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혜화역에 내렸다. 뮤지컬<미라클>을 보기위해 미라클 씨어터를 찾아갔다. 저녁 7시 공연이었는데, 시간이 남아서 그 앞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다.

이번에는 뮤지컬 소극장이었는데 무대와 관객사이가 매우 가까웠다. 배우의 표정까지 그대로 볼 수 있었는데, 흐르는 땀방울까지 셀 수 있도록 아주 가까웠다. 덕분에 관객을 무대로 끌어들이는 배우들의 친화력까지 볼 수 있었는데 이 것이 소극장 매력인 듯 하다. 배우는 모두 다섯이었다. 뇌사자 희동과 이하늬 간호사가 주인공으로 나왔고 조연으로 의사, 미저리 간호사, 홍길동이라는 또 다른 뇌사자가 나왔다. 인기그룹 '핫바'의 가수인 희동은 어느 날 과로로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처지인 '길동'을 만나고, 그의 도움으로 이하늬 간호사와 영화<사랑와 영혼>처럼 만난다.

나중에 길동이 죽으면서 뇌사자의 인권문제를 건드린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사랑이야기가가 더 많이 건들려졌다. 미저리 간호사의 의사를 향한 짝사랑, 천사처럼 나오는 하늬의 환자사랑, 희동의 순수한 사랑과 길동의 가족사랑 등. 극이 끝나 갈수록 안락사 소재로 극의 무게감을 실으려 하는데, 극 초반의 유쾌함이 더 오래 남는다. 한마디로 재미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처음에는 간호사 연기를 보면서 욕이 튀어 나왔다. ‘왜 머리는 풀고 다녀?’, ‘환자를 저렇게 대해?’, ‘저렇게 일하지 않는데’ 등등. 까칠하게 째려보다가  터져 나오는 웃음과 배우들의 능청스러움을 보면서 용서했다. 다 그런 거 아니겠어?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인생은 뮤지컬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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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1-2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이래 많이 보고 다녀요. 애인이 생긴거야 그런거야.

모과양 2008-01-29 18:21   좋아요 0 | URL
기회가 닿아서 본 것 인데요^^

웽스북스 2008-02-0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과님 예뻐욧!!! (이건 얼굴이 크게 나와서 그 말을 해줄 수 있겠어요 ㅎㅎ)
저도 작년에 볼 기회가 생겨서 봤던 작품이었는데, 뭐 나름의 재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간호사 캐릭터는 정말 매우 인상적이었던 ㅋㅋ

모과양 2008-02-01 23:26   좋아요 0 | URL
쌩큐~^^
나름 유쾌한 뮤지컬이었어요.그러나 그 간호사 캐릭터에 대해선 할 말이 많아요. 나름 극적인 설정때문에 그렇게 한 것 이겠지만 그 일은 하는 사람으로써는 ....