주 귀하게 될 듯합니다. 지금 이곳에인질로 잡혀 자기 나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나라 근신들에게 천금의 뇌물을 주고 귀국시켜 장차 부귀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이 일로 무궁무진한 이문을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 P69
"지금 마마의 빈한함이 이와 같으니, 빈객과 교분을 맺기 위해 예물도 보내실 수 없습니다. 비록 제가 가난하지만 집안의 재산으로 천금을마련하여 마마와 함께 서쪽 진나라로 가서 태자마마와 화양부인 마마를 섬기고자 합니다. 일의 전말을 자세히 말씀드리고 마마의 충애심을아뢰겠습니다. 그럼 아마도 태자마마와 화양부인 마마께서는 틀림없이기뻐하시며 마마를 적자로 삼으실 것이고, 이후 진나라로 귀국하실 수만 있다면 반드시 태자가 되실 것입니다. 저의 계책이 어떠합니까?" - P74
밤낮없이 귀국을 생각하면서 끝도없이 방황합니다. 부모님을 우러러 그리워하지만 꿈속에서나 뵐 수 있을 뿐입니다. 반걸음을 걸으면서도 잊지 못하고 밥 한 술 뜨면서도 세 번이나 탄식합니다. 지금 제 마음을 여불위에게 실어 보내 보옥과 함께 부모님께 바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제 마음은 지금 부모님의 슬하에 가 있는 듯합니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은 여씨가 자세히 말씀드릴 것입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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