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서 주굉 선사의 <산색>을 읽으면서 내게 위안을 줬던 구절은
'도를 배우는 데는 요행이나 굴욕이 없다'였다.
아직도 인생에 '요행'을 바라고 '굴욕'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남아 있어서다.
한편으로 가장 인상적인 단어 중 하나는 '간망 看忙'이었다.

세속에서 재물이 넉넉한 사람이 섣달 그믐날 방에 편안히 앉아서
가난한 사람이 의식이 곤궁한 것을 살펴보곤 하는 것을 '간망'이라고 한다.
...여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고단함을 느긋하게 바라본다는 뜻이겠다
.(83쪽)

설 명절 하루 전 절친 세 가족이 모여(어른 6인 청소년 4인) 돼지갈비를 배 터지게 먹고
아이들이 근처 극장에서 <네버엔딩 스토리>라는 영화를 보는 동안
어른여성 둘은 커피를 마시러 가고 나는 남자들 틈에 악착같이 끼어
카페 옆 홍어삼합집에서 한잔 더 마셨다.

자정 무렵 카페에 전부 모여 커피와 빙수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떠들다 헤어졌는데

부득이하게 우리 가족만 대리기사님을 불렀다.
차로 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라 약정요금은 1만 원.
궁금해서 나중에 물어보니 남편은 5천 원을 더 드렸다고 한다.
'5천 원짜리가 용케 있었네!'하며 나는 속으로 안도했다.

높은 줄 위를 버선발로 걷는 것처럼 사는 게 아슬아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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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6 02: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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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6 1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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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6 1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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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6 11: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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