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4. 정신분석 페미니즘
페미니즘에 있어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좋든 싫든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개념인가보다.
하지만 여전히 내게는 모호해서 손에 잡히지 않는 듯하여 어렵다.
정신분석에 기반한 페미니즘 이론은 결국 가부장제를 재생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무의식의 욕망을 의식화해야만, 욕망은 우리를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게되고, 치유가 일어나게 된다. 의식적 마음이 무의식의 내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바로 무의식의 내용이 성적(sexual)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성적인 존재이며, 처음부터 쾌락 원칙(본능적인 리비도적 충동을 만족시키려는 욕망)에 지배 당하고 있다. 유아는가족들과 상호 작용하면서, 성적 쾌락을 몸의 특정 부분들과 연결 - P161
시키는 과정을 통해, 쾌락 원칙을 현실 원칙에 맞춰 조절할 수 있게된다. 구강 단계에서 아이는 엄마의 젖을 빨면서 쾌락을 충족시키고, 항문 단계에서는 배설을 통제함으로써, 마침내 생식기 단계에서는 생식기로부터 쾌락을 충족하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디푸스 단계다. 프로이트의모델인 외디푸스 콤플렉스의 시작은 여아와 남아 모두 첫사랑의 대상인 엄마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엄마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아빠를 경쟁자로 의식하는 것이다. - P162
프로이트에 따르면 무의식은 억압에 의해 통제되고, 유아 성욕은 외디푸스 콤플렉스에 의해 통제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을통해 "정상적인 성을 가진 성인의 정체성이 만들어진다. 바로 이것이 정신분석학의 초석이 된다. 그러나 프로이트 자신이 충분히인식하고 있듯이, 이런 과정은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고, 그에따라 소위 "정상" 범위에서 벗어난 다양한 유형의 변칙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정상" 범위란 종종 변하기 쉽고 또 환상에불과하다. - P163
『정신분석과 페미니즘』은 시몬느 드 보부아르, 베티 프리단, 에바 피지스, 저매인 그리어, 술라미스 화이어스톤, 케이트 밀렛과 같은 페미니스트들의 저작에 나타나 있는 프로이트에 대한 적대감을 나열하는데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미첼은 그들이 프로이트의 여성 연구를 프로이트 저작 전체의맥락에서 보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그들은 정체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회적 현실"과 "의식적 선택" (356)을 앞세우면서, 정작 꼭필요한 무의식과 섹슈얼리티의 우선적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책의 결론에서 미첼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억압이어떻게 왜 일어나는지 논의한다. 미첼은 외디푸스 콤플렉스가 어떻게 가부장제 시스템 - 남성이 여성을 교환하고, 근친상간을 금지하는 시스템을 제도화하고 유지시키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가부장제가 자본주의에만 특화된 제도인지 아니면 보편적인지 논의하면서, 외디푸스 콤플렉스가 자본주의에만 한정될 수는 없지만, 다른 경제/사회적 맥락이었다면 분명히 다른 형태도 가능했을 거라고 논의한다. - P167
초도로우에 따르면 정신분석만이 젠더 정체성의 획득을 자본주의 핵가족이라는 특정한 사회적 맥락에서 설명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제대로 답할 수 있다고 본다. 즉, "가족이라는 구조가 남녀에서서로 다른 관계적 필요와 능력을 만들어내서, 여성에게는 엄마로서 재생산 영역을 담당하도록 만든다" (51)고 설명한다. 초도로우는 남파리다 아와 여아가 전외디푸스 단계와 외디푸스 단계를 서로 다르게 경험하기 때문에 여성이 기본적인 양육자의 지위를 재생산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 P169
조앤의 1인칭 서술은 오로지 자기자신과 독자들을향한다. 어떤 면에서는 남편인 아더(Arthur)를 향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자신과의 대화는 정신분석의 "말하기치료"와 상당히 흡사하다. 치료는 피상적이거나 사소해 보이는 증상, 꿈, 판타지로부터 시작해서 무의식에 감춰져있는 이들의 의미를 파악해내는 것이다. - P172
미첼이 지적하듯이, 프로이트는 후기 저작에서 여성에게 전외디푸스단계인 엄마-딸의 관계가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딸이 엄마에 대해 수많은 이유로 적대감을 품기도 하지만(합리화처럼 나중에 깨닫게 되는 이유일 수도 있지만), 실은 일반적으로 엄마의 딸의 관계는 매우 양가적이다. 즉, 엄마와 딸 관계는 매우 중요하고강렬한데, 그 이유는 사랑만큼이나 서로 미워하기 때문이다"(57). - P175
미첼은 프로이트의 마조키즘 혹은 고통의 쾌락이란 "여성적인 곤경의 전형"(114)이라고 주장한다. 수동성이란 여성의 외디푸스 컴플렉스가 제대로 해결되지않은 까닭에 생기는 결과이며, 허영심과 질투는 페니스 선망과 거세콤플렉스에 대한 보상의 결과다. 여성에게 정의감이 부족한 것은 여성의 경우 외디푸스적 아버지의 금지 명령을 내면화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금지 명령으로부터 비롯되는 수퍼 에고, 혹은 도덕률역시 잘 내면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 P179
딸의 엄마들은 딸과 동일한 젠더이고, 그들 자신도 소녀 시절을겪었기 때문에, 아들과 다르게 엄마는 딸을 자신과 분리된 존재로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청소년기에서 전외디푸스단계의 엄마-딸의 이슈가 다시 떠올라 중요해지는데 (불안, 강렬하고 배타적인 애착관계, 구순애와 음식, 딸의 몸을 엄마가 통제하려는 욕망, 기본적인 동일시 등), 이러한 현상은 전외디푸스적 엄마-딸의 관계요소가 엄마와 딸의 심리 속에 연장되어 보존되고 있다는 주장을임상적으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109-10) - P182
미첼은 특정한 사회 맥락에서 정신분석학의 객관적 진리를 추출해내서, 결국 추출한 진리를 보편화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모순적이고 혼란스럽다. 미첼은 책의 끝부분에서 정신분석은 근친상간을 금지하고 여성 교환을 제도화하는 가부장적 법을 보편적화하고 내면화하는 과정을 설명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사회마다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똑같은 비판을 받을 수 - P187
있다. 즉, 가부장제는 사회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사회 안에서 불가피한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남성이여성을 지배하지 않는 문화를 상상할 수 있단 말인가? 페미니스트정치적 액티비즘은 가부장제적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무엇을할 수 있단 말인가?" - P188
『레이디 오라클』은 낸시 초도로우의 책 『모성의 재생산이 지닌 몇 가지 문제점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초도로우도 미첼과 마찬가지로,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언어의 역할을 고려하지 못한다. 초도로우는 전외디푸스시기에 대상 관계에서 양육의 차이에 따라 남녀가 다르게 형성되는 자아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이 이론은 경험론적이고, 기능적이고 결정론적이라는 비판에 취약하다. 초도로우는 여성의 양육이 만들어내는 "정상"이 실패할 수 있다거나, 불안할 수 있다거나, 뒤집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용납하지 않는다. - P192
그들의 이론은 지나치게 정상성과 적응의 개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가부장제 구조를 오히려 재생산하게 된다. 정상적인 젠더 발전에 대한 심리적모델로는 동성애와 레즈비어니즘을 설명할 수 없다. 또한 젠더체성이 인종적 차이에 의해 굴절될 수 있음도 설명하지 못한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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