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서론


중국철학사 사료 선택의 기준

- 토론한 내용이 철학에 존재하는 문제들의 범위 내에 있는 것

- 새로운 “소견”이 들어있는 저술

- 철학자의 소견, 즉 중심 관념이 있는 것

- 이지적 논변으로 표출되어야

- 한 철학자에 관한 서술 가운데 인격을 드러내는 것

그리스 철학자들은 철학을 대체로 다음의 세 부문으로 나누었다.
물리학(Physics), 윤리학(Ethics), 논리학(Logic).
이 시대의 물리학, 윤리학, 논리학은 그 범위가 현재 이 이름들이지칭하는 것보다 더 넓었다. 현재의 술어로는 다음의 세 부문을 포함한다.
우주론(宇宙論) - "세계에 관한 이론"의 탐구가 목적.
인간론(人生論) - "삶에 관한 이론"의 탐구가 목적.
인식론(知識論) - "지식(인식)에 관한 이론"의 탐구가 목적.
이 삼분법은 플라톤[427-347B.C.] 이후 중세 말까지 널리 유행했으며, 근대까지도 많이 사용되었다. - P3

철학이란 바로 이지적인 산물이며, 철학자는 이론을 수립하려고 할 때 반드시 논증으로써 그 성립을 증명한다. - P7

중국인은 "무엇이냐"를 중시했지 "무엇을 가졌느냐"는 중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식을 중시하지 않았다. 중국에는 다만 과학의 싹은 있었으나 정식 과학은 없었는바,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이것이었다. - P10

중국인의 사상 속에는 한번도 "아"에 대한 뚜렷한 자각이 없었기 때문에 역시 한번도 "아"와 "비아"가 뚜렷이 분리된 적도 없었고, 따라서 인식의 문제(협의의)는 중국철학에서 한번도 큰문제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철학자는 논변하지 않으면 몰라도 변한다면 반드시 논리학을사용해야 한다고 이미 말했다. 그러나 중국철학자들은 대체로 주장을 수립하는 데에 진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났다가 금방 사라진이른바 명가(名家)를 제외하고는, 사상과 논변의 과정 및 방법 자체를 의식적으로 문제시하거나 연구한 사람이 드물었다.
중국철학자는 또 인간사를 특별히 중시한 까닭에, 우주론에 대한 연구 역시 매우 간략했다. - P11

무릇 진정한 철학체계란 가지와 잎이 무성한 나무처럼 각 부분은 모두 수미일관한 일체를 이루고있다. 다시 말해서 한 그루의 나무같이 비록 가지, 잎, 뿌리, 줄기 등의 각 부분이 존재하지만 그 자체는 스스로 총체적이다. - P12

한 철학자의 철학이 철학으로 일컬어지려면 실질상의 체계는 필수적이다. 이른바 철학체계라고 할 때의 체계란 어떤 철학의 실질상의 체계를 가리킨다. - P14

과학이론은 온 세상이 인정하는 공언(言)이 될 수 있지만, 한 사람의 철학은 그저 한 개인의 말일 뿐이다. - P15

윌리엄 제임스에 따르면, 철학자들은 성정과 기질에 따라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유연한 마음(軟心:tender-minded)의 철학자들인데, 마음이 유연한 만큼 아무래도 우주간에 가치 있는 것들을 차마 무가치한 것으로 귀납해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철학은 유심론적, 종교적, 자유의지론적, 일원론적이다.
또 하나는 강경한 마음(硬心: tough-minded)의 철학자들인데, 마음이 강경한 만큼 가차없이 우주간에 가치 있는 것들을 모조리 무가치한 것으로 귀납시켜버리기 때문에, 그들의 철학은 유물론적, 비종교적, 결정론적, 다원론적이다(『다원적 우주』). - P15

역사란 주인공들의 활동 전체를 말하기도 하고, 그 활동에 대한 역사가의 기술을 말하기도 한다. 만약 두 이름으로 이 두 뜻을 표시하려면, 사건 자체는 역사 혹은 객관적 역사라고 이름할 수 있고, 사건의 기술은 "쓰인 역사(寫的歷史)" 혹은 주관적 역사라고 이름할 수 있다. - P16

‘쓰인 역사‘의 목적은 서술하는 실제와의 상합을 추구하는데에 있고, 그것의 가치 역시 "신빙성"("信"字)을 얻었느냐에 달려있다. - P19

혹자는 생각하기를, 동중서나 왕양명 등이 논한 내용은 이전의 유가서적 내에 이미 그 단서가 있던 것이고 이들은 그것을 심화 발전시킨 것에 불과하니, 어떻게 자신의 철학일 수 있겠으며 언급할 만한공헌이 있겠는가라고 한다. 그러나 설령 이 두 철학자가 심화 발전시킨 것에 불과했다고 인정하더라도, 우리는 바로 그 심화 발전시킨 내용알 경시할 수 없다. 심화발전이 곧 진보이다. - P23

중국철학의 진보의 자취를 살피려면, 우선 각 시대의 자료는 바로 그 시대에 귀속시키고 아무개의 말은 바로 그 아무개에게 귀속시켜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각 철학자의·철학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고, 중국철학의 진보 역시 뚜렷해질 것이다. - P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