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도 나처럼 다들 벽지에서 나왔을까?
하지만 꽁꽁 숨겨놓은 노끈으로 나를 단단히 묶었으니, 절대 저 바깥 길가로 날 내보내지는 못할걸!
밤이 오면 다시 무늬 안쪽으로 들어가야 할 텐데, 그건 정말 힘들어!
이 커다란 방에서 맘껏 기어다니니 정말 기분이 좋은데 말이지!
밖으로 나가지는 않을 거야. 제니가 부탁한다 해도 절대 안 한다고.
밖으로 나가면 땅바닥에서 기어다녀야 하는데다 모든 게 여기처럼누런색이 아니라 초록색이잖아.
그런데 여기서는 반질반질한 방바닥에서 기어다닐 수 있고, 벽을 빙둘러 있는 저 긴 얼룩에 어깨가 딱 맞으니까 길을 잃을 걱정도 없다고. - P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