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 1886

실비아는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불현듯이 그 입을 막아 침묵을 지키게 한 것은 무엇일까? 아홉 해를 살아온 끝에 비로소 처음으로 드넓은 바깥세상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고작 한 마리 새 때문에 그걸 밀어내야 한단 말인가? 높은 소나무의 푸른 가지가 소곤거리던 소리가 여전히 귓가를 맴돌고, 금빛 허공을 가르며 날아오르던 백로의 모습을, 함께 아침이 열리는 바다를 내려다보았던 그 순간을 떠올리자실비아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백로의 비밀을 털어놔 그 생명을 빼앗을 수는 없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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